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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서럽죠?
게시물ID : baby_45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붕어싸이코♡
추천 : 24
조회수 : 1305회
댓글수 : 99개
등록시간 : 2014/11/20 20:40:46
10년 가까이 난임부부로 살다가 그렇게 원하고 원하던 임신을 했어요.
그리고 출산을 했죠. 벌써 33일째네요.
 
다니던 회사는 임신이라고 알리니 축하한다고 해놓고 집에서 왕복 4시간 거리로 발령을 내버리데요?
어떻게 가진 아이인데.. 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 두고 결혼 10년만에 전업주부가 되었어요.
임신기간 내내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부려가며 거르지 않고 밥상 차렸고, 태교에 힘썼어요.
꽤 오랜기간 맞벌이를 했어도, 워낙에 박봉인데다, 혼자 계신 친정엄마 생활비.
요양원에 입원중인 아버님 병원비에 모은돈도 별로 없고 외벌이인 신랑에게 미안해 몸조리도 친정에서 했어요.
 
출산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게 부담스러워 인맥을 끌어모아 물려받고, 드림도 받고 선물로 충당했어요.
그래도 뱃속의 아기한테 매일 태담도 해주고 이쁘다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면서 행복했는데.
낳아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네요.
 
아기 낳고 2박3일 입원 후 퇴원하니.
길게는 세시간 짧게는 30분단위로 밥달라고 울어제끼는 아들램과.
젖이 안나와 얼굴이 빨개져 터져라 한시간을 빨고도 분유 보충해야 하고.
잠은 잠대로 못자고. 젖병은 젖병대로 삶아대니 아기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싶었네요.
그래도 모유 한번 먹여보겠다고 마사지도 받고 촉진차도 먹어보고 오케타니, 통곡... 다 소용없네요.
양쪽 유축 30ml... 수시로 물리면 젖량 는다고 하는데 아침마다 코피 팡팡 터지니 못해먹겠더라구요.
딱 죽겠다 싶어 3주 혼합수유하고 과감히 젖 말려 버렸네요. 그러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것 같아서요..
애가 울면 나도 울고. 애가 자면 나도 자고.
그나마 친정엄마가 도와주어 편했는데. 몸조리 끝나고 집으로 와서 아기를 보려니 맨날 눈물 바다에요.
 
손이 탔는지 어쩄는지 안지 않으면 목이 터져라 울고.
껌딱지 마냥 안겨서만 자려고 하고. 그래도 잠들면 내려놓을 수 있으니 행복한건지..
수유텀은 꼬여서 3시간 풀잠에 100ml 먹는 아이인데 한시간 자고 50먹고. 삼십분자고 20먹고.
그나마도 먹고 자줘야 집안일을 할텐데 눈은 말똥 말똥.
내려놓으면 응애 응애.
밤에는 그나마 잠들면 내려놔도 모르니 집안일을 하겠는데 낮에는 눈떠보고 응애 응애..
이젠 환청까지 들리네요.
 
그런 고생 안하고 엄마 되려고 했어?
엄마 되는게 쉬운줄 알았어?
다 그러고 키워.
주위에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말이라 어떻게든 버텨내고 참아내고 있는데.
오늘도 신랑은 회식이라 늦게 온다며 미안하다고 메세지 오네요.
어제도 야근. 그저께도 야근. 오늘은 회식. 이번주 주말은 특근.
11시 12시에 들어와 미안해 하는 신랑인데 그저 알았다고 했네요.
졸지에 외벌이가 된 신랑에게 짐이 된것 같아 나도 미안하고 잘해주려고애쓰는데..
근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죠?
 
나는 모든걸 던져가며 버려가며 택한 아이인데.
마음대로 밥도 못먹고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 조차 제대로 못가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들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당신은.
일도 하고 야근도 하고 회식도 하네.. 부럽다.
애는 둘이서 낳았는데.
나는 애 엄마가 되었는데. 당신은 아직도 그냥 남편인것 같아 부럽다.
 
 
하루종일 우는 아이 달래는라 씻지도 못하고.
자는것 같아 첫끼로 라면 끓였는데 아기가 울어서 다시 안아 재웠네요..
겨우 겨우 재우고 나오니 퉁퉁 불은 라면.. 다시 끓이기도 뭐하고 손도 안된 라면이라 한젓갈 먹었는데.
서럽고 서러워서 눈물만 나네요.
다들 이렇게 힘든거 맞죠? 다들 이렇게 살고 있는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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