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오다가다 많이 들었다.
참 중심이 잘 잡히고 무게있는 사람이다.
사실 손석희가 정치한답시고 총선 나갔으면
이미 옛날에 당선되고 지금 2선, 3선째 하고 있을 거다.
나는 매번 정동영과 손석희를 대조하면서
손석희가 참 신뢰가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마도 손석희가 시장선거나 대선에 나갔으면 한국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거고,
자기 자리에 넘치게 일을 잘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손석희가 절대 정계에 나오지 않기를 빈다.
손석희가 언론인으로서,
저널리즘계의 한 거대한 상징으로서 자리잡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사회가 상실한 언론정신의 마지막 보루를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MBC PD와 기자들이 대중의 무관심을 견디며 파업을 할 때도,
뉴스타파 고발뉴스 등등의 양심언론이 굶주린 배로 연명할 때도,
그 언론인들의 마음 한 켠에는 손석희라는 시대상이 있기 때문에
찰나라도 마음을 기대고 의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시1발 나도 언젠간 손석희 형처럼...'이라는 생각이
그 양심적인 언론인들의 마음 한 켠에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나라가 독재의 벼랑에 매달려 정말 힘들고 절망적일 때,
우리가 존경하는 그 어느 정치인, 지식인,종교인 만큼이나,
손석희가 우리 언론사회의 붕괴된 공간을 메워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권은희 수사과장
윤석열 지청장
채동욱 총장
박창신 신부
이외에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차례로 '빨갱이' 낙인이 찍혀
불이익을 보고, 사퇴당하고, 구속당했다.
수꼴들은 생각이 다른 상대방과 절대 대화하지 않는다.
대신 상대방을 모함하고, 뒤에서 찌르고, 넘어뜨리고, 독살한다.
민주주의의 최소원칙은 개나 줘버려라.
새누리당과 박근혜의 정치는 독살정치다.
독살정치가 무서워서 였을까.
일제시대에 매국노들이 국민들을 팔았듯이
MB, 그네 정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권력에 굴종하고 양심을 팔았다.
내가 수업을 들으면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며 존경했던 선생님도
4대강 찬성명단에 있었다.
나서서 4대강을 찬성하진 않았던 것 같다.
단지 4대강이 진행되는 것을 묵인했을 뿐.
나는 가끔 두렵다.
손석희도 어느날 4대강에 찬성할까봐,
손석희도 어느날 철도민영화에 찬성할까봐.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손석희만큼은 인정해줄 것이다.
손석희는 분명 대화와 논리로 세상과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 생각이 다를 때, 논리로 대화하고 토론해서 합당한 절차를 거쳐 의사결정을 하는 것
그 민주주의의 최소 원칙을 손석희는 유지할 것이라 믿는다.
바로 그 지점이 박근혜 독살정치가 언론인 손석희를 이길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사실 지금 제일 엿같은 기분인 사람은 손석희일 것이다.
수십년을 공정, 합리, 논리의 의사소통에 매달려온 사람인데,
MB 5년동안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더러운 일을 다 당했을테고,
얼마 전 MBC에서 쫓겨나듯이 나와서,
이젠 JTBC에서도 징계를 받게 생겼다.
얼마다 분통터지고 답답할까.
오직 진리만이 지하 감옥과 화형의 박해를 이겨낼 수 있는
어떤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은 순진한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거짓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진리를 향한 인간의 열정이 뜨거운 것은 아니다.
법적 제재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사회적 제재라도 충분히 가해지기만 하면
진리나 거짓을 향한 열정은 중단되고 만다.
진리가 가진 진정한 이점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어떤 생각이 옳다고 치자.
이 진리는 한 번, 두 번 또는 아주 여러 번 어둠에 묻혀버릴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때로는 좋은 환경을 만나 박해를 피하고,
그러다가 마침내 모든 박해에 맞서 싸워 이길 만한 힘을 가지게 될 때까지,
그것을 거듭 어둠 속에서 태양 아래로 끄집어내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이것이 진리가 가진 힘이라면 힘이다
내가 좋아하는 자유론의 한 구절이다.
나는 자유가 뭐 그렇게 엄청나고 정의롭고 절대적이고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뭐 그냥 착하게 잘 살고 있는데 누가 부당하게 괴롭히고 때리면 '아 시발 뭐야!!!'라고 화내는 게 자유다.
맞다. 요즘 '아 시발 뭐야!!!'라고 소리지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공정, 정의, 자유에 목마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왜. 나도 빨갱이라고 해봐라 개새끼들아.
다들 조금씩 느끼고 있겠지만, 최근 박근혜정부가 심상치 않다.
계속 과도하게 악쓰고 소리지르고 발악하는 거 보면, 부정선거 안했다고 우기는 것도 이제 힘에 부치는 거다.
그동안 환율, 금리, 공익사업, 공공재로 국가경제 엄청나게 해먹은 것들도 S&P, 무디스 하락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MB는 그래도 실질권력이라도 쥐고 있었지,
박근혜는 전공지식, 실무경험, 지적능력 등
어느 면에서도 덜떨어지는 꼭두각시, 고문관이라는 건 이미 모두가, 새누리당 마저도 알고 있다.
박근혜 사퇴든, 다음 총선이든,
분명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억울한 자유가 한 모금 실현되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냥 손석희가 그때까지만 별 탈 없이 잘 견디고 잘 연명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