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 9년간의 의무교육과 3년간 사실상의 의무교육을 받고

하나의 알을 깨고 세상에 나아가기 직전이네요

그 동안 좋은 기억들 안 좋은 기억들 정말정말 많지만

모두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네요

지난 해는 정말 즐거운 일아 많았어요

사회문화 시간에 땡땡이 치고 학교앞 도서관에서 만화책 읽던거

작문 시간에 땡땡이 치고 등나무 밑에서 낮잠자던거

담임선생님이랑 단둘이 학교 뒤 벚꽃길 걸으며 이야기한거

수업 끝나고 선생님이랑 세븐포커 해서 돈딴거

여자애들이랑 같이 윷놀이한거

영화관 같이 갔다가 우산 없이 같이 비맞고 온거

선생님 생신때 반 열쇠 없어져서 고생한거

패기로 대학하나 상향해서 쓴거 합격한거

1학기 기말고사 가정과학 빵점맞은거

야자시간에 감독선생님이랑 같이 도망간거

버스정류장에서 근현대사 선생님이랑 마주쳐서 이야기한거

작문선생님한테 허락 안받고 에어콘 껐다고 욕먹은거

피씨방에서 애들이랑 모두의마블 하는데 서울 랜드마크에 올림픽5배 걸려 3천만원 털어서 역전승한거

아무도 관심없는데 샌프 우승했다고 저 혼자 좋다고 날뛰던거

친구집가서 같이 중2병 보면서 릿카릿카 하던거

매일 아침마다 애들이 각시탈 얘기 쫑알쫑알해서 시끄럽게 하던거

소풍날 혼자 땡땡이치고 오이도 놀러갔다 온거

올림픽 1초 사건 때문에 다같이 열받아서 화난거

박근혜 대통령 당선되던 다음 날 다들 아무 생각 없이 포커 치던거

고기 뷔페 놀러가서 돈 기부하고 온거

애들끼리 보충 땡땡이 치고 등나무 밑에서 유희왕 카드 하던거

야자 시간에 몰래 책상 붙이고 옹기종기 모여서 떡볶이 먹은거

피온2 스페인시즌국대 맞췄는데 맨날 져서 계정 삭제한거

매일 운동장 수돗가에서 같이 양치하면서 작년에 같은반 여자애랑 인사만한거

캐치볼하다 친구 안경 부러뜨린거

친구집가서 기타줄 갈아주고 빅맥 얻어먹은거

영화 쿠폰 마지막 날이라서 어쩔 수 없이 야쟈 끝나고 더 레이디 심야영화 보고 온거

난생 처음 여자애들이랑 진지한 이야기해본거

말도 한번 안해본 여자애가 먼저 인사해준거

아 이 외에도 여러 일들이 많았는데 억지로 쥐어짜내는건 시간이 늦어서 잘 안되네요

사건 하나하나마다 에피소드가 다 있는데 다 즐거운 기억들로 남았어요

이제 졸업 한다는게 정말 너무너무 아쉽지만

올해 정말 행복했어요

앞으로 이만큼 더 행복할 자신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