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정리하다가 미완성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따지면 흑역사인데 맘에 드는 부분도 있어서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 살펴보다가
이 역시 투시법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정리해봅니다.
몸통에서 느껴지는 입체. 왼쪽 정육면체로 단순화해봤습니다.
이 역시 투시법 자체는 전혀 틀리지 않았음. 가로축을 고정시킨 2점 투시법으로 볼 수 있지만 이전에 쓴 글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시야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3D프로그램에서 재현 가능할 정도로 법칙으로는 틀린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 뭔가 이상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이전 글에서 말한 것처럼 이것은 대체로 경험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라, '그 각도에서 보면 실제로는 두 면이 그렇게까지 늘어나지 않는다' 라고 설명하는 것이 아마 최선일 것임.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많은 경우 '투시가 틀렸다' 고 말해버림. 투시는 안 틀렸다고!
그것보다 안좋은건 어쩔 땐 1점 투시를 써야 하고, 어쩔땐 2점 투시라 저때는 2점 투시를 쓰면 안돼. 저런 구도에서 1점 투시를 쓸 수 없어. 1점 투시를 쓰려고 해도 안돼. 라고 말해버린다거나. 이 조언은 잘못되었으면서 언제 어느상황에서 어떤 투시를 써야 하는지라는, 외울것까지 추가해버리는 최악의 조언임.
황영조가 자서전에서 FM대로 뛰는 법을 설명하면서 뛸때는 뒷꿈치부터 바닥에 닿아야 한다고 썼다는데 실제 관찰해보면 어느 마라톤선수도 뒷꿈치부터 닿지 않음. 발바닥 전체가 동시에 닿거나, 발가락부터 닿음.
기술적인 부분은 아무리 해당 분야의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가 행하는 것과 그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 아마 그림을 배우면서 겪는 가장 힘든 고비가 아닐까 함.
여튼 해결방안을 찾아봅시다.
먼저, 처음 그림을 그리면서 제가 의도했던 건 위쪽면과 앞쪽면이 다 보이고 싶었던 것이므로 이런식으로 평범하게 구도를 잡아버리면 됨.
하지만 이전글에서 썼던 95%이론을 생각한다면, 굳이 여러 면이 다 고르게 보이지 않아도 사실적인 표현엔 문제가 없으므로, 한 면만을 골라서 거기를 강조할 수도 있음.
배경이 바닥을 향하고 있으므로 위쪽 면이 강조되게 그려봅시다. 그에 따라 넓었던 앞쪽 면이 압축됨.
그에 따라 왼쪽 손은 위쪽이 아니라 살짝 정면으로 튀어나오는 방향으로 구부러져야 됨.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결정되면서, 허리와 다리가 따라올라옴. 밑그림과 비교하면 얼마나 달라질수 있는지 알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