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던파소설 - 엘븐 사가 1, 2.
게시물ID : dungeon_195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겐다즈G
추천 : 2
조회수 : 2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2/06 15:04:20

1.

내 이름은 제이, 엘븐가드의 변두리에서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소년이다.  베테랑 사냥꾼인 이이 형의 실력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나름 

근방에서 알아주는 숙련자인것이다. 물론 몬스터라도 나오면 줄행랑을 쳐야겠지만, 그건 어떤 사냥꾼이라도 다 같은 처지이기에 딱히 부끄러워 하거나 숨길일은 아니다. 옛말에도 있지. '고블린 열마리면 호랑이도 안무섭다.' 고블린 한 마리쯤이야 시간을 들이면 죽일 수야 있겠지만, 고블린은 무리를 지어다니는 몬스터인데다가 고블린이 있으면 근처에 타우나 루가루들도 있을 확률이 높으니 그 날 사냥은 쫑내는 것이 현명한 행동인 것이다. 그래도 몬스터만 아니라면 왠만한 동물은 다 사냥 할 수 있다. 토끼, 늑대, 사슴, 멧돼지 등등... 가끔 운이 좋

다면 호랑이 까지도 모두 내 자랑스러운 타우 각궁으로 꿰뚫어 버린다. 

 그리고 요즘엔 죽은 몬스터의 뼈나 가죽같은 부산물을 얻을 수도 있다. 몬스터의 사체는 마법사나 연금술 길드 같은 곳에서 비싸게 거래되기에 한번에 이 삼주의 생활비를 벌수가 있기 때문이다. 모험가니 하는 녀석들 덕분에 한 번 돌아다니면 꽤나 짭잘하게 벌린다. 듣자하니 모험가들은 고블린은 물론이고 타우의 왕까지도 쉽게 쓰러트린다고 하던데 그게 헛소문이 아니라면 정말 인간인가 싶을정도의 능력이다. 죽었다 살아나기라도 하는 것일까?

 모험가들은 엘븐가드의 중앙광장에 득실거린다. 그도 그럴것이 매번 고블린 무리에게 잡혀가는 세리아와 왠지 그럴때마다 새로운 모험가들이 세리아를 구출하면서  중앙광장에서 그들의 모험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 중앙광장의 대장장이 라이너스씨가 가끔 말해주시던 비명굴에 들렀다 오는 모험가들도 있어서 사람들이 많은게 당연한 일인 것이다. 나는 장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쪽에서 장사를 한다면 꽤 많이 벌 수 있을거다. 나도 항아리나 머리에 쓰고 육포나 팔아볼까?

" 제이, 오늘 라이너스씨한테 가는 날 아니야? "

" 응. 지금 갈꺼야. 그것보다 이이형, 광장에서 장사하면 꽤나 벌릴것 같지 않아? " 

" 장사는 할 줄 알아? "

" 아니. "

" 그럼 관둬. 그렇게 사람이 많은데 장사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 다 이유가 있는거야. "

" 왜? "

" 우선 모험가들은 별로 돈을 안써. 자기들끼리만 거래하고 우리에게는 정말 쥐꼬리만큼 쓰지. 이게 첫번째. "

" 두번째는? "

" 만약 쓴다해도 들어오는 돈이 작아. 막 모험을 시작한 모험가들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어. 차라리 사냥을 해서 벌어먹는게 더 잘먹혀. "

" 흠.. 세번째는?"

" 세번째는.. 아차,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난 로톤씨에게 다녀올게. 고블린 뼈랑 타우뿔이 쌓였거든. 그리고 웨스트 코스트에도 따로 

볼일이 있으니 모레쯤에 올 거야.  나 없는동안 잘 챙겨먹어. 그럼 간다."

" 다녀와."

세번째는 말해주고 가지. 궁금하게.

" 아, 나도 헨돈마이어에 놀러 가볼까?"


벽에 걸려있는 각궁과 화살통을 챙겨 집을 나왔다. 경첩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문이 닫혔다. 기름도 사와야겠군. 이십분 쯤 걸어가

니 사람들이 많아졌다. 광장에 도착한 것이다. 나는 모험가들의 인파를 뚫고 라이너스씨 앞으로 걸어갔다.

" 안녕하세요. 세리아는 몇번째인가요?"

" 오오, 제이. 벌써 수리하러 왔냐? 오늘은 벌써 25번째구나."

" 저 쯤 되면 고블린이랑 인사도 할 사이같은데요."

