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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탄신성지 구미에 '똥물'? 4대강사업으로 강에 똥물 유출
게시물ID : sisa_4527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olidarite
추천 : 11
조회수 : 994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3/11/14 17:24:2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47&aid=0002038910

   
▲  낙동강의 한 지천인 감천의 한 가운데서 똥물이 펑펑 솟구쳐오른다.
ⓒ 정수근

▲  오수관로가 붕괴돼 감천으로 똥물이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물막이를 치고 응급복구공사 중이다
ⓒ 정수근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맑은 물이 흘러야 할 강에서 '똥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악취가 진동합니다.

게다가 더러운 물이 마구 솟구치는 이곳은 경북 구미광역취수장에서 불과 7㎞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구미시민들에게 '똥물 테러'라도 벌이려는 걸까요? 경북 구미는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입니다.

누가 감히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에...

지난 10월 26일,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박정희 서거 34주기 추도식'이 성대히 열렸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많은 사람이 묵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신성한(?) 구미시에 도대체 누가 '똥물 테러'를 벌인 걸까요? 

▲ 박정희 대형 동상에 절하는 추모객들 지난 10월 2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 부근에 세워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추모하는 시민들.
ⓒ 조정훈

현장에서부터 범인을 추적해 봤습니다. 혹시 아나요? 범인을 잡으면 박근혜 대통령께서 훈장이라도 줄지. 범인을 찾아 저와 함께 낙동강으로 가 보시죠. 

더러운 물이 펑펑 솟구치는 이곳은 낙동강 지천인 감천입니다. 사고 지점에서 낙동강까지는 약 3km에 불과합니다. 사고는 구미시 고아읍과 선산읍을 연결하는 다리 선주교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더러운 물이 솟구친 곳은 감천 바닥이고, 그곳에는 오수관로가 매설돼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수관로가 파손돼 그 안의 더러운 물이 감천으로 솟구친 겁니다. 이 오수관로는 고아읍의 오폐수를 감천 건너편에 있는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기 위한 관로입니다. 그동안 감천 바닥 깊게 매설돼 있었습니다.  

▲  맑은 강물이 흐르는 모래강 감천의 모습. 낙동강도 4대강사업 전에는 이런 모습이었다.
ⓒ 정수근

▲  맑은 강물이 흐르는 모래강 감천의 모습. 물결과 모래톱이 이루는 무늬가 장관이고, 물고기 치어들이 모래톱 위를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 정수근

감천은 국가하천이자 모래가 많은 1급수의 맑은 하천입니다. 사실 낙동강도 원래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을 녹조가 창궐하는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맑은 모래강 감천에 더러운 물이 펑펑 흘러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더욱 황당한 일은 이 사고가 언제 벌어졌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는 점입니다. 

지난 10월 18일 이곳에 산책 나온 시민 신고로 사고가 처음 알려졌습니다. 그 이전까지 얼마나 많은 더러운 물이 감천으로 흘러들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오수관로에 있어야 할 더러운 물은 그대로 7㎞ 아래 구미광역취수장까지 흘렀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고가 알려진 후 구미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미시는 오수관 파손 사실을 안 직후 하류 지점에서 수질을 측정한 결과 이상이 없었다"고는 밝혔습니다. 

현재는 오수관로 교체 공사를 진행중입니다. 더는 더러운 물이 솟구치지 않아 낙동강으로 유입되지는 않지만,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을까요?  

▲  낙동강과 구미 산호대교 바로 위에서 만나는 지천인 구미천에서도 2012년 역행침식으로 송수관로가 수면 위로 드러나 복구공사중인 모습이다. 이 관로가 붕괴됐다면 구미시민들은 제3의 단수대란 사태를 격을 뻔했다.
ⓒ 정수근

의심이 가는 일이 있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낙동강에서 몇 차례 벌어졌으니까요. 그 사고는 구미시에 닥친 식수대란 사태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2년 전인 지난 2011년 5월, 구미 해평취수장 앞 낙동강 모래톱 수미터 아래 매설된, 취수 원수를 수송하는 송수관로가 붕괴됐습니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이 사고로 구미시민들은 무려 일주일 동안 단수사태를 겪었습니다. 마실 물이 없고, 씻을 수도, 화장실 변기 내릴 물도 없는 답답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이 사고는 왜 일어났을까요? 낙동강을 비롯한 도심과 가까운 크고 작은 하천 바닥에는 많은 관로가 묻혀 있습니다. 상수도관, 하수도관, 가스관 등이 그것입니다. 낙동강은 모래 강입니다. 강 바닥 모래층 3~5m 아래 매설돼 있는 이들 관로들은 그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두터운 모래층이 지켜줬으니까요. 

