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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t4 - 불완전공포증(Atelophobia)
게시물ID : panic_45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거아닌데?
추천 : 4
조회수 : 233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4/07 21:58:26


그녀와 사귄지 100일째 되는 날. 


정말이지 행복한 날이었다. 


그녀와 함께 놀이공원을 가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건네준 작고 이쁜 커플링 하나에 그녀는 울 듯한 표정으로 


반지가 끼워진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나 역시도 너무 행복했고, 그녀없이 살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이윽고 레스토랑을 나와 그녀를 데려다주기위해 길을 걸었다.


택시를 타면 금방 갈 수도 있었지만, 이 행복한 시간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나도 그녀도 알지 못했다. 다가올 불행을...


힘든 일을 마치고 술을 거나하게 마신 트럭 운전자가 


약간 늦은 시간이라고 하지만 10시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시간에 


인도로 질주해 올 줄은...


달려오는 트럭을 보고 급하게 잡아당겼지만


피할세도 없이 사고가 나버렸다. 


차 바퀴에 끼어 잘려나간 두 다리를 바라보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며칠 후 병원에서 깨어나고, 그녀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만이


머리속을 맴돌았다.


그녀를 찻길쪽으로 두었던 나의 미련하기 짝이 없었던 


무지한 행동때문이라는 생각에 더욱 미칠듯이 괴로웠다.





몇 년을 그녀만 생각하고 자책감에 괴로워했다. 





또 한명의, 죽은 그녀를 꼭 빼닮은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행동하나하나 말투까지 정말 죽은 옛애인이 되돌아온 느낌이었다.


정말 순식간에 새로운 그녀에게로 빠져들었고, 지나간 옛 감정에 젖어들었다.


그리고 100일째 되는 날, 


괴로웠던 옛 기억이 되살아나는 그 날.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하루를 보냈다.


같이 놀이동원을 가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그리고 옛 애인에게 선물했던 커플링 반지까지...


예전에 그 사고만 아니었다면 정말 완벽했을 데이트를 보내며


옛 애인이 생각나는건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저 지금의 그녀에게 들키지 않으려 노력할 뿐.


이윽고 식사를 마치고,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길을 걸었다.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며, 손을 잡고 걷는 이 길이 새로워보였다.


'그녀를 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내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멈추어 섰다.


그리고, 달려오는 트럭앞으로 밀치는 나의 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끼이익. 쿵."


저 멀리 튕겨나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머리가 울렸다.


"아.. 이럴수가..."


이건 정말 아니었다. 이건 정말로.. 


나도 모르게 급하게 트럭으로 뛰어갔다. 














그녀는... 그녀는... 두 다리도 없어졌는데....








불규칙한 소리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완벽한 리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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