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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 대충 설명드릴게요 나락쿠님
게시물ID : sisa_4576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티엘
추천 : 24
조회수 : 1137회
댓글수 : 81개
등록시간 : 2013/12/04 00:45:10


저도 자세히 알지 못해서 두서 없이 대충 설명드릴게요.

전문가하고는 거리가 멀어서 틀린 부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핵심 내용은 크게 오류가 있지는 않을거에요.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일단 상법상의 법인에 대해서 설명드릴게요.

교과서에 다 나와있는 내용이지만 우리나라는 시험문제를 맞추기 위한 원론적인 내용만 교육하기 때문에

다시 설명드립니다. 법인은 자본주의의 아주 신기한 발명품이거든요.

법인은 말 그대로 상법에 의해 정해진 법적인 '사람' 이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은 동산과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죠. 법인도 마찬가지에요. 법인도 사람처럼

동산과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어요. 

웃기지 않아요? 예를 들어볼게요.

산이 무언가를 소유할 수 있나요? 바다가 무엇인가를 소유할 수 있나요? 

산은 나무와 짐승을 길러내지만 나무와 짐승은 산의 소유가 아니에요. 

바다는 물고기를 길러내지만 바다는 물고기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어요. 이게 동화같다면, 이건 어떨까요.

개나 고양이는 살아있는 생물이지만 아무것도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못해요, 자신이 낳은 새끼에 대한 양육권도 없고

심지어 개나 고양이는 자신 스스로의 신체에 대한 소유권도 없어요. 

법적으로 소유권은 '사람'에게만 있어요. 하지만 상법에서

법인 이라는 가상의 사람을 법적으로 정해놓고

사람과 비슷한 지위를 부여하죠.

법인이라는건 자본주의의 기가막힌 발명품이에요. 아주 신기한거에요. 




상법상 법인은 크게 두종류가 있어요. 영리 법인과 비영리 법인. 교과서에 나오지만 다시 설명합니다.

법인은 사람이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은 누구나 경제활동의 자유가 있어요. 

하지만 비영리 법인은

경제활동에 한해서 제약을 받는데요 말 그대로 영리 추구를 위한 행위를 못하게 되어있어요. 여기서부터 이해가 힘들어지기 시작해요.

법인은 사람이라고 했죠? 

자, 그러면 여기 '비영리 사람' 이 한명 있다고 가정해봐요.

이 가상의 비영리 사람은 기저귀 만드는 공장에서 기저귀를 포장하는 일을 해요.

그렇게 번 돈으로 사먹고, 옷을 사입고, 출퇴근 교통비로 쓰고 자기 계발을 위해 '성공하는 기저귀 포장 전문가들의 일곱가지 법칙' 따위의 

책을 사보곤 해요. 하지만, 이 사람은 그냥 사람이 아니고 '비영리 사람' 이기 때문에

자기가 번 돈으로 신상 건프라를 살 수 없어요. 왜냐하면 건프라는 기저귀 포장과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이죠.

여친에게 똥가방을 사줄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여친의 똥가방는 기저귀 포장과 하등 관계가 없기 때문이죠.

'비영리 사람'은 자기가 기저귀 포장해서 번 돈을 자기 맘대로 쓸수 없어요. 

게다가 투잡도 맘대로 못해요. 

웃기지 않아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돈 내가 맘대로 쓰던 말던. 뭘 해서 돈을 벌건 말건.

비영리 법인이 이런거에요. 비영리 법인은 법인 소유의 동산과 부동산을, 즉 법인 소유의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어요.

법인 설립시 정해진 사업 목적에 관계된 곳에만 쓸 수 있어요. 


의료 법인은 의료법상 비영리 법인이에요. 그래서 병원을 운영해서 번 돈을 맘대로 못써요.

병원 직원들의 월급이나, 병원 시설의 보수 또는 재투자, 의료관련 연구 등에만 쓸 수 있어요.

삼성의료원의 소유는 삼성생명재단이던가 뭐 아무튼 삼성에서 돈을 출연해서 만든 비영리 법인의 소유로 되어 있어서

삼성의료원에서 번 돈을 이건희가 마음대로 쓸 수 없어요. 만약 이건희가 삼성의료원에서 번 돈을 조금이라도 가져가려면

이건희가 삼성 의료원의 직원으로 등록해서 급여를 받아야 해요. 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겠죠.

