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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사회 (1. 군대)
게시물ID : sisa_3571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구없소?
추천 : 8
조회수 : 40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2/05 01:54:51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 밝혀두도록 하겠습니다.

1. 단순한 콜로세움을 열기 위한 글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도덕적 관념에 대해 토론하기를 바랍니다.

2. 글을 쓰는 저 자체가 사회학과를 나왔다던가 전문적인 분야를 공부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이 후부터는 글의 성격상 존칭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눈에 띄었던 문구가 있었다. 모후보가 주장했던 "정의로운 사회"가 그것이다.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정의로운 사회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관점은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도덕적 뿌리에서 많은 가지들이 뻗어 나와 서로가 태양(정의로운 사회로의 목적)을 바라본다고 한다면, 가지들끼리의 목적(정의로운 사회의 형태는 다를지라도 정의로워야 한다는 목적성은 같다고 본다.)을 위한 의견 정리도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우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정의로운 사회가 가져야 하는 정의로운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정권을 교체하는 것으로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순 없을 것이다. 따라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인 이슈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생각해 보기로 하였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첫번째 주제로 군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성들은 사회 유지를 위한 책임을 지게 된다.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군복무" 이다. 우리나라는 일정 나이 이상이 된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군대에 가서 사회를 유지하는 책임을 이행하게 된다. 우리나라 군대는 무언가를 파괴하고 정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외부의 위협으로 부터 지켜내고 내부의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존재 한다. 우리사회를 지키기 위해 우리사회 구성원이 직접 책임을 지고 있는 형태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군대는 정의로운 모습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군대는 현재 징병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회가 법적인 힘을 이용해 사람들을 강제로 데려가 그 노동력을 이용한다. 그 목적인 좋은 이유라 할지라도 강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특정 계층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의 억압이라는 부분만을 놓고 생각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군대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군대가 정의롭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징병제를 하지 않고 군대의 기능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2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모병제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병을 고용하는 것이다. 먼저 모병제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모병제는 군복무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군복무를 하고 싶은 사람은 하고, 싫은 사람은 하지 않으면 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에 대한 부분을 가장 많이 배려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징병제에 준하는 노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군복무를 하고 싶게 만들어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금전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고, 이는 사회전반에 군복무에 대한 책임을 분담시킬 수 있으며, 사람들이 책임지는 형태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누군가는 그 노동력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재정적인 문제가 없다면 (노동력에 대한 대가가 과중하지 않다면), 모병제가 우리사회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정의로운 군복무의 방법이 되는 것인가?

 

그럼 한가지 더 생각해 보도록 하자. 내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삶은 얼마인가? 사람이 살아가는 삶 혹은 시간을 가격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인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내 삶이 "금전적"으로 환산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나에게 "너의 인생을 사고 싶은데 얼마면 되겠어?"라고 물어 온다면, 나는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할 것이다. 나의 삶, 나의 시간을 누군가가 돈으로 평가한다면, 나는 매우 기분이 나쁠 것이다. 다시 모병제를 생각해 보자. 모병제를 할 때,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에 금전적인 부분을 담당한다고 하자. 이는 그 사람의 노동력(=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는 행위이다. 물론 우리는 회사를 다니고 장사를 하면서 노동력에 대한 댓가로 돈을 받는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행동과 군복무는 다르다. 회사를 다니거나 장사를 하는 경제적 활동은 나를 유지하려는 목적을 갖는 행동이고, 군복무는 우리사회 유지를 위한 책임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모병제는 다른 사람에게 사회적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자신의 도덕적 책임감을 피하기 위해 금전적인 부분으로 채우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모병제가 징병제보다 정의롭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모병제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모병제 또한 도덕적인 문제에서 피해갈 수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병제는 어떠한가. 앞서 모병제가 갖는 자유선택이라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군복무라는 책임을 이행할 기회조차 가져가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도 이행하지 않는 도덕적인 문제점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사회에서 가장 정의로운 형태의 군복무는 어떠한 모습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필요한 일은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거나,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계층에서 담당을 한다. 우리사회의 경우 그 일을 가장 잘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20대 남성들이 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가 짊어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은 사회구성원들이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을 이행하는 것에 대해 다른 계층들은 자신들이 짊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도덕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군인들을 비하하거나, 군임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사회의 유지를 위해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사회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정의로운 형태의 군복무는 징병제로서 누구나 그 책임을 이행하고, 그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는 계층은 도덕적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p.s 사실..... 이번 대선을 보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일명 "멘붕"상태가 왔었습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생각했던 정의로운 세상은 무엇인지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맨처음 이 글을 시작하자고 마음먹은 것은 저의 "멘붕"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지지했던 사람이 말한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무엇인지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고(비록 정의로운 사회의 형태는 다를지라도),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나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시사게에 정치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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