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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는 사람은 이해하고 못하는 사람은 욕하는 여고생의 고민
게시물ID : freeboard_4550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2Ω
추천 : 0
조회수 : 31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8/02 23:25:22


남자분들은 절대 이해 못 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고2 여고생들의 이야기거든요.
여자들의 심리를 빠삭하게 알고 있지 않거나 여성이 아니라면 와닿지 않으실거에요

그리고 이건 솔직히 어느 학교 어느 지방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에요
대부분의 교실에서 암묵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일들이니까요

고2였어요
전학을 온 저는 고2때 친구를 찾아 헤매기 시작(?) 했죠-_-
어쨌든 전학을 왔으니 친구는 만들어야 밥도 먹고 놀러도 다닐 거 아니에요.
근데 어떤 아이가 고맙게도 먼저 접근을 하더라구요

앗싸. 어차피 나 소심한데 잘됐다. 얘랑 친하게 지내야지

솔직히 저 소심해요
생긴 건 그렇게 안 생겼는데-_-

그리고 다가온 얘한테도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뭐 그래서 셋이서 같이 다니기로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이건 제 인생을 말아먹는 시발점이 된 것 같아요.

잘 지내다가 6월달이었어요
밤늦게 과외를 마치고 버스를 탔더니 우리반 친구가 보이는거에요
가서 안녕? 이랬죠
그러면서 집에 가는 동안 수다를 막~ 떨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얘가 갑자기 그러더라구요.
"XX야 근데 정말 궁금한게 있어"
"뭔데 ㅋㅋ"
"너 왜 걔네랑 같이 다녀?"
"... 뭐?"

사실 며칠전에 급친해진 친구에게 문자로 얘들 솔직히 너무 힘들다고 문자보낸 적이 있거든요
한놈은 매일 돈없다고 징징 짜지, 한놈은 이쁜척하지..
남자들은 모르겠는데 여자들은 싫어도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문자 보낸 친구랑 지금 버스에서 대화하고 있는 애랑 베프거든요. 들었나봐요-_-

그러면서 막 니가 너무 아깝다고 솔직히 너는 공부 잘하니까 출세할건데 아직까지 그런얘들 달고 다닐꺼냐고
막 그러는거에요-_- 평소에 제가 고민해 왔던 걸 너무 잘 알고 있더라구요.
저렇게까지 극단적이진 않았지만..

그러면서 얘 남친에게 니여친의실상 이렇게 제목붙이고 얘 자는거 찍어서 보내자고 하는거에요
요즘 얘들 영악하더라구요-_-

그리고 버스에서 내리니까 얘가 딱 한마디 하더라구요
"XX야 정 떼어놓을 수 없으면 밥만 같이 먹고 버려
조만간 얘들이 둘중 하나는 잡아서 테러할테니까 말려들지 말고"

소름 쫙 끼치는거에요
저 중학교 시절에도 전학교에서도 정말 잘 지냈거든요
왕따 이런거 없었거든요.. 그냥 얘들끼리 잘 지내고 그랬는데..
(솔직히 반에서 좀 음침한 얘들 하나쯤은 있었지만)


그리고 3일 후
우리학교는 복도에 사물함이 있어요
그 뒤에 창문이 있구요. (위로 밀어 젖혀서 여는 식의 창문)
거기서 제 친구중 한명이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남친-_-)
저는 솔직히 집안이 보수적이고 제 자신이 학업에 열중하고 있어서
남친 이런건 별 관심이 없긴 한데요 얘는 좀 달랐어요.
공고 고3짜리 그것도 울산(여긴 대전이에요)남자랑 사귀는거에요

오 이런. 제 시각에선 이해가 안되어서 다른 얘들에게 물어봤죠
"야 너는 니 친구가 울산에 살고 공고에 다니는 고3 남자랑 사귀면 기분이 어떨 것 같냐?"
"미친거 아냐? -_-"

