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 나 예뻐?
게시물ID : panic_458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mentist
추천 : 12
조회수 : 552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04/18 15:05:01
벌써 여러 차례 목격 되 여기 저기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는 여자 귀신.
그러나 이 귀신을 목격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는 사이도 아니고
아예 살면서 마주친 적도 없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여러 공포 카페에서 아직까지 그녀를 봤다는 제보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합니다..
 
 
몇일 전부터 이상한 악몽에 시달리곤 했다. 원래 기가 허약해 가끔씩은 귀신으로 추종되는
희멀건 형체를 볼때도 종종 있었으나 시달릴 정도는 아니었기에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 내게 뜻밖의 일이 나타났다.

오늘도 회사를 퇴근하고 일찍 집으로 들어와 컵라면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오늘따라 이상하게 어깨가 무거운 감도 있고 몸이 이유없이 무게감이 느껴지는 듯 하여,
침대로 기어들어가 일찍 잠에 들었다.
 
뭔가 이마에서부터 턱까지 일자로 쓸어내리듯이 스치는 부드러운 솜털같은 느낌에
잠에서 한참이나 뒤척거렸다. 이건 꿈인건가, 현실인가 하고 갈등의 기로에 사로잡혔던 나는
 
손으로 만지는 듯한 감촉이 아닌 실크와 솜털같이 부드러운 무언가의 끄트머리가 
 
내 이마에서부터 턱까지 간신히 닿을랑 말랑 스치는 희미한 느낌에 '이건 꿈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스윽. 스윽.'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이마에서 턱까지 스윽 거리며 부드러운 끄트머리가 스치는 느낌은
갈수록 더해갔고 스치는 속도는 빨라져갔다.
그 순간 내 눈은 번쩍 하고 떠졌다.
 
내 얼굴에서부터 턱끝까지 부드럽게 스쳐가는 것을 반복하던 그 것은,
내 얼굴에 닿을듯 말듯한 길고 푸석푸석해보이는 시커먼 머리카락이었다.
 
바로 눈 등을 대고 누운 채 얼굴을 마주하고 긴 머리를 풀어 헤친 왠 섬뜩한 앞에서 본 것은
천장에 보이는 여자의 시퍼런 얼굴이었다.
 
순간 소름이 쫘악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미친듯이 곤두섰다.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채 그대로 있어야 했던 나는
천장에 마주보고 매달려 머리카락을 밑으로 길게 풀어해친 채
그 사이로 눈만 내놓고 번뜩 거리며 나를 노려 보는 듯한
그녀의 새하얗게 굴러가는 흰자를 보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때 그녀의 눈은 글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말로 차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비정상적으로 또르륵 굴러가는 흰자는 마치 까뒤집어진 것 같았다.
 
그 뒤로 나는 잠을 잘 때면 항상 끝까지 자지 못하고 중간에 눈을 떠 천장을 확인하고
다시 잠들곤 한다.
 
그 날 이후로 잠을 끝까지 이어서 자본 적은 결코 없었다.
 
꼭 중간마다 눈을 떠보지 않으면, 그녀가 천장에 매달려 흰자를 굴린 채
머리카락을 길게 풀어내린 섬뜩한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후, 오늘도 어김없이 중간마다 눈을 뜨며 천장을 확인한 후
다시 잠에 들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전과는 다른 느낌. 왠지 뜨면 안될 것 같은 긴장감속에 손만 덜덜 떨었다.
창문을 열어놓지도 않았는데 밤바람이 차갑다. 어디선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눈 떠. 이년아." 
 
그때였다. 차갑고 가느다란 여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떨리는 음성. 시리게 떨리는 음성.
소름이 쫙 끼쳤다. 그때서야 눈이 확 떠졌다. 내 배 위에 올라탄 채 번뜩 거리는 흰자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녀와 마주치자 숨이 멎었다.
정말 무서울 땐 비명조차도 나오지 않는다는게 사실이었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섬뜩하고 끔찍했다.
 
귀까지 찢어진 입.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다. 관자놀이 까지 살을 잘라논것 처럼 쭈욱 찢어진 입. 
툭툭거리며 파여지고 늘어진 눈 밑에서 피가 솟구쳐 나와 내 얼굴을 중심으로 사방에 튀었다.
 
칼로 벅벅 그어져 난도질 된 얼굴. 허옇게 까뒤집어진 하얀 흰자를 굴리며 머리를 좌우 앞뒤로
꺾어대는 그녀는 미친듯이
 
"내가 무서워?내가 무서워?내가 무서워?내가 무서워?내가 무서워?어디가?내가 어디가?...."
 
그녀의 흰자만큼은 나를 똑바로 보고있는 듯 해서 기절해도 좋을만큼,
아니. 차라리 기절하고 싶을 만큼 섬뜩하고 정말 너무 무서웠다.
나는 확신했다. 이건 환상이 아니다. 꿈이 아니라고.
 
꺾는 수준이 절대 사람이라고 볼 수 없었다.
사람이 꺾을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고 90도로 180도로 꺾여 돌아가는 그녀의 머리. 
 
미친듯이 몸을 꺾으며 머리를 비정상적으로 꺾는 그녀의 입에서는 끄드득 끄드득하는
정체불명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 제발 가위이길 바랬건만. 이상하게 손가락은 잘도 움직였다.
제발. 제발. 제발. 마음속으로 제발 이란말만 되풀이했다.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끄드득거리는 틀어지는 소리는 계속해서 방 안을 가득 울렸다.
이후 그 소리가 멈추자 나는 그녀가 갔나 싶은 마음에 천천히 눈을 떴다.
 
.......그땐 정말 이미 내 심장은 아예 멎다못해 눈이 튀어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눈 앞에 바로 그녀의 얼굴이 있었다.

내 위에 올라타 엎드린 자세로 바로 내 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 댄 채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에
가려져 반쯤 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의 굴러가는 흰자...
풍성하고 푸석해보이는 시커먼 머리카락이 내 목을 덮어왔다..
 
"내 눈 어때? 눈 예쁘지 않아? 안파였어? 나 눈 안파였어? 내 눈에서 피 안나? 나 예뻐?
눈 안뒤집어졌어?나 예뻐? 나 예뻐?"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미친듯이 돋았다.
부르르 떨리는 가느다란 음성에 소름이 뻗쳤다.
미친여자같았다. 그때서야 으악!!!!!!!!하고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그 뒤로 그녀는 사라졌다.
 
자취생이었던 나는 그 일이 있은 후에도 가끔 집에서 그녀를 본다.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책상 밑에 숨어 쳐다보기도 하고 가끔은 티비 옆에 쪼그리고 앉아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앞으로 쓸어넘긴 긴 머리를 손으로 빗어내리는 그녀를 가끔씩 발견하곤 한다.
 
지금은 비록 그때의 후유증이 너무 커 정신력으로는 견디지 못해 이사를 왔지만,
정말 내 생에 가장 무섭고도 기묘한 경험이었다.

과연 내가 본 것은 단순히 환상이었을까?
 
"내 눈 어때? 눈 예쁘지 않아? 안파였어? 나 눈 안파였어? 내 눈에서 피 안나? 나 예뻐?
눈 안뒤집어졌어?나 예뻐? 나 예뻐?"
 
생생하게 귓가에 들려왔던 섬뜩한 그 목소리는 환상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듯 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