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가 된지 오래되서, 여전히 없으므로 음슴체.
어제밤에 꿈꾼거. 너무 생생하게 100% 레알...
1분이 1분처럼 정확히 4시간동안 그 느낌 그대로 다 인식하며 꾸었음....
본인은 직업 특성상 새벽 4-5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고 10시에 일어남.
어제도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잠들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음.
어디부터 장면이 이어졌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내 기억의 시작은 어느 교실에서 부터 였음.
어떤 사람은 교복을 입고, 어떤 사람들은 사복을 입었고
나는 교복을 입은 쪽이었음.
굉장히 사람이 많았던것으로 기억남.
손에는 무슨 카드가 한장 들려 있었는데 내 이름이랑 사진이 찍혀 있었고
책상에도 내 이름이 적혀 있었음.. 그떄까지만 해도 어리둥절...?
갑자기 교실에 종이 땡강땡강 삐뽀삐뽀 치더니 남자 감독관이 들어오심.
그러더니 갑자기 막 시험지랑 답안지를 뒤로 넘기라고 하심.
여기서 부터가 본론...
그 시험지에는 "2013 대입수학능력" 이라고 적혀 있었고, OMR 카드는 어느새 책상위에 도착.
순간 '뭐지.. 뭐지...?' 하고 있는데, 중학교때 친구 몇명이 내 앞으로 오더니 공부좀 했냐고 물어봄...
사실 이름도 잘 기억이 안남, 졸업한지 오래되서....
아까 들어온 감독관이 ... 그 뭐냐... 절에서 스님들이 쓰시는 대나무 몽둥이를 하나 들고 계심.
참선할때 졸면은 어깨 치는거... ;;;
그걸 본인 교탁에 '딱! 딱! 딱!' 하더니.. '시험시작~!' 이러는거임.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바로 고개를 숙이면서, 시험지를 폭풍속도로 적어 내려가고 있는거임.
참고로 본인은 고1때 모의고사 한번을 이후로 수능을 본적이 단 한번도 없음.
예전글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15살때 미국으로 오는 바람에 수능시험지 어떻게 생긴지도 모름...
고등학교 4년 반 다님... 한국 6개월 미국 4년...
꿈인지 현실인지 전혀 인식이 불가능한 상태...
그래도 일단 교복도 입고 있고, 대입수능인지라 나도 뭔가 해야 할것 같아서, 시험지를 똭 폈는데...
첫 시험이 수학임...
오잉? 그런데 문제가 너무너무 쉬운거임.. 최대 어려운 문제가 3차 방정식 이었음.
오오~~ 그래서 폭풍 속도로 막 다 풀었음. 마지막 마킹을 딱 끝내자 마자 종이 땡강땡강 치면서 끝났음.
쉬는시간~ 주위 사람들이랑 답을 맞춰 보는데 거의다 맞은것 같음.
다음 시험! 제2외국어. 영어시험.
아까 같은 감독관이 또 참선몽둥이를 '딱!딱!딱!' 치고 시험 시작.
그래도 미국에 13년을 살고 있기에, 이건 왠 떡이냐 ~ 해서 딱 펼쳤는데
영어가 아님... 어디 언어 인지도 모르겠음...
알파벳은 맞는데 단어가 아니라, 거의 띄어쓰기도 없이 asdgojpfopqjqw 이런식으로 한장 전체가 지문인거임...
1차 멘붕....
그런데 주위 사람들은 또 폭풍답안지 작성... 난 거의 다 찍었음...
정말 울고 싶었음... 여기서 점수 못내면 큰일 나는데.. 라면서 계속 멘붕중...
그러다 어찌어찌 시험 끝남...
그리고 점심시간...
메뉴가 김치 감자국이랑, 번데기.... 메뉴가 왜 이게 나왔는지 도저히 모르겠음...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게토레이'가 나옴...
레몬맛... 내가 좋아함... 맛있쪙 !
그런데 번데기 씹을때마다 .. 이상하게 끈적끈적... ;;;
요즘 '정글의 법칙'을 꼬박 챙겨 보다보니, 먹어본것 중에 애벌래 가장 비슷하게 생긴 그게 나온거 같음.....
마지막 교시.. 왜 3과목 밖에 안하나 했더니, 사회 역사 수탐이 한 시험으로 통합 되었다고 함... 금년도부터...;;;
그래서 받아든 시험지가 거의 신문 두께 만큼 이었음...
와... 첫장부터 멘붕. 20번 넘어갈때까지 단 한문제도 모르겠음...
역사 사회 수탐...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적인 그게 아님...
여러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이론이 짬뽕 되어 있음....
그런데.. 이때부터 막 감정이 막 동요되기 시작하면서 울컥울컥 하기 시작함....
'아.. 이거 망하면 안되는데, 대학 못가는데... 내 인생 어떻하지... 나 열심히 살아 온거 같은데... 아 어쩌지....?"
시험지 넘기면서 혼자 눈물 뚝뚝 흘리고 있었음...
주위 사람들은 막 열심히 풀어 나가고 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넋놓고 있다보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짐...
그리고 갑자기 책상위에 엎드려서 엉엉 울기 시작했음 ㅠㅠ;;;;;
갑자기 감독관이랑 친구들이 막 달려오더니, 무슨일이냐며 막 묻기 시작함..
그런데 나 계속 서럽게 울었음....;;;
내가 막 답답한 마음에 소리지르면서 뭐라고 한거 같은데 기억이 안남...
그러다가 잠이 깼는데.. 현실에서 진짜 울었음... 배게 다 젖음... ㅡㅡ;;
나이 29에 꿈꾸다가 울었음.... ;;;
정신좀 들고 생각해보니까, 꿈에서 딱 한번 겪었는데 부담감과 자괴감에 눈물이 막 나는데
실제 한국의 고3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죽고 싶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됨...
이번에 고3되는 수험생들 화이팅... ;;;
아 글을 어떻게 마무리 짓지...;;;
요약
1. 자다가 너무 생생한 꿈을 꾸었음
2. 평생 한번도 안본 수능을 꿈에서 봄.
3. 시험지 펼칠때마다 아무것도 모르겠음.
4. 자괴감에 울었음. 질질 짬... 불쌍하게..
5. 고3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