애플이 우주인을 고문해서 기가막힌 아이폰을 만들어내는 바람에 갤럭시가 안팔려서 삼성전자가 망하게 생겼어요, 그런데

삼성의료원은 대박이 나서 순이익이 수백억 있어요. 그럼 삼성의료원의 돈을 삼성전자에 잠깐 빌려줄 수도 있을것 같은데

절대로절대로 안되요. 삼성의료원이 가진 현금이 수천억이 있어도 만약 삼성전자가 망하게 된다면 그  꼴을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해요.



의료 법인이 아닌 개인병원은 일반 사업자와 같아요. 의료 법인만 비영리 법인이에요.

어떤 의사 개인이 개인 사업자로 병원을 운영하면 병원에서 번 돈을 맘대로 써도 되요. 

그러면 이런 의문 들지 않나요? 

누가 미쳤다고 의료 법인을 설립해서 번 돈 마음대로 쓰지도 못하는 병원을 운영하나요?

그래서 대부분 의과대학을 가진 재단이 운영하거나, 대기업이 관련 연구나 직원 복지 사회 공공재의 기부 차원에서 설립하기도 해요.

아울러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은 개인 병원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없지만 재단을 설립해서 의료법인을 만들어 병원을 운영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의료법상 의료 법인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해요. 비영리 법인의 원 취지는 다 이런 좋은 취지에요.

물론 꼼수를 부리는 사람도 있겠죠. 누구라고 딱 꼬집어 말하지는 않겠어요. 비영리 법인으로 꼼수를 부리는 사람,

주기적으로 시장에서 먹방 하시던 분이 있었어요. 오뎅 먹방이 대박이었던 그 분이 비영리 재단으로 꼼수를 부렸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의료 법인도 꼼수를 부릴 수 있겠죠? 그런 자세한 것까지는 몰라요. 아무튼 원칙적인게 이래요.


자, 중간 정리 해볼게요.

자본주의 발명품 법인, 그리고 그 중에 

돈은 벌 수 있지만 맘대로 쓰지 못하는 비영리 법인. 

그러니까 비영리 법인은 아주 자본주의가 순전히 법적으로 만들어낸 아주 신기한 '사람' 인거에요. 

이걸 머리속에 꼭 박아두세요. 



의료 민영화의 구체적인 시작 단계는 우리 나라에서 '영리병원 설립'을 법적으로 허용 하느냐 마느냐에요.

즉,

병원을 일반적인 회사처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거죠. 이게 뭐 이상한가요? 

예를 들자면, 당신이 여윳돈 백억이 있는데

그 돈으로 '주식회사 불로장생'을 설립해서

의사를 고용해서 병원을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거죠. 이게 이상한가요?

그냥 보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아요. 

병원도 많이 생기고 더 좋을 수도 있을것 같은데....

의료 민영화와 건강보험 파탄이니 의료비 상승이니 하는 것들과 직관적으로 연결이 안되죠?

그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라는게 뭔지 우리가 잘 몰라서 그래요. 

법인의 형태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흔한게 주식회사죠. 

주식회사도 정말 자본주의의 기가막힌 발명품이에요. 닝겐의 잔머리는 진정 뛰어나죠.

주식회가 뭔지는 아시죠? 

주식을 소유하면 그 회사가 낸 수익금을 나눠받게 되요.

예를 하나 들어보죠.



 '대현 자동차' 라는 자동차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님은 대현자동차의 주식 중 1%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봐요.

금년에 대현 자동차가 500억의 순이익이 발생했어요. 그래서 님은 500억 중 1% 인 5억을 배당받기를 기대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금년에 배당금을 못주겠다는거에요. 그러니까 평소에도 돈을 저축하느라 중고나라를 애용하던 님은 당연히 물어요. 왜죠?

소비자들이 에어백이 안터진다는 불만이 많아서 500억의 수익을 에어백 연구 개발에 투자하겠다는거에요.

그러면 님은 '아 그것 참 의미있는 투자로군, 내가 받아야 할 5억을 에어백 개선에 쓰게나' 하고 흔쾌히 5억을 포기하시겠어요?

아마 절대로 그렇게는 안할걸요?

에어백을 개선하지 않으면 대현 자동차가 당장 망할것 같은 위기감이 없는 한

이익을 배당받는 것을 더 선호하지 그깟 에어백 연구개발에 투자하는것을 원치 않겠죠.

