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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 급식비 못 내서 무시한 선생놈 ㅡㅡ
게시물ID : humorbest_4552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복수
추천 : 75
조회수 : 9326회
댓글수 : 1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3/23 15:15:0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3/18 20:12:52
초딩 5학년 때 우리집 사정은 말그대로 하와이로 망명하기 전 이승만 수준이었습니다.
아빠는 일이 없어서 집에 들어올 때도 있었고 집에 들어와봤자 한다는 게 술 마시고

"너는 공부해서 이러지말아라 몸으로 때우는일하지 말아라." 라는 말만 했었습니다.

제가 5학년 때 담임이 한 50세쯤 되는 사람이었는데 성격이 지랄맞기로 소문나서
우리반 애들과 허구한날 싸웠습니다. 애들이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담임을 엄청나게 싫어하게될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어느날 수업도중 담임이 저한테 "너 이번달 급식비 밀렸다."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얼버무리듯이 대답했는데 계속 언제가지고 낼거냐고 보채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금 집에가서 가지고와. 엄마 계시지? 지금 가지고와." 이러길래
제가 자존심 상해서 "네." 라고 하고 집에 엄마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집에 가려고 하니까 저랑 짝궁인 친구가 "제가 같이갈게요!" 이러길래
담임이 "앉아있어!" 라고 소리 꽥 지르니까 불쌍한 제친구는 쫄아서 자리에 앉고
저는 투덜대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까 아빠는 술 마시고 자고 있고 엄마는 집에 있었습니다.
엄마가 왜왔니? 하니까 급식비 가지러 담임이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급식비 달라하니까 엄마가 돈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리 듣자 울컥하면서 질질 짜면서 왜 없는데!! 흑흑 이러고
아빠 깰까봐 소리도 못 지르고 수건이나 던지고 발광을 했습니다.
엄마가 "선생님 한테 전화할게 미안해." 이러면서 학교 가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복도에서 그냥 뛰어내릴까... 생각 했었는데
지금 죽기에는 너무 분해서 그냥 학교로 질질 짜면서 걸어갔습니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일부로 늦게 걸었는데 와 사람이 진짜 없더군요... 완전 유령도시였습니다.

아무튼 학교에 도착하고 교실문을 여니까
담임이 저를 보더니 쯧쯧쯧...을 연발하는 겁니다.
오라질년... 제가 힘만 있었어도 그자리에서 바로 피떡을 만들 텐데...
아참 우리집이 너무 가난해서 깽값 물어줄 돈도 없지요..ㅎㅎ

제가 자리에 앉으니까 뭔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거 같고 뭔 더러운 느낌 있잖아요.
궁지에 몰린 듯한 느낌. 그래서 소리 안 나게 질질 짰는데
담임선생이란 사람은 신경도 안 쓰고 수업하더군요.

쉬는시간에 친구들 몰려와서 "야, 괜찮아. 그 XX년이 그렇지 뭐." 하면서 위로해주고 
애들이랑 담임 호박씨 깠습니다.

학교끝나고 집에가니까 아빠는 술깨고 "왔니?" 이러시는데
걱정할까봐 아무말 안 하고 그냥 밥먹고 티비보다가 잤습니다.

그날 이후로 담임이 무시하니까 저도 맨날 인사 안 하고 다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분해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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