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갈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찾아올 곳은 있어서 다행이네요.
사람들과 대화하고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데 그 과정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기다린지 벌써 몇년인데 진전이 없네요.
이렇게만 살다가 늙어서 죽을 거라면 차라리 그 전에 얼른 병들어 죽거나 사고가 나서 죽거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나쁜 마음인 건 아는데 이런 삶을 오래 오래 지속하라는 건 너무 가혹한 것 같습니다
자살은 무책임한거라고 하죠
자살을 하면 내가 죽을 만큼 힘들었던 그 느낌을 누군가에게 되물림해주고 가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살은 제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아요
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내 아픔들을 허물같이 벗어놓고 갈 정도로 망가지진 않았습니다
다만 저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가 제발 짧기를 바랄 뿐입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사고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을 뜨게 되면 좋겠습니다
나의 선택에 의한 죽음이 아닌 내가 피하지 못할 죽음이 얼른 찾아오길 기다리며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