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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은 이야기_외할머니
게시물ID : panic_456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쿠묘링
추천 : 65
조회수 : 5019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3/04/13 17:59:09

안녕하세여! 포동포덕에서 쿠묘링으로 닉넴 변경 했슴다 ㅎ...

 

오늘은 우리 외할머니 이야기를 해볼려고해요. 이제부터 요요 쓰기 힘드니까 음슴체로 갈게요 ㅜㅜ 양해 부탁드려요

 

오늘 학교에서 애들이 가족얘기를 막 했음. 그러다가 돌아가신 분들 이야기가 나와서 분위기가 좀 침울해졌음.

나도 돌아가신 우리 외할머니 생각에 좀 우울했는데 종이 울려서 걍 공부하러 감.

 

우리 외할머니는 애교가 되게 많으신 분이었음.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랑 결혼해서 60년 가까이를 살았어도

여전히 귀엽고 착하신 분이었음. 뭐랄까, 내 외할머니라서 그런게 아니라 엄청 곱게 늙었다고 해야하나.

젊었을때 외할아버지가 고생을 많이 시키셨는데도 엄청 이쁜 분이었음.

 

그리고 나랑 내 동생들을 이뻐하셨음. 울 엄마가 첫째딸이라 시집보낼때 엄청 울었다는데, 나 낳을때도 엄청 울었다고 함ㅋㅋㅋ

내가 엄마 속 엄청 썩이면서 나와서 그런듯. 첨에는 내가 딸이가 엄청 실망하셨는데 그래도 뭐 나름 커가면서 이뻐해주심.

우리 큰강아지 우쭈쭈 하면서 궁디 팡팡 하기도 하고, 내가 파김치 좋아하는데 먹고싶다 그럼 그주 주말에 바리바리 싸서

큰강아지 운동하는데 먹고싶은거 있음 먹어야지 하면서 갖다주고 갈때 용돈도 주고 하는 분이었음.

 

우리 외할머니는 72살때 돌아가셨음. 그러니까 지금부터 4년전에 돌아가셨음. 돌아가신 날은 내가 시험치기 일주일 전이었음.

정확히는 5월 27일. 내 생일 전임.

 

그 전부터 할머니는 아프셨던 것 같음. 근데 우리한테 말을 안 했음. 자식들도 살기 힘든데 나도 아프다고 하면 다들 걱정되서

일도 안하고 올거라면서(근데 이말이 틀린게 아닌게 할머니가 아프다고 하면 우리는 엄마부터 이모까지 차례로 들여다보러 갔었음)

걍 말도 안하고 꾹꾹 참으셨던 거 같음. 나는 정확히 할머니가 뭐때문에 돌아가셨는지 모름. 할머니 이야기만 꺼내면

엄마랑 이모랑은 울고, 심지어 아버지도 눈가가 조금 빨개지심. 그래서 나는 아직도 외할머니가 왜 돌아가셨는지 모름. 

우리 할머니는 그렇게 아픈 와중에도, 자는거처럼 조용히 가셨다고 함.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해있을때, 이모랑 이모부들은 밥먹으러 가고(교대로 할머니를 간호하니까)

울 엄마랑 울아빠가 할머니 간호하고있는데 할머니가 엄마를 불렀다고 함.

 

엄마가 할머니 근처로 가니까 할머니가 엄마 손을 꼭 잡으면서

 

"내 새끼 대학가고 싶은거도 못보내주고, 좋은옷도 못 입혀주고...엄마가 잘해준게 없어서 미안하디..."

하고 손을 놓으셨음. 그리고 눈을 감으셨다고 함.이건 나도 주워 들은거라 어떻게 된 건지 모름.

위에서처럼 물어보면 우리 엄마랑 아빠가 울기때문에 나는 물어보기가 싫음.

쨌든 그렇게 할머니가 돌아가셨음.

 

공게인데 별로 안 무서운 얘기를 한 것 같음.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건 지금부터 말 할 꿈 이야기때문임.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전에 엄마,이모부, 이모가 꿈을 꿨음. 그 이야기를 할려고 저렇게 이야기를 한 거임.

 

울 엄마가 꿨던 꿈은 이거임.

 

엄마가 이가 썩어서 치과에 갔음. 근데 의사쌤이 카르테? 차트를 보면서 실실 웃더니 울엄마한테 이렇게 말했음

"아주머니. 이가 너무 썩어서  발치를 해야겠네요. 위쪽 어금니랑, 아랫쪽 앞니가 심하게 썩으셨어요. 둘 다 빼면 출혈이

너무 심해서 몸에 무리가 오니까 먼저 하나를 뽑고, 다른 하나는 다음에 뽑도록 할게요. 먼저 어느 이를 빼시겠어요?"

 

이런식으로 물어봤음.

