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이 사람들로부터 학대받거나 버려지거나 혹은 어떤 방식으로든 상처를 입으면, 반드시 등장하는 말이 있다.

[대형견도 아니고 소형견인데...]

나는 이 말이 굉장히 불쾌하고 화가 난다. 대형견이 다치는 것이 소형견이 다치는 것보다 덜 고통스러운가? 150cm의 여자와 180cm의 여자가 똑같이 폭행을 당했을 때, 키가 더 큰 여자가 덜 아픈가?

사람들은 소형견에게 한없이 관대하고 대형견에게 더없이 가혹하다. 개가 똑같은 행동을 보이더라도, 소형견은 소형견이기 때문에 용서받고 대형견은 대형견이기 때문에 용서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서, 개가 사람에게 뛰어드는 행동을 상상해 보자. 작고 하얗고 귀여운 소형견이 당신에게 뛰어든다. 그리고 그 조그마한 앞발을 당신 무릎에 올린다.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할 것이다. '얘가 나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그리고 이번에는 대형견 뛰어와 당신 어깨에 발을 올려놓는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이 커다란 개를 아주 위협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사람들은 소형견과 대형견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데도 소형견은 그저 귀엽게 여기고 대형견은 위협적으로 여길까? 똑같이 달려와서, 똑같이 뛰어들었는데 소형견은 귀엽다며 칭찬 세례를 퍼붓고 대형견은 위협적이라며 그 즉시 제지하려고 들까?

소형견이 당신을 향해 으르렁거린다. 당신은 '이렇게 작은 개가 뭘 한다고. 위협적이지도 않잖아.' 라고 생각한다. 대형견이 당신을 향해 으르렁거린다. 당신은 아마 '세상에! 이렇게 커다란 개가 사람을 향해 으르렁거리다니! 주인은 대체 이렇게 위협적인 개를 훈련시키지 않고 뭘 한 거지?' 라고 생각할 것이다.

당신이 소형견을 산책시키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공원에서 대형견을 마주쳤다. 당신의 소형견은 대형견에게 으르렁거린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집 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는데, 정말 용감하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대형견과 대형견이 마주쳐 당신의 개가 으르렁거린다면, 당신은 '싸움이 날지도 몰라! 내 개를 제지시켜야겠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분명히 같은 의도와 같은 행동인데, '크기' 때문에 제한이 없는 개가 있고 제한을 받는 개가 있다. 생각해 보라! 작은 치와와가 당신 무릎에 앉아, 당신 집에 방문한 친구에게 으르렁거린다. 커다랗고 위협적인 로트와일러가 당신 무릎에 앉아 당신 친구에게 으르렁거린다. 치와와가 무릎에 앉아 으르렁거린다. 로트와일러가 무릎에 앉아 으르렁거린다.

물론 대형견으로 태어난 개는 자신의 커다란 몸집을 책임져야 한다. 당신이 키가 아주 크다면, 세상의 모든 문을 당신의 키보다 높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허리를 굽히고 지나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개와 사람이 다른 것은, 개는 자신의 몸집이 얼마나 큰지 작은지를 '생각'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저 개일 뿐이고, 개로서 현재를 살아간다. 개에게 사이즈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제발!!!!!!!!!!!!! 진심 제발!!!!!!!!! 작은 개가 큰 개한테 짖고 난리 피우면 용감하다고 칭찬하지 말라고!!!!!!!! 그건 그냥 작은 개 성격이 더러운 거라고!!!!!!!!!!!!!!!!!!!!! 가만히 있는 큰 개한테 겁 먹었다니 덩칫값 못 한다느니 하지 말라고!!!!!!!! 그냥 걔가 성인군자인 거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음 죄송합니다. 상당히 흥분한 상태에서 써서 글이 많이 이상하네요. 제가 뭐라도 썼는지도 못 알아먹겠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물론 저도 인정합니다. 같은 의도와 같은 행동이라도 결과가 달라지지요. 가령 사람을 물었다고 치면, 소형견은 이빨도 작고 턱힘도 약한데 대형견은 그렇지 않으니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결과가 다른데 똑같은 취급을 해 줄 수 없다는 걸 저도 알아요. (근데 글을 이렇게 썼냐고 물어보시면... 어... 음...) 그러니까 덩치가 다르더라도 똑같이 대접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그냥 소형견이 다쳤다는 게시물에 '대형견도 아니고 소형견인데 ㅠㅠㅠ' 하는 말만 하지 말아주세요. 안 써도 괜찮은 말이잖아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