▲  붕괴된 오수관로의 맨홀 투껑으로 오수가 펑펑 솟구치고 있고, 가물막이 안의 오수는 펌프로 긴급히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 정수근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낙동강의 많은 모래를 퍼냈습니다. 수심 6m를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 때문입니다. 그 탓에 낙동강 바닥 깊이 묻혀 있던 상수관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상수관로는 강한 물살에 파괴됐고, 구미시민은 단수 사태라는 생지옥을 겪었습니다. 

이 사고를 감천의 '똥물 사태'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감천 바닥에도 똑같이 상하수도 관로가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수종말처리장 관리소장의 설명을 한 번 들어 보시지요.

"문제의 오수관로 자체는 PVC관이고, 그 겉을 콘크리트 관이 감싸고 있다. 관로는 맨홀과 맨홀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중 가운데 맨홀 부분이 주저앉아 관로에 균열이 온 것 같다. 우리가 측량을 해보니 맨홀이 1m 가량 주저앉아 있었다." 

뭔가 느낌이 오시나요? 즉, 관로를 지켜주던 모래가 쓸려내려가 관로의 일부가 주저앉았고, 그 탓에 관로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그 균열을 통해 더러운 물이 감천으로 마구 솟구친 것이구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감천은 4대강 사업을 벌인 곳은 아닙니다. 준설공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사고가 벌어졌을까요?

역행침식으로 망가지는 낙동강 지천 감천

하천은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 물길이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낙동강처럼 큰 하천은 수많은 지천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수많은 지천의 물이 모여 낙동강이 되는 것이지요. 낙동강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물길이 그러합니다. 이 땅에 물길이 생긴 이래, 강 본류와 지천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서로 최적의 상태를 만들며 흘렀습니다. 

▲  역행침식으로 양 측면 제방과 감천의 강바닥의 급격한 침식 현상이 발생했다. 그리고 감천의 모래는 낙동강에 쌓여 합수부에 거대한 모래섬을 만들었다.
ⓒ 정수근

그렇게 오랜 세월 흐른 하천을 MB 정부는 단 2년 만에 절단 냈습니다.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과거엔 낙동강과 지천의 바닥 표고차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천의 물이 느리지만 유유히 낙동강으로 흘러 들었습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낙동강을 6m 깊이로 일괄적으로 팠습니다. 결국 낙동강과 지천 바닥 사이에 표고차가 발생했습니다. 그 차이 탓에 지천의 물이 폭포처럼 빠르게 낙동강 본류로 떨어졌습니다. 이 영향으로 "지천 바닥과 제방이 급격히 침식되는 건 당연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  역행침식으로 감천의 하상보호공이 붕괴되면서 제방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침식은 감천의 상류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2012년 9월 태풍 산바 직후의 모습.
ⓒ 정수근

바로 이것이 토목공학자들이 이야기하는 '두부침식'이라는 침식현상입니다. 두부침식은 강 본류와 만나는 합수부에서부터 상류로 거슬러 진행된다고 해서 '역행침식'이라도 합니다.

낙동강 지천인 감천에서도 이런 침식 현상이 강하게 일어났습니다. 감천 모래 바닥은 최소 2m 정도 낮아졌습니다. 침식 탓에 낙동강 본류로 감천의 모래가 쓸려간 겁니다. 따라서 역행침식 현상은 지천에서도 '준설 효과'를 만들어낸 겁니다. 

▲  감천과 낙동강 합수부 1km 상류에 위치한 남산교의 교각을 덮고 있던 모래가 사진과 같은 높이로 유실됐다. 교량의 안전마저 위태로운 모습이다.
ⓒ 정수근

이제 감천 '똥물 테러' 배후가 짐작이 되시나요? 그렇습니다. 감천 바닥이 역행침식 현상으로 낮아지면서 그 안에 매설되어 있던 여러 관로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물살에 관로가 파괴된 겁니다.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하천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관로가 매설돼 있다. 역행침식 현상으로 감천의 모래가 쓸려내려가면서 그 관로가 드러나 붕괴했을 것이다. 감천 아래 구미천에서도 같은 현상으로 상수관로가 드러나 보강공사하는 걸 목격했다. 4대강 사업의 명백한 부작용이다." 

박창근 교수의 말처럼 충분히 예견된 사고였습니다. 이미 유사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수관로가 파괴된 곳에서 불과 1km 아래에 매설돼 있던 상수관로도 지난겨울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어디 이것뿐인가요? 양수장의 양수관로 또한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드러난 관로의 붕괴를 막는 공사를 한 게 올해 초의 일입니다. 

