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같이 친하게 지냈던 동아리 여자애한테
편지로 고백을 했는데 편지로 차였네요...ㅠ
참 서로 마음도 잘 맞고 같이 기쁜일 힘든일 많이 겪으면서 추억도 많은
만약 동성이었다면 정말 친한 친구가 되었을 그런 여자애였어요
생각도 깊고 자기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정말 최고다 싶을 정도로 잘하는
열정적인 친구,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멋진 친구였죠. 그것 때문에 제가 그녀에게 반하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처음엔 진짜 친구처럼 보였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 갑자기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고민 오래 하지 않고 고백을 했어요.
1년 반 동안 타지에서 학교 생활 하면서
나에게 넌 가족만큼이나 가까운 그런 사람이었다
요즘엔 자꾸 내 머릿속에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여자로써 네가 들어온다
이제 우리 친구 이상이면 안될까
너의 모습 너의 기분 지금보다 더 가까이서 보고 싶고
행복하나 슬프나 지금보다 더 가까이에서 그런 감정 너와 함께 느끼고 싶다
뭐 그런 내용의 아주 긴 장문의 편지를 써서 그녀 집 문 앞에 걸어뒀었어요.
나흘이나 지나서 답장이 온 내용은
너를 동아리 생활하면서 얻은 진정한 좋은 친구라 여긴다
힘들때 옆에서 항상 있어줬던 너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번 일로 너와 사이가 멀어진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다
너의 마음은 충분히 잘 알겠지만 그냥 친구로 지낼순 없을까
힘들겠지만 어색하지 않게 전처럼 지낼 수 있게 노력하자
딱 이만큼의 짧은 편지를 받았죠
사실 고백하고 답장받은지 지금은 한 달 넘은 일이에요
계속 동아리는 활동했지만 제가 일부러 그녀를 피해다녔어요
누가 Out of sight Out of mind라 했으니까요
한 3주 정도 동아리 모임에 안나가면서 그녀를 안봤어요
근데 카톡을 할때나 페이스북을 할때나
중간중간에 그녀 프로필 사진이 스쳐지나갈때마다 너무 아픈거있죠...
애써 안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는 동안에 몸무게는 6kg나 빠졌더라구요..
그녀도 저도 동아리를 아예 안나갈 수는 없는 입장이라 결국 얼마전에 동아리를 나가서 그녀를 만났어요
난 괜찮다는거 보여주려고 옷도 좀 신경써서 입고 건강한 얼굴 건강한 표정하고 나갔는데
근데 그녀가 부탁한 것 처럼 전처럼 친구처럼 지낼 수가 없었어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너무 아파서 아예 눈길조차 못줬어요
그녀가 다가오려 하면 저는 일부러 다른 사람있는 곳으로 가버렸어요
활동 마치고 뒷풀이까지 끝낼 여섯시간 동안 그녀와 눈 한 번 안마주쳤죠
아니 못마주친게 맞는 것 같네요
그녀랑 저를 포함해서 동아리 안에서 또 특별히 가까웠던 무리안에서도 제가 슬그머니 빠져나왔어요
그녀는 그 안에 있을 때는 정말 즐거워 보였거든요.. 아니면 일부러 더 즐거운 척 하려는 걸까요
답장 편지를 받은 날 밤 그녀에게 전화를 했었어요
그래 네 마음 나도 알겠다. 괜히 고백해서 네 마음 불편하게 한 것 같아 내가 너무 미안하다
그런 말을 계속 하는 동안 그녀는 그저 미안해 미안해 하는 말 뿐이었죠.
다음에 만나면 전처럼 다시 잘 지내보자 라고 서로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었는데
지키기가 너무 어렵네요..
내 마음 하나 다스리기 너무 어려워요.
페이스북에 남아있는 그녀와 내가 친했었던 그런 흔적들을 보면
내가 고백하기 전의 그녀와의 그때가 너무 그리워져요.
남녀사이에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말이 야속해져요.
난 이제 그녀의 남자친구도 될 수 없고 그녀의 그냥 친구도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이 글 쓰는 순간에도 그녀가 좋다고 전에 추천해줬던 노래를 듣고 있어요.
그녀가 이 노래를 들으면 천국에 있는 기분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요
근데 나는 여기가 천국은 아닌 것 같아요.
페이스북 접속창을 보니 그녀도 이 시간까지 깨어있네요
무슨생각하고 있을까요.
사람들은 사랑하면 망설이지 말고 고백하라고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다만 후회만 남았네요...
고백하지 말걸 그랬어요.
다만 그녀와 예전처럼 친하게 지냈던 때로만 돌아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겠지만 지금처럼 어색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이쯤에서 묻고 싶어요
이런 상황... 여러분들은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여성분들이라면 그녀의 입장은 어떨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