사물함에서 정답게 전화통화질을 하고 있었나봐요
근데 하복 입고 있을거 아니에요.
하복 사이로 겨....... 음.. 야식 먹고 있는 분들을 위해 직접적인 단어 언급은 피할게요.
어쨌든 그게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길게 늘어져서 다 보였다는 거에요.
사물함 앞을 지나가는데 얘들이 갑자기 쉿 하면서 저를 부르는거에요 막 얼굴은 웃음을 참고있는표정-_-
가보니까 어 이럴수가 여름인데 제모도 안하고 다니나-_- 제모를 안하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건..
얘들이 모공이 겨드랑이 아래에 달려있냐고 막 그러고 -_-


거기까진 괜찮았어요 뭐 그럴수도 있죠 근데 저랑 친하게 지내는 친구 중 하나가
"왜 같이 다니냐고 -_- 너도 싫은데 억지로 다니는거 맞지?"
막 이러는거에요. 부정할 수도 없고 이거..
그뒤로 절대다수의 얘들이 그냥 밥만 먹고 버리라고 우리랑 같이 놀자고 그러는거에요
밥만 먹고 버리라는 이유가 우리 1년동안 청소 조짜서 청소구역만 바뀌고 청소조는 그대로거든요.
그리고 뭐 여러가지 묶여있는게 많으니까 그랬겠죠.


그리고 저번주 금요일,
사건이 제대로 터졌죠.
얘가 남친이랑 차인거에요. 그걸 눈치챈 우리반 얘들이
야자시간에 폰 빌린다고 하고 비번까지 알아내서 문자메시지함을 이잡듯이 뒤진거죠
거기에는 남친이 헤어질때 날린 닭살멘트랑 그리고 문제의 셀카사진 5장이 발견됐어요.
지금은 그 사진 떠돌아서 제 폰에도 있어요-_- 요즘 블루투스가 참...

셀카가 그냥 셀카면 그래도 귀여울 뻔 했어요.
얘가 생긴 것 자체가 그렇게 이쁘진 않거든요. 근데
괴물같이 안경벗고 눈 엄청 크게 뜨고 얼굴 반만 나오게 하고 찍은거에요
그런것도 있고 아예 머리카락 안나오고 살색만 꽉차게 찍은것도 있고
별 괴기스러운거 다 있어요 -_- 본인은 이쁘다고 찍은것같은데 얘들이 돌려보면서 놀림거리로 삼는거죠

본인은 이거 알려나 모르겠네-_- 위에 겨털 사건도 본인은 지금 모르거든요.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에요
위에 또다른 친구 하나 있다고 했죠?
얘는 우리반얘들이 가장 크게 문제삼는게 궁상이랑 끼어들기에요.
저도 느껴봤는데 궁상이 그냥 궁상이 아닌게 문제에요
얘가 집이 진짜 가난한 것도 아닐텐데 돈없어 돈없어 우리집 가난해를 입에 달고 다녀요
하물며 밥 맛없을때 컵라면 700~1000원 하는거 사먹자니까
위에 그 얘랑 얘랑 피터지는 논쟁을 벌여서 그냥 저는 니네끼리 싸워라 -_- 하면서 딴얘들이랑 밥먹고왔죠
700원 -_- 얘네 집이 진짜 가난해서가 아니에요. 그냥 얘 습관인 것 같아요.

그리고 끼어들기.
무슨 대화만 하면 자꾸 끼어든다는게 문제라고 하던데..
솔직히 전 얘들이랑 지금 거리두고 있어서 -_-;;
거리두니까 여러가지 모습이 다 보이더라구요
확실히 거리를 두니까 반 얘들이 저에게 더 잘해주고요 다른 얘들이랑도 가까워졌구요
다만 제가 소심해서 얘들을 버리면 밥은 어떻게 해결하냐가 문제죠.
혼자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대학교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내에선 찐따의 상징이거든요.

어우씨
나보고 어쩌라고 이걸..

셀카 유포된 얘는 제가 오늘 휴가때문에 학교에 안가서 잘 모르겠는데
얘들이 아까 실시간으로 관찰해서 보내는데 핸드폰을 보면서 실실 웃고있는걸 보니까 새 남친을 구한것같다
막 이런식으로 관찰을 계속 해서 보내요 -_-



아 진짜..
학교에서 평범하게 지내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_-

고3되면 진짜 제대로 처음부터 잡아야지.. 전학와서 이게 무슨고생인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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