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쯤 되었을 꺼다 찌는 듯이 더운 여름 날 벗을 것은 다 벗고도 짜증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여자화장실이 너무 멀리 있다는 거다 동네 남자친구들은 전봇대를 향해 힘껏 쏘아 올려 포물선 그리고도 모자라 진저리 치면서 땅바닥에 원을 그리고 쏙 집어넣는 것이다 나는 반드시 문이 있는 구석진 그곳에서 쪼그리고 앉아 오금이 저릴라치면 엉덩이를 가리고 남들이 볼까봐 주위를 두리번거리곤 했었지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나도 서서 오줌을 누우리라고 2층 다락방엘 올라갔다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이용하여 팬티를 쑥 내리고는 양손 얹은 허리 뒤로 재낀 채 저만치 땅 아래를 향하여 포물선을 그려 보았다 일부러 많이 참았었는데 힘껏 쏘아 올리고 싶었는데 그만, 가랭이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 때문에 소름끼치도록 뜨거운 눈물 그래서 女子는 앉아서 오줌을 누어야 한다 설주 오영미 시인의 글입니다. 서서 오줌 누는 女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