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처음 글 써요. 옛날 아이디 없애고 다시 만든걸 까먹고있다가 이것저것 로그인해보니 아이디가 하나 있긴 있네요.
근데 아무것도 해놓은게 없어서 댓글을 못 달아 겸사겸사 글을 씁니다.
블랙홀은 중력으로 모든것을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물체입니다.
그래서 '중력' 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기 쉽죠.
사실 블랙홀이 갖는 의미는 다양해요.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블랙홀은 은하의 진화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주가 빅뱅에서 시작한 뒤에,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조합으로 중력적으로 수축을 하면서 수소기체가 모여 별이 되고 .. 하다보니 은하가 되고.. 그 중 하나에 태양이 생기고 지구가 생기고 사람도 생겼잖아요?
은하가 어떻게 생기고 발전하는가가 천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연구주제인데, 거기에 블랙홀이 엄청난 역할을 합니다.
은하 중심에는 거의 항상 초거대블랙홀이 있는데, 그 중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가스를 엄청나게 먹어치우면서 먹어치운 기체 질량의 일부를 에너지로 방출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퀘이사니 AGN이니 라고 불리는 녀석들입니다. 천문학에서 블랙홀이 '활동' 한다고 하면 중력이 작동하고있다라기 보다, 마침 주변에 기체가 많아서 기체를 열심히 빨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활동을 하지 않으면 관측할 방법이 별로 없기도 하고, 기체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활동' 이라는 것이 기체를 먹는일이 됩니다. (사실은 먹은 기체의 일부를 주변에 어떤 형태의 에너지로 뿜어내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어요.) 기체라는 것이 결국 별의 재료이기도하고, 여튼 은하의 기체를 블랙홀이 호로록 먹어치우는 일은 은하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사의 내용은 두 은하가 충돌해서 병합하고있고, 당연히 두 은하의 중심에 있던 블랙홀들도 은하의 병합에 휘말린 상태인데, 그 중 하나만 운이 좋아서 병합하는 기체를 다 빨아먹고 있고, 나머지 한 블랙홀은 뭘 하고 있는지 반응이 없더라 하는 이야기입니다.
별이 죽어서 생기는 블랙홀은 아무리해도 태양의 100배보다 무거울 수가 없는데 태양보다 몇 백만배 이상 무거운 블랙홀이 도대체 어떻게 은하들 중심에 있는지를 밝히려고 천문학자들이 노력 중입니다. 그 중 '은하들이 충돌할때 블랙홀도 충돌하서 점점 커지나보다' 하는 시나리오의 세부과정을 알려줄 수 있는 관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질문글에 다른 분이 댓글 달아주셨듯이 활동을 정지한 것은 관측이 안 되었다는 말이고, 그 말은 진짜 의미있는(은하의 진화라는 관점에서)일을 하고있지 않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