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MDPS(Motor Driving Power Steering,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은 상품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큰 약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핸들링 성능을 떠나 직선 주행에서도 지속적인 보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시장에서도 현대차, 특히 쏘나타(YF)의 스티어링 시스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상은 동일하다. 차량 주행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쏠리는 증상 때문에 지속적인 보타를 해야 한다는 것. 미국은 지역 특성상 굽은 도로보다 길게 뻗은 도로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차량의 직진 안정성을 비롯해 장거리 이동에도 안락한 차량을 선호한다.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는 보타를 해야 하는 쏘나타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불편한 자동차로 인식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인 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에는 쏘타나의 스티어링 시스템 문제와 관련된 불만이 223건이나 접수됐다.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된 현상을 ‘원더링 쏘나타 신드롬(Wandering Sonata Syndrome)’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원가절감형 MDPS의 문제라는 것이 정론화 되었지만 현대차 미국 법인은 이를 서스펜션 문제로 포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 미국법인은 2011년형 YF 쏘나타에 대한 서비스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쏘나타의 쏠림 증상에 대한 설명과 해당 문제가 발견될 경우 프런트 서스펜션 어셈블리와 캠버 볼트 키트를 교체해주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부품번호가 다른 2.0 터보 모델에도 서비스 캠페인이 적용된다. 서로 다른 서스펜션이 모두 교체 대상에 오른 것이다. 현대차가 이 문제를 서스펜션으로 몰아가는 이유는 하나다. MDPS에 의한 문제라는 것이 밝혀지면 일부 대형 세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델에 대한 개선 또는 리콜 조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며 교체까지 진행하면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오게 된다. 하지만 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쏘나타에 한해 서스펜션 문제로 몰아가면 출혈을 최소화 시킬 수 있게 된다. 현대측이 발표한 서스펜션 교체 대상 쏘나타는 5,000대 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 YF 쏘나타의 롱-텀 시승을 진행하고 있는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와 카&드라이버(Car & Driver)는 서스펜션 교체 서비스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동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MDPS의 교체 없이 서스펜션 교체로 해결될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당 차종을 구입한 일부 소비자는 쏠림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차량 구입 후 2,000마일(약 3,218km)도 주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4개의 타이어 모두를 교체하고 2번이나 얼라이먼트 교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내 소비자들이 갖는 현대차 쏠림 증상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항의에 일부 금전적인 보상만 해줄 뿐 문제해결을 위한 조치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레몬법의 힘을 빌렸고, 결국 2014년 상반기 뉴저지 레몬법(New Jersey Lemon Law)에 의거,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 아반떼)를 환불해주도록 했다. 이는 레몬법 내에서 현대차가 차량 쏠림 증상으로 환불을 해준 첫번째 사례다. 레몬법은 차량 구입후 1년 또는 주행거리가 1만 2천마일(약 19,308km) 미만인 차량에서 똑 같은 결함이 4번 발생하면 제조사가 차량을 환불해주거나 교환해주도록 하는 소비자 보호법이다. 즉, 동일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향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도 MDPS의 문제점 때문에 현대 기아차에 등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원가절감형 시스템보다 근본적 성능이 구현되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미국 내에서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현대차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개선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이 생기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은 기대할 것이 없다. 미국 소비자와 국내 소비자는 각각 다른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인 아우토빌트(Auto Bild)는 MDPS가 적용된 기아 카렌스 시승기를 게재하며 직선 주행 때마다 (쏠림에 의한) 꾸준한 핸들 조향에 짜증이 났다는 기사를 전한 바 있다. 현대 기아는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총 754만 6,477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 오토뷰 | 김선웅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