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이 반대먹고 보류로 갈 것이란 건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서른의 게임 개발자입니다.

조낸 싸이즈 나오죠.

중학교~고등학교 때까지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덕질했고

게임만 가지고 능력시험 패스할 정도로 일본어 실력 키웠고

코믹 월드도 한 두 차례 부스 낼 정도로 오덕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필통은 하드보드지 잘라가지고 잡지에 나오는 게임 캐릭터 사진 붙인 다음 접착 아스테이지로 코팅해서 다녔고요.

이스트 팩 가방 지퍼 꼭지에 코믹에서 산 열쇠고리 조낸 달고 다녔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만화 동아리 들어가서 회장직도 했고요.

에바나 윙 건담 스틸컷 인화된 사진 모으고 그랬습니다.

제가 제 경험에서 얻은 결론을 말해볼게요.

오덕들에게 부족한 건 눈치입니다.

(여기서 화내면 인정하는 거니까 진정하세요.)

애니, 게임, 만화 좋죠.

고어도 개취죠.

근데 이걸 딱 사람들한테 들이댔을 때는 천차만별의 반응이 나옵니다.

로리짤도 그래요.

우리는 귀엽고 사랑스럽고 좋겠지만 그거 이해 못하는 사람들한테 들이밀 때의 반응은 아마 그리 호의적이진 않을 겁니다.

왜 그런 내용도 있었잖아요.

원피스, 블리치, 나루토 보는 애들이 지들은 정상인이고 우리는 오덕이라고 말한다고.

근데 원나블은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공통적인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보다 더 강한 상대, 그리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는 뜨거운 거시기 뭐시기.

그렇기 때문에 원나블은 오덕문화 취급을 안 받습니다.

근데 좀 그거보다 마이너한 작품들은 뭐랄까...

공감을 받기가 어려운 내용들을 다루고 있달까요.

하렘물이나 조낸 이해 안 되는 후까시 잡는 것들.(개인적으로 공각기동대 조낸 좋아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머리아픈 애니란 거에서 좌절...)

로리짤도 마찬가집니다.

남들은 그걸 이해 못하죠.

우리는 그걸 남들이 이해 못한다는 걸 이해해야 됩니다.

그걸 이해 못하고 '아니 이 좋은 걸 왜? 이건 차별이야!'라고 얘기를 하면

분위기 못 맞추는 찐따 되는 거고...

아, 그럴수도 있지 하면 어느 정도 접점은 찾은 겁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아동성범죄가 만연한 시기에는 이같은 로리짤은 오덕에 대한 인식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3D랑 2D 구분한다고 하죠.

근데 일반인들은 그걸 모릅니다.

들을 생각도 안 하죠.

근데 왜 꼭 굳이 사서 욕을 먹어야 하냐는 게 제 주장의 요지입니다.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겠습니다.

* 위와 같은 연유로, 애니게시판 생성에 관련된 논쟁이 있을 때 애니 게시판에 베스트 이동 기능을 넣지 말자고 했었습니다.

태클 환영. 단 대화 가능하신 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