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유럽에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22살 여자사람입니다. 제가 와있는 곳에는 100여명 정도 교환학생이 있는데요, 친구 사귀고 하다보면 유난히 더 가까워지는 애들이 있잖아요. 그런 친구들 중에 동갑인 미국 남자애가 하나 있습니다. 엄마아빠는 태국계시고 얘는 미국에서 나서 자란 애라서 태국말도 할줄 알고 아시아 문화도 알고 그래요.
그런데, 얘가 술 마시면 꼭 제 방으로 올라와서 한두시간씩 수다를 떨다갑니다. (절대 취한건 아니에요. 그냥 기분 좋아지는 정도로 마셨달까.. 한 얘기도 그 다음날 물어보면 완벽하게 기억합니다- 자기 가족 얘기도 많이 하고 지가 겪는 glass ceiling 얘기도 하고 그럽니다.) 시간표 짤 때도 방에 올라와서 이 교수가 어떻고 저 교수가 어떻고 자기가 들은거 죄다 얘기해주고 여행도 매주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유럽은 철도가 잘되있으니까 당일치기로 여러 도시도 갈 수 있거든요. (둘이 가는건 아니고 늘 5명이 같이 다니긴 하지만..) 파티 같은거 있어서 가면 꼭 drink 사주고 그럽니다. 어제는 제 방와서 같이 영화보다가 영화 끝나고 영화 얘기 무슨 얘기 하다가 제 방에서 그냥 같이 잠든 적도 있습니다. 좀 추워하거나 그러면 바로 지 쟈켓 벗어서 주고 기차에서 잠들어서 헤드벵잉하고 있었더니 어깨에 기대게 해서 2시간 동안 저만 (-ㅅ-) 펑펑 잔 적도 있습니다. (그쪽은 무거웠겠죠.. 아 미안 ㅠ) 그리고 파티 같은거 있는 날 제가 화장하면 (사실 한국에선 하고 다니지도 않았는데 여기와서 연습한답시고 아이라인이랑 마스카라하고 펄 섀도우만 문댔거든요 ;;) beautiful amazing 난리가 납니다 ;;;
저는 외국 친구 사귀는게 이번이 처음이고 '외국 남자애들은 매너가 좋다'는 말만 들어왔기 때문에 (사실 근데 그런 면도 있는거 같아요. 여자가 의자를 들면 세상이 망하기라도 하는 듯이 구는 외국 애들은 꽤나 많더라구요..) drink 사주고 어깨 빌려주고 옷 벗어주고 화장하면 baeutiful cute 해주는게 그들에게는 여자를 배려하는 '당연'한 것인지 아니면 얘가 뭐 호감이 있어서 그러는 건지 감이 안섭니다. (저는 전자 쪽이었으면 좋겠지만...=ㅅ=) 미국인의 행동은 어디까지 배려라고 받아들여야 하는걸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