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만났습니다.
20대의 반 이상을 함께 했어요.
너무 좋아했어요. 제 자신에게 너무 소홀할만큼.
일방적인 사랑이 아닌 서로 주고받는 사랑이었어요.
그러다가 이제 제가 나이를 먹고 하다보니,
너무 저를 위해 해놓은게 없는걸 깨달았어요.
여자친구를 위해 다 포기하고 살았다고 해야하나..
정말 사소한것 하나하나까지 챙겨줘야하고 하루종일 걱정만 하고.
자세한건 말은 안드릴께요..
쉽게말하면, 제가 여자친구를 키워왔다고 생각하시면됩니다..
정말 일거수 일투족, 모든 문제해결을 제가 다 해줬고,
전 예전엔 그게 마냥 좋으니까 당연한듯이 해줬지만,
그게 쌓일수록 고마움도 못느끼고 여자친구도 당연하게 느끼고..
그러다가 이제 나이를 먹고 취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제 자신에게 남은게 없어요.
친구들은 스펙이다 뭐다 다 쌓아놓은 상태고,
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휴학을 해서 늦게나마 공부를 시작하고 있어요.
자주 만나진 못했고 사정이 있어 근 한달간 연락을 못했습니다.
근데 그 한달이 너무 좋았어요.
신경을 전혀 쓸 필요가 없이, 저만의 시간을 편하게 보냈거든요.
내일이면 다시 돌아오는데 아..안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런생각이 커요 .
너무 미안해요. 여자친구는 아직도 절 많이 좋아하거든요.
저도 여자친구가 싫은게 아닙니다.
근데 다시 내일부턴 그녀가 걱정되고 신경쓰이는 삶이 시작되겠죠..
몇번 말을 했어요 진지하게.
하지만 항상 그때뿐이에요.
왜냐하면 제가 가만히 있지 못하거든요.
마치 보지 못했던 이 한달간이 꿈처럼 느껴져요.
이러한 감정이 든다는것도 너무 미안해요..
헤어지는 상상을 하면 그동안의 시간이 너무 아파요.
상상을 할때 홀가분한 기분도 들고..
쉽게 헤어질수 없는걸 아니까 더 답답해요.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