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교보문고에서 유시민이 쓴 대한민국 개조론을 사서 읽어봤다. 유시민이 쓴 다른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가 재미있어서 대한민국 개조론도 기대하고 읽어 보게 되었는데 책의 내용은 역시 그의 언행처럼 화려했고 그의 정치적 소견이 잘 반영되어 있었다.
처음 대한민국 개조론을 끝까지 다 읽었을 때는 정말 감명 깊은 책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유시민을 잘 알고 난 뒤에는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렸다. 유시민에게 배신감을 느껴서였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몇개월 뒤에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당시에 대통령은 노무현이었고 유시민은 최측근이였기 때문에 언론이나 사람들 입에서나 자주 거론되었었다. 인터넷에서는 꽤 유시민에게 좋은 평을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간의 행보도 인터넷에서 검색 해 보게 되었는데... 세상에 FTA와 이라크 파병을 적극 찬성하고, 비정규직 법을 쪽수로 밀어붙여 통과시키는 진보세력이 어디있나?
유시민이란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게 되니 책의 내용도 다시 보게 되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끝나고 책을 다시 간략하게 읽어봤는데 책의 출간일이 유시민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시기와 비슷한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상 유시민은 이 책을 대선 출사표로 낸것이다. 때문에 책의 내용은 어느 정도 대선을 염려해 자기의 복지부장관 업무, 참여정부의 5년 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 것 같이 보였다.
유시민은 대한민국을 개조하는 것에 앞서 본인 먼저 개조를 했으면 좋겠다.
비전은 유시민처럼 누구나 제시할 수 있다. 그런데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노무현처럼 아주 드물다. 노무현2라고 유시민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유시민에게 그런 수식어는 아주 과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