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희섭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어제 집사람이 올린 트위터 글로 인해 팬 여러분들께 여러 가지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어떤 변명을 내세워도 팀의 중심타자인 제가 그라운드에서 떠나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변명의 여지는 없을 것입니다.
실은 어제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오전과 오후에 재활 치료와 재활훈련을 마치고, 오랜 만에 집사람과 함께 TV를 통해 야구경기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우리 팀의 경기를 보며 투수가 바뀌거나, 이닝 교체 시간에 채널을 이쪽 저쪽으로 돌리며 다른 경기를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사람이 흥미롭게 진행되는 두산-LG전을 관람하게 됐고,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집사람은 어렸을때부터 두산 팬입니다. 그런다고 기아타이거즈를 응원하지 않거나 팬이 아니라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 이후 집사람이 응원하는 팀은 당연히 기아타이거즈로 바뀌었구요. 집사람이 가장 먼저 우승을 기원하는 팀은 바로 제가 몸담고 뛰고 있는 기아타이거즈입니다. 남편이 몸담고 있는 팀을 응원하지 않는 부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다른 경기들의 진행 상황을 보느라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결혼 전까지 팬으로 있던 두산 경기를 보며 아마도 지인들과 트윗을 했던 모양입니다.
상황이 어찌됐건, 철없는 집사람의 분별 없는 행동으로 팬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입게 한 점에 대해서 입이 두 개라도 변명이 없습니다.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좀더 자숙하고, 이를 계기로 더욱 열심히 재활치료와 훈련을 마치고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4월 잠실 LG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3루에서 미끄러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이를 참고 팀의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하려다 보니 오히려 더 화근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루라도 더 빨리 몸을 정상적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1군에 함께 있으면서 동료 선후배 선수들과 그라운드를 뛰고 싶었지만 시즌 초반이라 몸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경기에 나서기 위해 재활군으로 내려와서 치료를 하는게 더 현명하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팬 여러분. 저는 기아타이거즈 구성원입니다. 기아타이거즈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중 한명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복귀하며 다짐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가장 뛰고 싶은 팀 기아타이거즈에서, 제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기아타이거즈는 저를 비롯한 저희 집안 모두의 삶입니다.
아무쪼록 팬 여러분들께 많은 심려 끼쳐 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 재활을 마치고 팀에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이 여러분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재활에 임하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이런 문제로 팬 여러분들게 심려를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