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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454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도빠란다
추천 : 16
조회수 : 270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4/08 22:35:06
2년 전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서 겪은 실화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나 중학교가 한 번쯤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기 때문에
우리도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다는 소리를 듣고 별로 좋지는 않았다.
경주를 가서 딱히 보는 것이 유적이나 건축물이지만, 그다지 흥미를 자극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번쯤 가족과 함께 경주를 와본 학생도 많았기에 더욱 아쉬웠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 수련회는 가장 인상깊은 기억으로 나에게 남아있다.
먼저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가 묵는 장소였다.
지금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외형 상 좋은 분위기를 풍기지 않았다.
관계자가 설명하길, 전통 가옥을 사용하였다고 하는데.. 내부구조는 다른 건물과 별다를게 없었다.
여튼 우리는 수련회의 즐거운 분위기에 푹빠져 쓸데없는 것에 신경쓰지 않았고,
낮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사로 들어간 우리는 여느 수련회와 마찬가지로
잡담이나 카드놀이를 하고 여러명을 같은 방에 불러 놀았다.
1시쯤 되어 슬슬 나른해지는 분위기가 되자 tv를 켰는데,
채널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인형사'라는 공포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다.
왠지 방의 분위기와 너무 맞아떨어지는지라 우리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자 그 영화를 계속 보았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상황이 절정에 이르러 인형이 온화한 표정에서 갑자기 극도로 무섭게 변하는데,
그 순간 tv가 터질듯이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꺼졌다.
지금 껏 그런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표현하자면,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못할 목소리인데, 찢어지는 비명소리인 것은 확실했다.
우리는 모두 정말 놀란 나머지,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며 있었다.
'에이, 설마, 영화에서 나오는 소리겠지..'
이런 생각으로 현실을 외면하려 했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건 확실히 영화에 나오는 소리가 아니었다. 찢어지는 비명.
갑자기 꺼진 tv. 음산한 분위기.
그나마 아이들이 여러명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지, 아마 혼자 있었더라면
필시 방을 뛰쳐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어지는 방송.
"아, 복도에서 뛰어다니면서 돌아다니는 놈들이 있습니다.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주의사항 어기면 tv선 끊는다고. cctv로 다 보고 있습니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빨리 자도록 합시다."
안도했다. 아, 교관들이 끈거구나.
아직 소리에 대한 해명은 없었지만 아이들은 오싹한 기분이 풀렸는지 한 마디씩 얘기를 꺼냈다.
마침 공포영화를 보고 있었으므로, 당연히 나오는 주제는 무서운 이야기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겁을 상실한 어떤 놈이 시작한 이야기를 비롯해 여기 저기서 입담을 펼쳤다.
그 중에서 친했던 친구가 자기 아버지의 친구가 직접 겪은 일에 관해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 이거.. 우리 아빠가 직접 들은 건데..
아빠 친구가 직접 겪은 일이래.. 진짜 소름 돋더라.. 자주 집에 오시는 아저씨거든..
아버지하고 이분이 같은 회사를 다니는데, 원래는 저녁때까지 일하셔서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하셨는데
아저씨가 승진을 해서 밤 늦게까지 일하셔야 했데.
돈도 쫌 들어오고, 늦게까지 하려니 대중교통이 없어서 되게 값싼 차를 사셨데.
아저씨는 차를 되게 좋아하셨고, 그 후로 차를 애용하셨데..
아무튼 하루는 퇴근을 하시는데
그 분이 동작대교쯤 도착했을 때 어떤 차가 뒤에 계속 붙어있는거야..
근데 좀 상황을 보니까 그 차가 한 30분 가량을 계속 쫓아오는거야...
그래서 아저씨가 왠지 겁이 나니까, 곧장 집으로 가지는 않고 2시간 정도 삥 돌아서 집에 갔데..
근데 집에 도착했을 때 그 차가 사라졌다는 거야..
아저씨는 차가 따라오니까 오싹해서, 가족들한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집 단속을 철저히 하라고 했데..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회사를 갔는데..
어제 따라오던 그 차가 주차장에서 바로 앞에 들어가는거야..
아저씨는 너무 놀라서 차를 따라가 봤는데, 알고보니까 차에서 내리는 게 갓 알게 된 직장 동료였대.
아저씨는 당연히 찾아가서 어제 왜 따라왔냐고 캐물었지..
그런데 이 동료가 계속 머뭇머뭇거리고 아저씨 차를 힐끗힐끗 보면서 말하는데..
아우, 이부분은 언제나 소름끼쳐..
아무튼, 뭐라하드냐면
어제 퇴근을 하면서 우연히 아저씨 차를 봤는데
아저씨 차 조수석에서 어떤 여자가 칼을 머리위로 치켜들고 있더래,.,
자세히 보니까 한쪽 팔은 없고..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길까봐 쫓아간 거고..
아저씨는 그 얘기 듣고 너무 놀라서 멍하니 자기 차를 보고 있었데.
그리고 동료가 덧붙이는 말이,
차 안에서 이제는 여자가 자길 노려보고 있대..
어우, 무섭지 않냐? 나 진짜 쫄았는데 이 얘기 들을때..
아저씨는 바로 차 다시 팔고.. 그 후론 차 혼자 절대로 안탄대.."
사건은 이야기가 막 끝나고 일어났다.
무언가 내 손을 잡았다. 이불속에 있는 손을. 내 손을 끌었다.
화들짝 놀란 난 온갖 욕지거리가 나오고 한기가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내 반경 50cm 이내로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놀랐었다. 아는가? 갑자기 놀라면 몸이 튕기는 것을.
정말 놀라면, 몸이 말을 안듣는 다는 것을. 움직이고 싶어도 잘 안되는 것을.
그 후로도 몇 번 그런 일이 있었지만, 그 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누가 장난 친 것이 아니냐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애들한테 물어보았다.
그런데 아이들은 누구도 그런 적이 없다고 하고,
사실 나도 아이들이 그런 거리에서는 장난 칠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누군가 장난 쳤다고 믿고 싶었다. 너무 생동감 있는 접촉이었다..
그 후로 우리는 찍소리 하지 않고 잠에 들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소름 끼치는 일을 겪었던 것이 우리 방에 있던 아이들뿐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나는 더욱 무서워졌다.
그 후로 그 수련회에서 있던 일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잊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그 후로 나는 아이들과 무서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혹시 아는가?
그런 이야기에 흥미를 가진 귀신들이 놀러올지.
어쩌면 이런 글을 보고 있는 당신도
옆에 있는 혼을 느낄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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