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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족]제작기(1)_영화란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다.
게시물ID : movie_454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팍
추천 : 35
조회수 : 876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6/25 07: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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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제 저녁에 글을 올린 사람입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211989&s_no=211989&page=1
 
밤새 베스트를 거쳐 베오베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근데 홍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비공감을 주셨더군요.
맞습니다. 홍보 맞아요. 하지만 나름 이유와 변명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8년전 2008년에 서울영상위원회에서 독립장편제작지원을 받은 작품입니다.
당시 같이 제작지원을 받은 작품으로는 이종필 감독의 [달세계 여행]이 있습니다.
 
처음 이야기를 만들었을 때는 어떤 이유로 헤어진 가족이 다시 합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살게 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을 하였습니다.
이야기가 술술 풀리면서 장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되더라구요.
초고는 하나의 줄기가 세개의 이야기(아빠, 엄마, 아들)로 나뉘어 지다 결국 그들의 지인의 이야기까지 만들어지는 구조였습니다.
기존의 영화문법이랑은 다른 영화였던 거죠.
 
저는 나름대로 기존 영화와는 달라지고 싶었던 욕망이 안에 있었습니다.
일단은 독립영화제작지원을 받았고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해 여름 저는 스텝을 꾸리고 어머니에게 얼마의 돈을 빌려 영화를 찍었습니다.
제작지원이래봤자 실제 제작비에 못미치는 돈이었고 어머니는 흔쾌히 돈을 빌려줬습니다.
하지만 제가 PD까지 같이 하는 바람에 사전준비는 엉성해졌고 점점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결단을 내려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화 제작을 중단했고 제대로 된 배우와 스텝을 꾸려 다시 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에게 리뷰를 듣고 이야기를 많이 고쳤습니다.
더 영화적으로 말입니다.
한 인물에 집중을 해서 그 사람이 주인공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이야기의 만듬새가 좀 더 깔끔해졌습니다.
 
그리고 PD를 구했습니다.
PD는 기존 독립영화의 한계를 싫어했습니다.
스텝과 배우를 못살게 굴 수 밖에 없는 현장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삼시세끼는 잘 먹이자.
적어도 카메라는 좋은 것을 쓰자.
여러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여기에서부터 또 다른 욕망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로 촬영감독을 좀 더 경력과 연륜이 있는 사람으로 섭외를 했습니다.
두번째로 좀 더 대중적이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로 섭외를 했습니다.
세번째로 스텝들 페이는 지분계약을 했지만 장비나 물품은 그들이 원하는데로 빌렸습니다.
 
이러니 돈이 모자라게 되었고 결국엔 빚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지원받은 돈보다 투자한 돈이 많아진거죠.
계속 자금이 모자라 촬영내내 힘들었고 촬영이 끝나서도 영화를 제때 편집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두번째 욕망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한다는 것은, 감독을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발현된 결과입니다.
사람들은 소설이나 시를 가지고 같이 이야기 하지 않지만 영화를 가지고는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영상을 포함해서)는 다른 매체하고는 틀리게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보고 그것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죠.
자신이 찍은 영화가 많은 사람이 보게 하고 싶다는 욕망과 자기가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영화를 만들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만들기는 했지만 배급을 고려하지 않은 제작이었기에 번번히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저는 빚을 갚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했습니다.
그 동안 저는 많은 후회와 반성을 했습니다.
이 영화를 왜 이렇게 크게 만들려고 했을까?
이 장면에서는 요렇게 조금만 바꿨다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처음에 생각했던 스텝과 배우로 작게 영화를 찍었다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독립영화 특히 장편영화의 경우 배급이 되지 않으면 사장되기 쉽습니다.
배급은 영화제에 출품된 영화가 주로 되고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돈입니다.
배급을 하기 위해서는 배급비가 필요합니다.
배급을 할 가치가 있는 작품인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것의 가장 첫 순위가 돈입니다.
제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에 출품을 하려고 노력하고 배급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알게 된 사실은 제대로 된 배급을 하려면 최소 3천만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돈이 아닙니다.
만약 배급사가 3천만원을 벌지 못할 영화를 배급한다면 그것은 굉장한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인맥으로 개봉을 시켜주는 걸 겁니다.
그런면에서는 독립영화계 자체가 작품성 아니면 인맥으로 작품이 채워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많은 제작지원과 후반제작지원, 영화제 출품, 다양성영화배급지원 등등 나라에서 하는 지원 사업들이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백프로는 아니지만 절반정도는 인맥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시면 될것입니다.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흘렀네요.
어느 해인가에는 전주영화제에 출품이 될 뻔 한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미끌어졌습니다.
10편이 출품이 되는데 마지막 두작품 중에 다른 작품이 출품이 되고 제 작품은 출품이 되지 못했습니다.
 
저도 이 영화가 사장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이러니하게 배급이 되었습니다.
배급을 해준 제작자는 이 작품의 진정성을 믿었고 최소한의 배급비를 들이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 중에는 주연배우의 유명세도 한 몫했습니다.
제가 영화를 찍을 당시만 하더라도 연기를 잘했지만 유명하지는 않은 배우였는데 지금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개봉은 하게 되었지만 홍보는 그닥 많이 되지 않았고 제가 즐겨찾는 사이트에 직접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유도 그 중에 하나였습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두개의 욕망이 부딫쳤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와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보게 하고 싶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이 두개의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만들기는 했지만 세월은 흘러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버렸습니다.
 
홍보성 글 맞습니다.
베스트 금지란 기능을 알지도 못했지만 베스트 금지를 한다면 그 글을 쓴 효과 또한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이 있다는 이야기를 아신다면 오유분들이라면 아량을 배풀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끄럽고 돈을 목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니기에 이런 홍보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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