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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엄마..
게시물ID : gomin_455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추천 : 3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10/12 21:21:59
타지에서 홀로 사법고시 준비하는 여학생입니다.

과 친구들 거의 다 신림동에 가서 저는 친구 한 명이랑 학교에 남아 내년을 위해 시험 공부 하고 있어서 딱히 누구에게 얘기할 곳이 없어서 고민 게시판을 찾았습니다..



제목대로, 한때는 분위기 메이커이셨던 저희 엄마가 우리 남매 대학 다 보내놓고 이제야 편히 지내려고 하는데 큰 병에 걸려서 근 2년간 고생하고 계십니다.

다행히.. 불치병은 아니지만 그대신 딱히 병원에 가도 무슨 병인지 모르는 병에 걸렸습니다.

몇 백 만원 들이부어서 진찰을 받아봐도, 스트레스와 갱년기가 겹쳐서 생긴 병인 것 같다. 이 병을 고치려면 산 속에 들어가서 신선처럼 살아야된다라는 말밖에 못 들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그 심각성을 몰랐는데, 몇 달에 한 번씩 집에 내려갈 때마다 눈에 띄게 어머니 건강이 나빠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기가 든다고 하시더니, 그 다음엔 걷기 불편해 하셨고, 이제는 말도 제대로 못하십니다.

원래 자식들 피해준다고 아프다는 얘기 안 하시는 분인데, 요즘따라 속상하고 힘들다고 전화를 자주 하십니다. 지금 방금도 통화하고 왔습니다..

이제는 통화를 해도 엄마 발음이 너무 안 좋아지셔서 아무리 귀길울여도 못 알아듣는 정도가 됐습니다. 

아빠는 최근 들어 본업 외 다른 사업을 시작하셨습니다. 다행히도 사업이 잘되는지 가끔 자랑을 하십니다.

그런데 이 여파로 오히려 엄마에게는 더 소홀해지셨습니다. 그러면 엄마는 또 아빠가 스트레스 주니까 병이 나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십니다.

실질적으로 3집 살림 하시는 아빠와 엄마를 도와드리고 싶은데 멀리 있어서 그러지도 못하고, 공부 한답시고 연락조차 제대로 못해서 하루하루가 죄송스럽고 괴롭습니다..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1년이라도 빨리 합격해서, 하루라도 빨리 성공해서 도와드려야될텐데 오빠는 오빠대로 시험 준비에 바빠서 정말 아무것도 못해드리는 상황이라.. 공부를 하다가도 눈물이 나고 밥을 먹다가도 울컥하고 그럽니다..

지금 바라는건, 제가 시험에 합격하는 것보다 엄마가 예전처럼 마음대로 걸으시고 말도 잘 하시는 겁니다.

길 가다가 시끄럽게 얘기하면서 걸어가는 아줌마들, 지하철에서 얼굴 붉히는 행동하는 아줌마들을 봐도 너무 부럽고 눈물이 납니다. 우리 엄마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건강했던 모습도 가물가물해지고 심지어는 우리는 괴롭히는 이 이름 모를 병이 정말 나을 수는 있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것이 너무 무섭습니다..

휴..짧게 얘기하려했는데 너무 길어졌네요.. 너무 답답해서 글 올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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