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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토종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아니다?
게시물ID : animal_34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renov
추천 : 18
조회수 : 269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1/30 20:04:02

토종고양이에 대한 글이 있어서 올려봐요.

코숏대신 참고양이, 나쁘지 않네요.

재미삼아 읽어보세요.


출처 : 동아사이언스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21222100000000280&classcode=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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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한국 토종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아니다?


[동아일보] 코숏이 이 땅에 발을 들여놓은 건 불경 때문이라고?


토종개가 있듯이 고양이도 토종이 있다. 한국의 토종 고양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중형에 속한다. 몸이 약간 통통하면서도 탄력 있는 근육질 개체가 많다. 털은 대부분 가늘고 짧은 직모다. 이런 털의 특징 때문에 한국 토종 고양이를 ‘코리안 쇼트헤어’ 혹은 약칭인 ‘코숏’으로 부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코리안 쇼트헤어라는 품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 고양이 집단이 독립된 품종으로 공인받으려면 외모 등 특징에 대한 명확한 표준(standard) 유형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미국 토종 고양이인 아메리칸 쇼트헤어는 옆구리에 있는 ‘골뱅이 무늬’가 특징이다. 또 일본 토종 고양이인 저패니즈 밥테일은 토끼처럼 짧은 꼬리로 유명하다.

그러나 한국 토종 고양이는 오랜 시간 여러 가지 유전 형질이 섞이면서 눈 색깔은 물론 털의 무늬와 색깔도 다양해졌다. 외형상 우리나라 고양이만의 고유성을 내세우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한국 토종 고양이를 코리안 쇼트헤어 등 외국어 명칭으로 부르기보다 차라리 우리말인 ‘참고양이’로 부르자는 움직임도 있다. 어쨌든 품종 공인을 받지는 못했더라도, 토종 고양이가 꽤 오랜 세월 우리나라에 정착해 살아 온 것만은 분명하다.

길들인 고양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500년경 고대 이집트의 것이다. 기원전 500년경에는 그리스나 중국에서도 고양이 기르기가 보편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토종 고양이의 기원은 어디에 있을까.

정확한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리나라에 고양이가 처음 들어온 때는 삼국시대라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에서 불교가 전래되면서 쥐가 경전을 쏠지 못하도록 고양이를 함께 들여왔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5∼6세기경의 가야 토기에는 지붕에 올라간 고양이가 쥐를 노리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또한 9세기경 만들어진 경주 월성 동남쪽 신라 왕궁 주변 우물 속에서 고양이 6마리의 뼈가 나오기도 했다.

고양이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역사에도 언급돼 있다. 우선 자객의 존재를 알려 태조의 목숨을 구한 공로로 묘전(猫田)을 하사받은 상원사 고양이가 유명하다. 조선 17대 왕 효종의 둘째딸 숙명공주는 시집을 가서도 늘 고양이를 끼고 산다는 이유로 부친의 걱정을 샀다. 그뿐인가. 조선 19대 왕 숙종은 노란 털의 고양이를 특별히 아껴 금손(金孫)이라는 이름을 짓고 손수 수라상에 오른 고기를 먹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듯 고양이는 우리 민족과 오랜 역사를 함께해 왔다.



한국 토종 고양이의 모습은 전통 회화에도 등장한다.

조선시대 그림에 등장하는 고양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대대로 살아온 토종 고양이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고양이를 잘 그려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얻은 조선시대 화가 변상벽의 ‘묘작도(猫雀圖)’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등장한다. 날렵하게 나무를 타는 고동색 줄무늬 고양이와 그를 올려다보는 고양이는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단모종 고양이와 다를 바 없다.

심사정은 ‘패초추묘도(敗蕉秋猫圖)’에 턱시도 무늬 고양이를 그렸고, 김홍도 역시 ‘황묘농접도(黃猫弄蝶圖)’에 통통하고 귀여운 노랑 무늬 고양이를 그려 넣었다. 이 고양이들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고양이들과 매우 비슷한 모습이다. ‘옛날 고양이들의 후손이 정말 지금도 살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게 한다.

코숏≠길고양이 

일각에서는 코리안 쇼트헤어 혹은 코숏이라는 말을 길고양이와 동의어처럼 쓰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흔히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이 대부분 단모종이다 보니 그런 착오가 생긴 듯싶다. 장모종이든 단모종이든, 한국 토종 고양이든 외래종 고양이든 모두 길고양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코리안 쇼트헤어=한국 토종 고양이=길고양이’라는 등식은 성립할 수 없다. 한국 토종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집에서 살면 집고양이이고, 길에서 살면 길고양이일 따름이다.

‘코리안 쇼트헤어=길고양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중에서 길고양이가 사람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 토종 고양이는 야생성이 강하고 성격이 사납다”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있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한국 토종 고양이의 성향을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다. 고양이의 성격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어떤 환경에서 누구와 함께 사는가’다. 예컨대 길고양이라도 밥을 챙겨 주며 돌보는 ‘캣맘’이 있는 동네에서 살면 사람과 친밀한 경우가 많다. 또한 집고양이 중에서도 이른바 ‘개냥이’로 불릴 만큼 다정다감한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낯을 가리거나 인간을 꺼리는 고양이도 존재한다.

‘성호사설(星湖僿說)’로 유명한 조선시대 유학자 이익은 ‘도둑고양이’라는 글에서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고양이에 대해 말한 바 있다. 한 고양이가 이익의 집에 들어왔는데, 고양이가 먹을 만한 것이 없다 보니 늘 상 위의 음식을 훔쳐 먹어 도둑고양이라며 구박을 받았다. 하지만 그 고양이가 이웃집으로 옮겨 가자 상황은 달라졌다. 고양이를 좋아했던 이웃집 사람들은 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따뜻하게 보살폈다. 마침 그 집에 쥐도 많았던지라 고양이는 쥐를 모조리 잡아 주며 사랑을 받았다. 고양이를 싫어한 사람의 집에서는 도둑고양이로 불렸던 녀석이, 이웃집에서는 고마운 고양이가 된 것이다. 이는 비단 조선시대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고경원 작가·‘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www.catstory.kr)’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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