 각궁을 라이너스씨에게 맡기며 수많은 모험가 사이에 있는 세리아를 보며 말했다.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않는 진풍경이다.

" 세리아가 들으면 화낼걸?"

" 샤우타가 고블린한테 형님하겠네요."'

" 글쎄, 샤우타가 세리아에게 형님 할거 같은데? 화내면 무서워."

" 그래요? 언제 화내게 했는데요?"

" ...  꽤나 험하게 썼네. 이러면 다음부턴 안만들어준다?"

"..뭐, 명심할게요."

몇 년 전 우연히 얻은 타우뿔을 팔기가 아까워 제작을 부탁한 것이 지금의 활. 이런 시골의 대장장이 치고는 솜씨가 좋은 라이너스 씨이기

에 가능한 품질이다. 보기엔 칠칠맞은 아저씨지만.

" 이이는 어디갔냐? 본 지 꽤 된거 같은데. "

" 로톤씨한테요. 모레쯤에 온다던데. 나는 뭐하지."

" 할 일은 있냐?"

" 음.. 아뇨."

" 그럼 내 심부름이나 해. 웨스트 코스트까지 물건 하나만 배달해줘."

" 예? 웨스트 코스트는 좀 먼데, 근처에 돌아다니는 모험가들 시키죠? "

" 저것들은 너보다 돈을 더따져. 이거 수리비 면제 해 줄테니 다녀와."

어쩔 수 없이 짐을 떠맡아버렸다. 어차피 할 일도 없긴 하지만. 수리가 끝나는데로 바로 출발하기로 하고

세리아의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고블린에게 납치되지 않은 듯 의자에 않아 책을 보고있는 세리아를 볼 수 있었다.

" 세리아. 집에 있네."

" 아, 제이씨. 안녕하세요."

" 나 웨스트코스트에 다녀올건데 부탁할 거 있어?"

" 음.. 아, 중간에 칸나에게 이 편지를 전해주시겠어요? 돌아오시는 

길에 전해줘도 되요."

" 음. 알겠어. 다른 건 없지? "

" 네 고마워요."

" 그럼 잡혀가지 않게 조심하라고."

세리아는 내 말에 약간 쓴웃음을 지으면서 편지를 건냈다. 과연 오늘 하루 얼마나 더 잡혀갈까.

대장간에 가자 라이너스씨가 날 기다리고 있었던 듯 내 각궁을 흔들며 날 불렀다. 반대쪽 손에는  검은 나무상자가 들려있었다.

" 이걸 웨스트 코스트의 카곤이라는 대장장이에게 부탁할게. 알지? 그 흑요정 말이야."

"예,  한 두번 지나간 적은 있으니까요."

" 그럼 다녀와. 거기서 주는 물건이 있으면 받아오고."

" 오는 길에도 받아와야 할 물건이 있나요.."

" 없을 수도 있으니 걱정마. 만약 있어도 그쪽에서 따로 보수를 줄 거야."

" 에휴. 알았어요. 그것들이나 주세요."

나무 상자를 들어보니 꽤나 묵직했다. 아마도 금속이 들어있을 것이다. 연장같은 것일까.

나는 상자를 등에 매고 허리에 각궁을 차며 수많은 모험가들을 헤쳐나가 헨돈마이어로 향하기 시작했다.


2.

 웨스트 코스트는 이 근방에서 가장가까운 바다가 있는 도시인데다가 천계라는 곳과의 연결도 겸하고 있어 핸돈 마이어와 더불어 가장 번화

한 지역중 하나이다. 펄 해안의 모래알만큼 많은 모험가들과 장사꾼, 거기에 무법자나 사기꾼들도 있어 복작거리고 활기찬 도시다.

하늘성이라는 곳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몇몇 모험가들에 의해 지금은 그 잔해만 남겨져 있어 주변 지역사회의 훌륭한 돈줄로 전락해버렸다.

핸돈 마이어도 그렇지만 웨스트 코스트에는 훌륭한 대로가 깔려져있다. 핸돈마이어에서부터 하늘성 잔해를 끝으로 이어지는 중앙로를 중심으로 웨스트 코스트 내의 편의시설이 있는곳이라면 어디든 깔려있다. 

