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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진 것도 없고 기득권층도 아닌데 일베를 하고 새누릴 찍나1
게시물ID : sisa_355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웃사가오리
추천 : 5/3
조회수 : 28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2/01 01:06:42

1.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이 유리하다?

투표율이 높다 ->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늘었다 -> 젊은 층은 야당 성향이다 -> 야당이 유리하다

과연 그러한가?

젊은 층은 야당 성향이다....가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꼭 들어맞지 않고 있다

일베를 비롯한 친여당 성향의 젊은이들(10~20대)을 예외적 현상이라 치부해버리면

앞으로도 선거에서 새누리당을 이기는 당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총선 대선 지방선거 모두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왜 10~20대들은 가진 것도 없으면서 기득권의 이익 대변에 충실한가?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들 중 하나가 증오라 생각한다.

사실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한다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대변하길 바라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정치인을 포함한) 개인들은 일관성 있는 어떤 정치적 의견을 가지기 힘들다

현대 사회는 너무나 복잡하고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각 분야의 이슈에 대해서 옳은 판단만을 하기 어렵고

정치 노선 역시 좌파 진보 중도 우파 보수 수구 종북 등 용어가 갖는 의미가 모호해

자신의 노선이나 상대의 노선에 필요에 의한 명칭을 부여해도

어떻게든 근거를 맞춰 사람들에게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정책이 여성 및 육아에 도움이 되는지, 국방에 도움이 되는지, 과학 기술 분야에 도움이 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대신

나는 중도 우파 너는 종북

나는 중도 너는 수구

등의 주장은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유권자들 역시 정책을 봐도 그 영향을 다 예측하여 지지 대상을 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신의 주장이 뚜렷한 유권자라 하더라도 지지 대상과 전영역에서 의견 일치를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지지하는 정치인 정치세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작용하는데

그것은 누군가에 대한 선호의 감정에서 비롯되기보다

혐오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최선보다는 차악을 고르라는 말이 그러한 부분을 잘 파고 드는데

최선이든 차악이든 사실 개인이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은 결코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다

어쨌든 지지 세력에 반대되는 세력에게 개인은 혐오감을 표출한다 요컨대 최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혐오감은 어디서 오는가?

정치적 혐오는 의외로 비정치적 감정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배가 민주당 지지자라 하자

그가 새누리당을 싫어하는 것에 (어쩌면 뻔한) 이유를 나열할 때

나는 그 이야기에 설득되기가 더 쉬운 것이다

그리고 다른 곳에 가서 새누리당이 나쁜 이유에 대해 앵무새처럼 똑같이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담론이 만들어내는 힘은 무섭다

선동이라는 용어가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선동 -> 좌파 -> 종북 

이라는 연상작용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선동은 좌파든 우파든 종북이든 수꼴이든 개인의 정치적 입장이 형성되는 것에 보편적으로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베에서 박정희 전두환 등의 독재자에 대한 평가가 놀랍도록 비슷한 것

오유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 대한 평가가 놀랍도록 비슷한 것

각자 개인이 자신의 주체적 사고로 떠올린 것이 우연히 비슷해서 비슷한 사람끼리 모인 것이라고?

말도 안 된다

선동은 정치의 기본 요소나 다름없다

어쨌든 위의 예를 계속해서 이어 가자면

내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선배가 열혈 통진당 지지자라 하자

그 선배는 집회에 자주 참여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여러 이야기들을 강하게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의견과 대립되는 주장에 대해 묵살하며

상대 진영을 비꼬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나는 그 선배의 잘난 척이 싫지만 당장 논쟁에서 이길 무기가 없다

그런데

그 무기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일베에 있다

그 선배와 비슷한 사고를 하는 사람과 논쟁이 붙었을 때

밀리지 않고 혹은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디씨 정사갤에 있다

그럼 나는 일베츙이 되는 것이고 새누리 지지자가 되며 애국보수가 된다

진짜 종북이 싫은 게 아니었지만 나름의 이유로 인해 스스로 기꺼이 선동 및 세뇌를 당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좌파를 종북이라 생각하게 되고 진지하게 좌파를 혐오하게 된다

이 과정은 반대의 경우에도 거의 마찬가지이며

안티 크리스트교가 생겨나는 과정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그렇다면 10대는 무엇을 혐오하는가?

10대 학생들은 누군가를 왕따시키거나 놀림감으로 여기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소속감을 확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 왕따의 대상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교사나 어른, 정치인, 연예인 등이 될 수도 있다

실제 학교에서 아이들 중 정치에 관심이 없는 녀석들이라 하더라도

쥐새끼 쥐새끼 하며 MB를 혐오하는 놈들이 꽤 된다

물론 핵슨상이나 노시계라는 혐오 표현을 쓰며 낄낄대는 녀석도 꽤 된다

그런데 왜 10대에서 일베츙이 많이 생기고 10대에서 우경화되는 애들이 많아지는가?

나는 직업상 고등학생들의 커뮤니티를 자주 관찰한다

디씨 수능갤에서 본 장면인데

그들은 수능 등급과 점수로 서열을 정한 것처럼 보였다

지잡대나 저등급 갤러에 대한 무시는 도를 지나칠 정도였는데

인증한 성적표를 보았을 때 SKY를 쉽게 갈 수 있을 만한 녀석이

다른 저등급 갤러에게 패드립을 치고 있었다

저등급 갤러의 어머니와 자기가 잤는데 뇌가 호두만 해서 출렁출렁 소리가 나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달린 댓글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아무도 그런 패드립이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웃기다

어떻게 그런 드립을 생각해냈느냐

드립력이 쩐다

그 ㅄ새끼가 봐야 할텐데

등의 댓글들이었다

그런 녀석이 성적이 좋아 SKY를 가면 얼마나 자만심에 젖어 지낼까 두려웠다

일베에서 가끔 SKY 인증을 하거나 학생회장 인증, 고득점 인증을 하는 건

일베가 결코 (공식적인) 문제아들의 집합소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네들은 교실에서 우등생이며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생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베츙은 무식하다는 식의 무시나 외면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지만...

전교조에 반감을 심하게 갖고 있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우등생이다

그들은 현실적인 꿈 - 대부분 의사 / 법조인 - 을 꾸며 공부를 하고 있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자존감과 미래의 달콤한 성공에 기대어 이겨낸다

그런데

전교조 교사들은 보통 다른 교사와 달리 우등생에 대해 특별 대우를 하지 않으려 애쓴다

아까 예를 든 마음에 안 드는 선배처럼

어떤 정치적 입장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거기서 그네들의 혐오감이 싹튼다

전교조 교사들의 이상이 그들이 가진 미래의 현실적 성공에 대한 공격으로 여겨지면서

10대들의 혐오 대상이

전교조 -> 진보 -> 종북

으로 발전한다

 

(밤에 길게 적다보니 체력적으로 힘이 드네요. 20대에 대한 의견은 다음에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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