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생활중 이사를 가게 되면 가장 먼저 그 동네에서 확인하는게 슈퍼마켓이나 마트의 위치다. 내가 이사간 집의 건너편 아파트 단지 상가 지하에 동네 슈퍼치고는 제법 규모가 큰, 100평쯤은 될법한 그런 마트를 하나 발견했다.
몇달간 여기에서 물건을 사 오다가고 , 두 번 다시 가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은 몇가지 케이스를 뻘글 형식으로 적어본다.
1. 친구와 함께 들러서 장을 보는데, 달아 보이는 수입과자를 하나 고르려고 했더니 그 친구가 고개를 저으며 절대 사 먹지 말랜다. 자기 경험상 이런 과자들은 대부분 유통기한을 속여서 판다고... (이 친구는 무역항구에서 수출입 식품을 관리하는 공무원 친구다.) 그러고 보니 그 진열장 주위에는 그런 수입 과자들이 유독 많았다.
2. 가끔 그 슈퍼의 아들내미와 딸내미로 보이는 사람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는데, 둘 다 거동이 불편해 보일정도의 비만증세를 보였다. 그냥 많이 먹었다고 저 정도는 아닌 듯 싶었다. 그들의 부모는 평소에 뭘 멱였기에, 아니면 뭘 먹든지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았다. 하물며 사장 아저씨/아줌마는 자기랑 상관없는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에는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3. 요즘 집에서 냉면 끓여 먹는걸 좋아하는데, 이 슈퍼에서 사온 냉면용 메밀면 포장을 뜯었더니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냄새가 아니었다. 끓이면 괜찮아질까 싶어 끓였는데 기분만 더 상했다. 개당 천원짜리였던 이 메밀면은 박스 뚜껑만 열어 놓은채 염가로 판매되던 것이었다. (아마도 판매하는 입장에서 마진은 제일 남지 않을까 싶다.)
4. 자취인이라면 라면은 거의 주식과 같다. 역시 라면도 이 슈퍼에서 사곤 했는데, 한번은 라면을 끓이다 무심코 유통기한을 봤는데, 1주가 채 남지 않았다. 보통 라면 유통기한이 6개월 정도 되는데,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한 것을 일부러 싸게 사오기라도 하는지???
몇가지 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것만으로도 그 슈퍼에 가지 않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나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