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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운문*3 - 나비, 비행, 12월 25일 새벽 네시
게시물ID : readers_45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새욱강
추천 : 1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1 21:57:19
나비


뫼비우스의 궤도 위에 내가 서있다
무한한 궤도 위엔 나의 그대도 있다
그대에게 보낸 날개짓
돌고 돌아 그대에게 닿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급박해진다

나에게 더 큰 날개짓이 돌아온다
그대는 나를 원하고 있다
나도 그대를 더욱 원하고 있다
더 큰 날개짓을 보낸다

이미 커질대로 커진 날개짓은
둘을 벅차게 만든다
날개짓을 주고 받기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달리자. 무한한 궤도에서 그대를 향해
달린다. 서로 같은 방향으로 달려
만나지 못 한다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날개짓에 부서지는 것보다는
스스로 몸이 부서지는 것이 낫다

그 부서짐은 만남으로 합이 되겠지만

그대와 나 나와 그대
무한한 궤도를 돌고 있다

비행

아! 인제야 날개달린
한 각다귀 있었는데
그 녀석의 달려있는
날개들을 가만보면
옳다거니 꽤 볼만해
한 번 쯤은 날아올라
온 세상에 올라보자
미쓰코시 옥상에서
수직으로 내달아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길 수 십 번에
세찬 바람 불어오니
어이쿠야 어찌 저찌
첨 보는 땅 내려 앉아
위를 보니 내려 온 곳
까마득한 높이구나
한참동안 고민하다
높기 만한 위의 삶도
이제까지 즐거웠다
날으기를 그만 두고
땅에서도 살아보려
이리저리 힘쓰는데
이런 놈의 세상이란
온갖 손짓 다 해대고
매서워진 손짓 피해
다시 한 번 수직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이게 나의 전부인가?'
날개 박힌 그 각다귀
땅 짚으며 수평으로
마음대로 살고프만
깊게 박힌 그 날개가
그의 삶을 조여오네
그 고통에 그 각다귀
올라갔다 내려갔다

박혀있는 날개가진
비행(飛行)하는 그 각다귀
비행(非行)하는 그 각다귀

12월 25일 새벽 네시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서-언물을 안 주- 신대

고개 돌려 잠이 든 
아이의
머리 맡에 놓여진
장식된 상자

발소리를 숨길 수 없는
단칸방

조용히 아이는
눈 감은채

내년에는
산타 할아버지
서-언물 안 주시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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