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캠프 마지막 날, 날씨도 좋고 바다이고 해서 모두 적당한 깊이를 발견하고는 기뻐했다. 모두옷을 갈아입고 뛰어들어 물놀이를 하기 시작했는데, 어떤 여성분은 들어가지 않고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 사람들이 같이 놀자고 권유했지만 그 분은 워낙 말 수가 적으시고 사교적이지 않은 분이라 굳이 싫다고 말씀하시는 걸 억지로 끌고 들어갈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그 분은 귀신을 보는 것 때문에 교회에 다니시는 분이셔서 어쩐지 분위기가 음침했다. 그러다가 나중에 느즈막히 온 몇 사람들이 물놀이에 함류하려고 하자, 그 여자가 유독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들어가지 못하게 하더라는 것이다.
여자- "들어가지 마세요. 위험할 거예요."
그이- "괜찮아요."
하지만 그가 들어가려고 할 때마다 얌전했던 여자가 식겁을 하며 막아섰다. 하도 난리를 피워서 결국 그는 물놀이를 포기하고 심심하게 구경만했는데 슬슬 화가 났다. 약이 오르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그는 여자가 있는 옆으로 앉아 대체 왜 자기만 물에 들어갈 수 없느냐고 물었다. 여자가 말했다.
바다에 얼굴만 떠다니는 귀신들이 잔뜩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뛰어들 때는 모두 다 멍하니, 마네킹처럼 무심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처음에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남자가 바다에 발을 담그는 순간 모두 그를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큰일 날 것 같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