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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경험인데요...관심병사에 대한 이야기에요
게시물ID : military_452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싱글싱글벙글
추천 : 3
조회수 : 51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6/25 12:22:59
제 3달 선임병이 같은 내무실...관심병사였습니다..

사유는.....막사에서 자살시도였지요... 3층난간에서 뛰어내리려다 난간에 메달렸다고 하더군요...

직접보진 못했어요. 그냥 얘기만 들었을뿐... 그냥반은 저랑 동갑이였구요. 취사병이었어요.

그사건 이후로 분리수거병이란 요상망칙한 보직을 받고 쓰레기장에서 쓰레기 태우는 일을 했었드랬죠..

제가 처음 봤을땐 마냥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다 고참이란놈들이 흔히 말하는 은따를 시키더군요..

뭐 시키지도 않고,... 무조건 냅둬라.... 뭐든 해보려고 열심히 하는거 같았는데 못하게 하더라구요

제가 본 그 선임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디가서 싫은 소리도 못하고.. 후임병들한테도 쩔쩔매고...

정말 순수하고 여린사람...그 자체였습니다.

전 1종계원이었는데 부식차타고 취사장으로 가다보면 늘 그친구를 만났지요..

그냥반 후임이래봤자 내무실엔 저랑 제 한달선임....이렇게 끝이었어요. 제가 꼬인군번이라 

1년간 막내생활을 했으니 그친구도 1년간 밑에서 3번째였죠 ㅋㅋㅋ

그러다 후임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저와도 9~10개월 차이나는 넘들이었는데 윗고참들 하는 꼬라지를 보더니 배우더군요..

무려 지들 아버지군번 혹은 그 위인데..

처음엔 저도 몰랐어요. 저는 아침엔 부식수령... 오후엔 1종품수령한다고 사단으로... 저녁엔 야근... 점호때나 되서 들어오고..

어느날 그친구가 조용히 부르더니 울더군요...힘들다고...그때가 그냥반은 병장이었고. 전 상병막바지를 위해 뛰어가고 있었나? 그랬던거 같아요.

향토사단에 대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방은 중대만 달라도 아저씨 이지만 

저희부대는 한 막사안, 같은층에 연대의 모든 인원이 같이 살았기 때문에 전부가 선임, 후임이었습니다. 대대가 다르던 중대가 다르던

상관없이요. (한 중대당 인원이 10명가량임)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소각장에는 소각되는것만 가져다 줘야하는데... 미친것들이 이친구보고 하라고 던져주고 가더랍니다.

새파린 일이등병들이... 지고참들이 시켰다더군요. 뭐...유명했겠죠. 그사건 다알고 있었으니..

그날부터 부식수령후 오후에는 제가 지키고 서있었습니다. 그친구도 보직상 취사병이어서 연대군수과랑 본부중대에서 같이 관리했거든요

간부에게 부탁드려서 며칠간 서있었습니다. 가관이더군요... 심지어 타지않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첨엔 옆에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일병한놈이 오더군요. 그냥 틱 던지고 갑니다. 경례도 안하고

그래서 불렀습니다. 다 풀라고. 다 풀어서 분리수거 안되있으면 연대군수과랑 연대본부랑 합쳐서 너네 대대장한테

보고 하겠다고. 분명히 공지있었고. 연대장지시사항이라고. 

뭐..덜덜 떨더군요... 그렇게 다 시켰습니다. 걔네들 고참오고 난리났었는데. 다행히 옆에 급양관이 보고 있어서

찍소리 못하고 욕만 쳐먹고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화가 났던건....우리 내무실....같은 내무실쓰는 후임들까지 똑같은 짓을 했다는거죠..

그날 상병밖에 안되는 제가 내무실에서 개 ㅈㄹ을 했습니다.. 다른 선임들 있던지 말던지...

아마 처음이었을겁니다,. 제가 후임들한테 악마가 됐던건....

저랑 한달 선임이랑 하도 쳐 맞아서 둘이 약속한게 있었어요. 우린 절대 때리지 말자고...

사람이면 말로해도 알아듣는다고...그래서 구타는 없어졌어요. 다들 좋은 말로 대하고..

근데 그날 저랑 제 선임..둘이서 정말 악마가 됐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건. 니들 따윈 인간대접 받을 필요없다고..니들이 같은 내무실 선임 무시하는데

어떤 새끼가 대우해주겠냐고.. 뭐 암튼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 선임은 솔직히 후임들 비호아래 군생활 잘 마치고 나갔어요.. 지금도 성격은 여전한거 같지만

결혼도 하고 잘 사는거 같더라구요..... 예전의 본인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결혼할때즈음 연락을 피하더군요.. 전 참 좋은 인연이라 생각하지만....

뭐 암튼..... 이제 결말이네요.... 관심병사..... 저는 아직도 저 사건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저 친구가 전역할때 울면서 저한테 너무 고맙다고 안아주고 갔거든요 ㅎㅎ

아직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그때 나마저도 외면했더라면.... 그친구는 어떻게 됐을까.... 

간혹 힘들때마다 저희 처부로와서 불끄고 울고 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지금도 전 생각합니다.. 관심병사...딱 한명만이라도 손을 내밀어주면... 그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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