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종북 낙인 목수정 작가 “신상털기한 ‘일베’ 고소할 것”
지난 2~3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재불 한인·유학생 100여명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들을 “통합진보당 당원이거나 아예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는 집회를 주최한 ‘민주주의 파괴를 규탄하는 재불한인 일동’ 일원인 목수정 작가(44·사진)의 ‘신상털기’에 나섰다. 지난 8일 경향신문은 목 작가와 전화통화를 했다. 그는 “김진태 의원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집회를 주최한 이들 중 통합진보당 당원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 일베에 목 작가의 이력과 부친의 고향 등을 들어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좌좀’(좌파를 비난하는 말) 등의 은어는 물론 여성을 비하하는 언사도 있었다.
“처음엔 읽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인들이 걱정된다며 이야기해줬다. 아이에 대한 희롱까지 서슴지 않는 것을 보고 일베를 고소하기로 했다.”
- 부친과 조부까지 언급됐는데.
“내 아버지는 그분들(일베)이 어렸을 때 읽고 자란 시를 쓰신 시인(목일신·동요 ‘누가 누가 잠자나’ 작사)이고 할아버지(목치숙)는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이다. 일제가 독립운동가들을 잡아들일 때 할아버지는 단 한 명의 동료 이름도 누설하지 않아 고문 끝에 돌아가셨다. 공공연히 밝힌 적 없지만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조부모인데 (일베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 ‘재불한인 일동’은 성명서에서 “헌법으로 보장된 시위의 자유를 행사한 국민에게 보복을 다짐하는 발언을 국회의원이 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일베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했다. 김 의원이 평소 일베를 자주 한다고 들었는데, 국회의원으로서 심각하게 품위를 잃은 발언이나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은 그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 최근 한국에서 공안몰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얼마 전 한 잡지사와 원고료 문제로 통화를 하다 ‘프랑스 국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얼떨결에 ‘한국 국적만 있다’고 답했지만 전화를 끊고 나서 덜컥 겁이 났다. 이미 알려준 주소를 재차 묻는 것은 물론 국적까지 물어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얼마나 세상이 흉흉하면 잡지사 원고료 받을 때도 국가정보원 사찰을 염려해야 하나.”
<조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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