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제 친구 이야기
게시물ID : freeboard_6591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쾌변
추천 : 0
조회수 : 1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2/05 15:26:51

안녕하세요, 전 30대 초반 직장인 여자오유인이에요 ㅎ 

4살에 유아원에서부터 친구가 된 가장 친하고 오랜 친구가 결혼날짜를 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왠지 혼자 만감이 교차해서 혼자 맥주를 홀짝이다가 누구하고든 나누고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되네요 

친구 엄마는 우리가 21살 때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흡연자도 아니고, 하다못해 친구 아빠가 흡연자도 아니셨는데 진짜 뜬금없이 쉰도 되기 전에 돌아가셨어요. 빈소에서는 그냥 슬프고 친구가 안됐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그런데 친구가 정말 엄마 없는 아이?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정말 사무치게 든 적이 있는데, 친구 엄마가 돌아가시고 한 6개월? 일년 후 둘이 밥도 먹고 백화점 구경도 하자고 만난 적이 있어요.그 때가 아마 10월 초라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했는데, 친구는 정말 얇은 여름 원피스에 보온기능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얇은 가디건만 입고 나온거에요. 보통 딸아이가 터무니없이 옷을 얇게 입고 나가면 엄마가 "얘! 지금 추운데 옷이 그게 뭐니? 이 자켓 입고 나가" 이런 식으로 춥지 않게 챙겨주잖아요. 그래서 저는 바바리를 입고 나갔는데 친구는 이제 그렇게 챙겨주는 엄마가 없는거에요. 

전 친구가 추울까바 바로 백화점에 들어가서 밥을 먹고 둘이 그 안에서 구경하며 다녔어요. 친구가 겨울 코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코트를 구경하면서 다녔는데, 사실 22살에 코트 재질과 백화점 옷 가격같은걸 잘 알지는 못하니까 코트같이 비싼 옷들은 보통 엄마 조언을 듣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코트 재질이나 가격같은건 알지도 못하는 저와 다니니까 친구가 어떤게 오래 많이 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인지, 가격대비 괜찮은 옷인지 하나도 감을 못 잡는거에요. 저도 당연 잘 모르고요. 그때도 이친구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딸한테 좋은 옷 골라주셨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많이, 진짜 많이 아팠어요. 

그 날 헤어지면서 OO아 잘가~~ 이러면서 손 흔들며 친구가 멀어지는데, 가뜩이나 날씨도 추운데 저녁이 된 시간이라 애가 시퍼렇게 돼서 덜덜 떨면서 가는걸 보니 정말 너무 슬프더라고요. 

몇 년 후 친구가 어떤 놈팽이랑 약혼을 했었는데, 결혼식 날까지 잡아놨다가 진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찌질한 짓거리를 일삼는 그놈과 파혼했어요. 그 친구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사실 약혼까지 가지도 않았죠!! 친구 엄마가 그놈의 찌질한 짓거리를 보고 받는 순간 단번에 박살났을거에요 ㅋㅋ진짜 강단있는 분이셨거든요 ㅎㅎ

그렇게 마음고생하고 몇 년 후 착한 남자 만나서 올해 봄에 결혼해요~ 친구가 정말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ㅜㅜ 제가 쓴 저 위에 여름 원피스 얘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친구에게 못 했어요. 하면 울까봐 ㅠㅠㅠㅠㅠㅠㅠ괜히 애 울리기 싫어서요. 친구가 웨딩드레스 입고 사진찍은거 보니까 그날 생긱이 나서 주책맞게 혼자 너무 기쁘고 슬펐어요. 제가 지금 외국이라 친구 결혼식에 못가는게 다행인지도 몰라요. 가서 계속 펑펑 울고 있을테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신 저희 엄마가 가주신대요. 워낙 어릴때부터 가족끼리 봐 온 친구라 엄마들끼리도 친구였거든요. 

친구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주책맞게 혼자 계속 질질 울고 있네요

그냥 누구에게라도 털어놓고 싶었어요 ㅎ 오유분들도 행복하세요. 사람이 언제 어떻게 떠날지 모르니 치킨 많이 드시고 사세요

이만뿅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