▲  3~5미터 모래층 아래 있어야 할 양수관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관로 가운데가 붕괴된 적나라한 모습이다.
ⓒ 정수근

▲  오수관로 붕괴 현장에서 1km 하류에 있는 상수관로 또한 역행침식에 의한 모래 유실로 수면 위로 드러나, 올봄 복구공사를 했다.
ⓒ 정수근

바닥의 모래가 쓸려 감천의 제방마저 부실해져 지난해에는 제방 붕괴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역시 올해 초 복구공사를 마쳤습니다. 또 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역행침식 현상이 계속 일어나자 국토부는 지난해 초 하상보호공이란 것을 본류와 지천의 합수부마다 설치하는 공사를 대대적으로 벌였습니다. 감천에도 수십 억 원의 예산을 들여 하상보호공 공사를 완료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국토부의 상상력이 빈약했던 탓일까요? 대대적인 공사를 벌인 지 채 1년을 못 버티고 작년 가을 장맛비에 또 붕괴했습니다. 붕괴돼 하류 쪽에 거꾸로 처박힌 콘크리트 어도의 쓸쓸한 잔해가 없었더라면 그 흔적조차 몰라 볼 뻔했습니다. 

▲  역행침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2012년 4월 하상보호공 공사를 완료한 모습.
ⓒ 정수근

▲  2012년 9월 태풍 산바 당시 하상보호공은 역행침식으로 붕괴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정수근

▲  하상보호공에 설치된 콘크리트 어도가 붕괴돼 뒤집어진 채 방치된 모습.
ⓒ 정수근

4대강과 연결된 지천마다 재앙

이것이 자연의 힘이고, 하천의 힘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강의 힘을 너무 우습게 봤습니다. 사실 4대강 사업같은 하천 공사는 역대 그 어느 정권도 시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우습게 봤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학문에서 하천의 힘은 상식입니다. 강물의 유속이 두 배 빨라지면 그 강물의 힘은 2의 6제곱인 64배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금 낙동강은 과도한 준설작업으로 거의 직강화 되어 4대강 보의 수문을 열면 유속이 과거보다 2~3배나 빨라집니다. 그러면 강물의 힘은 64배 이상 커집니다. 그 강력한 힘이 침식작용을 일으키고, 그 영향은 낙동강과 연결된 지천에도 미칩니다.

▲  일명 감천의 '엠비야가라폭포'. 2011년 역행침식으로 감천의 모래층이 완전히 쓸려내려가고 뻘층이 드러나 침식을 이뤄 마치 폭포을 연상시킨다. 당시 누리꾼들은 이를 일러 ‘MB야가라폭포’라고 불렀다.
ⓒ 정수근

4대강 사업을 추진한 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연은 강력했습니다. 국토부는 지금도 끊임없이 무너지는 강을 복구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붕괴돼 형체도 알아볼 길 없는 감천의 그 하상보호공을 다시 설치하고 있습니다. 그 예산이 무려 37억 원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수많은 지천의 물이 낙동강으로 유입됩니다. 그 지천마다 감천에서 일어나는 일이 비슷하게 벌어질 겁니다. 감천에서 벌어진 사고는 하나의 유형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리까지 무너지는 더 심각한 곳도 있습니다.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지천에서는 역행침식 현상으로 교량이 무너졌습니다. 그것도 무려 5개 씩이나. 낙동강의 한 지천인 청도천에서도 교량이 무너졌습니다. 이렇듯 심각한 부작용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  2011년 여름장마 후 달성보 아래서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도 역행침식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폭 20여 미터의 작은 하천의 폭이 100여 미터로 커져버렸다.
ⓒ 정수근

▲  올여름 장마가 지난 후 남한강의 한 지천인 여주의 복대3리교가 역행침식에 의해 완전히 붕괴돼버렸다.
ⓒ 정수근

자, 이쯤 되면 이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 '똥물'을 안긴 이가 누군지 짐작이 되지요? 바로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살리기'라 속이고 강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고의 배후입니다.  

가장 유력한 범인은 MB

MB가 무엄(?)하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 땅에 '똥물'을 안겼습니다. 이 죄를 어찌할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선친의 고향땅에서 벌어진 이 불미스런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지 몹시 궁금합니다. 눈밖에 나면 정당 해산도 시도하는 박근혜 정부입니다. 그러니 선친의 고향땅을 욕보인 자들을 심판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4대강 사업은 이처럼 끊임없는 사고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녹조라떼'가 창궐해 4대강의 수질이 나빠졌고, 지천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  올해는 늦가을까지 녹조가 사라지지 않는 등 지난해보다 녹조가 심각했다. 지난 9월 24일 경북 고령군 우곡교 아래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한 모습이다.
ⓒ 정수근

"서둘러야 한다. 4대강은 썩어가고 있고, 지천은 망가지고 있다. 그 와중에 국고마저 줄줄 새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숙자 사무처장의 말입니다. 날이 갈수록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게 뻔합니다. "지금 당장 4대강 보 수문부터 열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은 타당합니다. 더 큰 닥치기 전에 박근혜 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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