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졸린 눈을 비비며 글을 씁니다. 피곤해서 손바닥도 발바닥도 뜨겁고 눈은 무겁고 몸은 늘어지고... 사실 무슨 기대로 이런 글을 쓰는 건지.. 내일 아침이 되면 이 글을 쓰는 게 창피해져서 지우러 오겠지만.. 어쩌면, 그래도, 만에 하나라도, 나와 비슷한 생각 하는 사람, 있을까요?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요. 이건.. 그냥 우울하다거나 외롭다거나 하는 것과는 달라요. 결국 죽음으로 공평히 종결되는 삶의 본질이...허무한 거죠.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는 것에도 별다른 뜻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고요. 어떠한 성취를 해도 결국 나이를 먹고, 늙어가고, 죽어가는 것은 변함이 없기에, 무엇을 한들, (어느 정도의 희열과 환희는 있겠으나) 평생 지속되는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그래서 오히려, 어차피 (인간이기에) 무의미하고 허무한 인생을 살기 때문에, 정말 가치있는 삶은 타인의 고통과 짐을 덜어내며 사는 일인 것 같아요. ......
오늘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승진하고, 돈을 버는 모든 일들은, 결국 인생이 공허하다는 것을 가려주는 일종의 '마취제'인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원하지 않아요. 동시에, 무슨 일을 해도 공허하기가 마찬가지라면, '마취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행복을 누리는 게 현명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요.
아, 모르겠다. ..... 아무도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해받고 싶어서 이런 글을 쓰는 내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