엄마는 곰곰히 생각했다고 함. 꿈인데도 썩은 이 둘다 빼기가 싫었다고 함. 안빼면 안되냐고 물어보니까 의사쌤이

꼭 하나는 빼야한다고, 안 그러면 둘다 지금 빼야된다면서 반 협박조로 엄마한테 말했다고함.

 

울엄마는 고민고민 하다가 윗쪽 어금니를 빼겠다고했음. 사실 미관상 앞쪽 이를 먼저 빼는게 나을텐데도 왠지 어금니를 먼저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음.

썩은 이를 빼는 건 얼마 안걸렸다고 함. 잠시잠깐 사이에 이를 다 빼고 멍하게 치과 침대에 누워있는데 치과쌤이

 

"허전하죠?"

라고 물었다고함. 그래서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니까 의사쌤이

 

"너무 허전해하지마세요.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런거니까요."

라고 뜬금포 터지는 말을 했다고 함. 엄마는 그런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좀 있다가 잠에서 깼다고 함.

그 일이 있고 얼마 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음.

 

근데 아랫니에도 뭐가 얽힌게 있는지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보름조금 넘어서 내가 시합에나갔음. 도장끼리 하는 친선 시합이라 별 큰 것도 아니었는데

내 부주의랑 상대방 실수랑 겹쳐서 내 아랫 앞쪽니가 부러졌다고해야하나, 빠졌음. 울엄마는 그거 보고 또 울었음. 외할머니가 액땜해준것 같다면서

엄마 보고싶다고... 그래서 나도 좀 많이 울었음.

 

 

이제 울아빠 꿈얘기를 하겠음.

이건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의 꿈임.

 

울 아빠는 버스 운전을 하심. 꿈에 아빠가 핸드폰 알람소리를 들었다고 함. 그래서 끌라고 핸드폰으로 손을 더듬거렸는데 아빠 핸드폰 위에 쭈글쭈글한 손이 있었다고 함. 아빠가 놀라서 벌떡 일어났더니 외할머니가 핸드폰 알람을 끄면서 쉿, 하는 동작을 했다고 함.

그래서 아빠도 덩달아서 쉿을 했는데 외할머니가 아빠 핸드폰 연락처를 뒤적이더니

 

"하서방은 아즉 내 연락처 갖고 있네. 내는 이제 없는데. 뭐할라 갖고있노?"

라면서 울아빠를 기분좋게 혼냈음. 울아빠는 꿈인데 외할머니를 만난게 너무 좋아서 외할머니 손을 잡으면서

 

"엄마 연락처를 우예 지우겠는교. 울 엄만데.(울아빠는 외할머니보고도 엄마라고 부름.엄마랑 결혼할때 친부모님처럼 모시겠다고 해서 그런거같음)"

랬더니 외할머니가 오야오야, 라면서 울 아빠 머리를 삭삭 쓰다듬어줬다고 함.그래서 아빠가 꿈에서 울었다고 함. 외할머니 손을 잡고 엄마 보고싶다면서 좀 많이 울었다고 했음.

한참을 꿈에서 울다가 깼서 시계를 봤는데 아빠가 출근할 시간이 훨씬 늦은거임. 분명히 알람을 맞춰놨는데, 그 알람을 못들은건지 아니면 무의식에 끈건지 걍 알람은 꺼져있고.

아빠가 당황해서 오늘 몸이 안좋아서 병가를 내겠다고 하고 그날 하루를 집에서 쉬었음.

 

 

근데 그날 아빠 스피어(대타)로 간 아저씨가, 길에서 시체를 밟음. 다행히 먼저 죽어있던 게 알려져서 아저씨는 그냥 무슨 벌금? 같은걸 냈는데

울아빠는 외할머니가 아빠 숭한일에 엮이지 말라고 말해준거라고... 그렇게 말하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보고있었음.

 

 

우리 이모부 꿈은 나도 주워들음. 울 엄마한테 하는 얘기를 주워들은거임.

 

우리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막내이모랑, 이모부가 결혼을 했음.

그래서 신혼집을 사야하는데 두개중에 고민했다고 함.

 

하나는 좀 멀고, 하나는 좀 가까운거. 가까운게 좀 비싸서 고민하고 있는데 집을 보고 온 마지막날 꿈을 꿨다고 함.

가까운 집 문앞에 외할머니가 딱 서있는거임. 이모부가 장모님 여긴 어쩐일이냐면서 엄청 놀랬는데

외할머니가 웃으면서

 

"김서방. 내는 이집이 좋데이."
라고는 사라졌다고 했음. 이모부는 그 꿈을 꾸고 아 이집이다. 싶어서 그집을 샀음.

 

그리고 그 집은 우리 할머니가 계신 영락공원이랑 엄청 가까운 집임... 이모부는 아끼는 막내이모가 자주 보러 오라고 가까운 집

사라 그랬다면서... 술마시면서 울었음. 그래서 막내이모랑 이모부는 자주 들름.

 

 

얘기는 여기까지임.

나는 눈물 닦으러 화장실 가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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