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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산문- 20년 전의 그 아이
게시물ID : readers_45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카쟈바
추천 : 3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1 22:18:04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 있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내 마음속의 그 아이는 그렇게 아직도 내 마음속에 그때모습 그대로 서있다. 아마 내가 눈감는 그날 까지 내 기억속에 그렇게 남아 있을 거 같다.........

 

 

20년 전.....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6학년들의 졸업식에서 남은 전교생들의 대표로 연설문을 준비하려는 것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그녀의 첫 모습이다.

 

이상하게도 어린마음이지만 설레임이 멈추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그애 와는 인연이 오래 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달 뒤, 초등학교 6학년으로 올라가서 반 배정을 하고나니 같은반 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며겉으로 내색하지 못하는 13살의 수줍음을 나는 아직 기억한다.

우연이 또 한번 겹쳐 그애 와는 앞뒤 자리로 앉게 되어 옆에 앉은 짝궁 보다더 친하게 혹은 티격태격하며 울리기도 여러번, 정말 친하게 지내면서 나의 첫사랑은 알게 모르게 깊어졌던 것 같다.

학교가 가기 싫었던 평범한 아이였지만, 그 당시만은 학교 가는게 너무 즐거웠고, 저녁 9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어서 라디오를 들으며 잠을 청하며 시간을 끌어 당겼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들은 그렇지 않은 것들에 비해 몇배로 빨리 흐르듯이, 중학교 진학에 있어서 당시 지역에서는 공학이 아닌 남중, 여중을 서로 가면서 떨어지게 되었고, 그때는 초등학교 졸업식이 마지막으로 얼굴을 마주한 날이 될 줄은 몰랐다.

 

중학교에 진학해서 도 가끔씩 편지를 나누면서, 당시로서는 공학인 고등학교를 가면 다시 그애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열심히 공부를 했고, 당시 내 성적보다 높았던 고등학교 입학시험에 합격했으나, 그 애는 다른 고등학교를 가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게 끝은 아닐거라 생각하고, 다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교에 가서 당당하게 만남을 신청 하리라 다짐하고 다시 3년의 시간동안 참고 나름대로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다.

 

물론 가끔씩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면서 말이다.

일상의 소소함과, 사춘기 시절의 크고 작은 방황들.

이런일들을 적어도 그애와는 숨김없이 털어놓으며 몇 년씩 얼굴한번 보지 못했지만 나의 그애에 대한 감정은 더욱 깊어져 갔다.

 

결국 나름대로 목표로 했던 대학교에 입학하고 , 설레는 마음으로 그애 에게 연락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만남을 거절 당했고, 한동안 실의에 찬 시간들을 보냈다.

 

왜 일까.....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은 그 상대가 아니라 , 그 시절의 자신이 진짜 첫사랑의 모습이 듯이

만남에 대한 부담이었을까.

 

보통의 연인들 같은 만남으로 이어지기에는 나와 그애 와의 감정들은 너무 순수하여 때뭍는 것이 싫었던 것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다가, 다시 군대를 가게 되었고 전역을 하게 되었다.

변함없이, 힘들때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마음을 나누는 친구로 정이 깊어진듯 하였고.

 

아련한 첫사랑의 느낌은 어느덧 희석되어 가고 누구보다 깊은 속내를 들어낼 수 있는 친구로써 점차 자리를 잡아가게 되는 느낌이었다.

 

전역 후...복학...졸업...취업....그 사이 지금의 와이프가 된 연인을 만났고, 결혼....... 어느덧 그 첫사랑과는 연락이 끊어지게 되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마음만 먹으면 그애의 발자취를 찾아 어떻게 사는지, 어떻게 지냈는지를 알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돌이켜보면, 서로가 그때 그 시절의 모습만을 기억하며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둘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

 

서로에게 지금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부담이었을까....

 

살다보니 벌써 20여년이 흘렀지만, 초등학교 졸업이후 얼굴한번 본적 없이 손편지 로만 이야기를 나누며, 첫사랑에서 이제는 마음깊은 친구로 남게된 그 아이..

 

이제는 그저, 잘 지내고 있는지 그리고, 잘지내고 있다는 그 한마디가 듣고 싶어 지는 것이 그아이에 대한 내 마지막 욕심이다.

 

이 순간 만큼만 마음속에 감춰뒀던 그 시절...그 아이에게 나는 잘지내고 있다 라고 말해 주고 싶다......

 

..

..

나는....잘 지내고 있어........ 너도....그렇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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