에어백이 안터져서 사람이 죽던 말던 주주들은 일단 더 많은 배당을 받기를 원해요. 애초에 그게 투자의 목적이었으니까.

조금 더 생각해볼까요. 사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해요.



님을 포함한 다른 주주들이 합세해서 에어백 개선을 위한 투자 대신 이익 배당을 받았어요.

이듬해 또 다시 불량 에어백으로 인해 대현 자동차를 샀던 소비자들이 죽어나가요.

그러면 님은 그들의 죽음에 대해 얼마나 죄책감을 느낄까요?

아마도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겠죠.



설마 그럴리가..라고 생각하세요?

에이...

남양유업의 대리점주에 대한 횡포는 정말 악랄했죠.

남양유업의 주식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죄책감을 느낀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을까요? 한명도 없어요.

하지만 남양유업의 주식을 가진 사람들은

악랄하고 사악하게 대리점주를 착취해서 번 이익금을 배당받았죠.

이익은 존재하는데

그 이익을 위해 희생된 사람에 대해서는 죄책감이 없어요.

이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가 가진 비밀이에요. 

주식회사의 주주들은 기업의 영리행위로 인한 수식을 배당받지만

기업의 영리행위중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전혀 책임을 지지 않을 뿐더러

개인적으로 양심의 죄책감을 느끼려고 해도 느낄 수가 없어요.

개인이 주식을 구매함으로써 '법인'에 투자하고

'법인'은 그 돈을 가지고

돈으로 할 수 있는 어떤 나쁜 짓을 하더라도

주주들은 전혀 도덕적인 책임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수익 배당만을 원하죠. 

이게 이해가 되시나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가 가진 이런 음습한 일면이 가슴으로 느껴지시나요.

좀 더 예를 들어볼까요.

대현 자동차가 주식회사가 아니라고 가정해봅시다. 대현 자동차의 사장은 '김대현'이고 오로지

김대현 사장의 자본만으로 이루어진 회사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이런 대현자동차의 에어백이 부실해서 사람이 죽었어요.

그러면 유족들은 일단 김대현 사장을 찾아가서 멱살이라도 잡아보려고 하겠죠.

사람들은 대현 자동차를 욕함과 동시에 김대현을 욕하겠죠. 

김대현 사장이 일말의 인지상정이라도 있다면

자기 수익을 조금 줄이더라도 에어백 개선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어요. 

하지만 대현 자동차가 여러 주주들로 이루어진 주식회사일 경우에는

당장 유족들은 어디가서 누구를 찾아서 어떤 놈의 멱살을 쥐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요.

또한 일말의 인지상정을 가진 주주라고 해도 어디에서 죄책감을 느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요.

남양유업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굶주리는 길고양이를 측은하게 여길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대리점주의 고통에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아요. 



기가 막히지 않나요?

이게 자본주의의 마술이에요.

물론 자본주의의 신박한 발명품인 주식회사는 좋은 점이 더 많아요. 

삼성이 좋은 휴대폰도 만들고 현대 자동차가 좋은 자동차도 만들잖아요. 그게 다 주식회사의 힘이에요.

하지만 휴대폰이나 자동차는

사람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병원하고는 차원이 다르죠.


자본주의의 발명품인 주식회사라는건

 이런 음습한 면모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

법인의 영리행위를 통해 사람이 죽어나가도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돈 이외의 가치, 즉 행복, 정의, 생명의 소중함 같은 가치들이 희석되어 사라진다는거죠.

그래서 주식회사는, 그리고 또 일각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주주자본주의는

굉장히 잔인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어요.

이게 이해가 되시나요.

이게 이해가 되시면 의료나 철도, 또한 여타 공공재의 성격을 띈 모든 것들의 민영화가 왜 안좋은지를 당연히 아실거고

이게 가슴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설명을 들어도 머리로는 이해가 될지언정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될거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는

양심을 제거당한 채 오로지 수익만을 향해 달려드는 맹수와 같기 때문에

조련사가 필요해요. 조련사가 없다면

말 그대로의 약육강식의 동물의 왕국이 되는거죠.


이걸 가슴으로 느끼셔야되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

일면

도덕적 죄책감을 희석해버리는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해요.



일단 여기까지 할게요. 너무 늦었네요.

내일 시간되면 우리나라에서 의료민영화가 어떤 식의 꼼수로 기회를 엿보고 있는지도 대충 정리해볼게요.

아무쪼록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줗겠네요. 두서없네요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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