이런 길들은 모험가들이 늘어나기 전에는 귀족이나 대상인, 몇몇의 허가를 얻은 자만(통행료)이 다닐 수 있었지만, 점점 늘어나는 모험가들

을 하나하나 검문하기도 힘들고, 모험가들로 인해 얻는 수익이 훨씬 많아 제한을 풀었다고 라이너스씨가 들려주었다. 사족이지만 라이너스

씨는 예전에는 자신이 통행료를 내지 않고도 중앙로를 거닐었다고 한다. 뭘 하던 사람이었을까? 이런 중앙대로에는 상점가를 비롯해 대장

간도 자리해있는데 이 대장간 거리에서 가장 위치기 좋은곳이 바로 흑요정 카곤공의 대장간이다. 카곤공은 흑요정이긴 하나 인간의 사이에서 큰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고 또 그 솜씨도 쓸만하여 일부 기술자에게만 붙는 '공'의 호칭이 허가된 자다. 마찬가지로 같은 흑요정인 

샤란공도 마법길드장으로 마법을 하나의 기술로 취급하여 호칭이 허가된 사례이다.대장간이 가까워지자 망치가 내려쳐지는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나중에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꽤나 바빠보이는것 같으니 나중에 다시오자.


 망치소리가 멀어질 때 쯤 불청객들이 길을 막아섰다. 그것도 셋씩이나. 둘이라면 쉬울텐데 둘을 약간 버겁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수쥬출신의 스트릿 파이터들이다. 수쥬에서 온 자들은 정중한 사람도 많지만 가끔 이런 삐뚤어진 사내 한둘은 있다. 이것들은 셋이지만. 이렇게 죄없는 주민을 핍박하는것 보니 모험가는 아니라고 생각되니 일단 대화를 시도해본다. 대화는 참 좋은 수단이다. 같은 인간끼리 육체의 마모가 없이 서로의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참 고상한 싸움이 아닌가.

" 용건은? "

" 돈내놔. "

" 없는데요? "

" 등 뒤에 있는거라도 놓고 꺼져. "

협상 결렬. 역시 대화는 인간끼리 하는거다. 나는 허리에 찬 각궁에 손을 뻗으면서 저 세 마리의 짐승들을 도발할 말을 준비했다.

" 야 이.."

" 야 이 육시럴 것들아. "

 어디선가 내가 내뱉을 말이 들려왔다.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었는데 마치 내 입이 내 몸에 붙어있지않고 공중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었다.그러자 녀석들은 소리가 들린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기엔 한 모험가가 서있었는데, 한 눈에 봐도 모험가라고 알 수있을 정도로 괴상한 차림새에 진귀해 보이는 창을 들고있었다.그 모험가는 그러고도 몇 분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욕지거리들을 배출해냈고 어느정도 중복되는 표현이 많아졌을때 쯤 꺼지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 녀석들도 모험가인것을 눈치챘는지 서로 눈빛을 나누고 자리를 떴다. 나는 어쨌거나 저쨌거나 일단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모험가를 내려다 보았다.

"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네요. "

" 아, 그래? 그럼 등 뒤에 맨 상자놓고 꺼져. "

아 젠장. 이것도 강도였군.

" 이건 배달할 물건이라서 드릴 순 없는데요. "

" 누구한테 가는거야? "

" 대장장이이신 카곤공에게요. "

" 아아 카곤? 그럼 별거 없겠군. 그럼 대장간까지 같이 가줄게. 이 창도 수리를 좀 해야하니깐. 아, 보수는 됐어."

지금은 일하는 중이라 나중에 다시 찾아가려했는데.. 뭐, 그냥 물건만 전해주고 오자. 이 모험가의 성질을 건드려서 좋은일 하나 없을듯하니. 뭔진 몰라도 이 상자속의 물건은 그리 큰 가치는 없는 물건인것 같은데 이런 물건으로 강도가 꼬인것과 이런 하늘높은줄 모르고 사는 모

험가의 눈에 걸려버린 짜증을 한데 담아내서 대답했다.

" 아주 감사해서 돌아버릴것같네요... "


 다시 돌아오니 망치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장간 앞에는 커다란 망치를 내려놓고 그 위에 앉아있는 카곤공이 있었다. 카곤공은 대장장이답지 않게 가는 몸을 지닌 미청년의 모습이었지만 그는 사실 라이너스씨나 연금길드의 로톤씨보다 더욱 늙은 몸이다. 흑요정이란 종족이 인간과는 확실히 다른 종족임을 절절히 느낀다. 카곤공은 우리를 발견하자 망치에서 일어나 손잡이를 잡아들었다.

" 왜 왔어? "

" 라이너스씨 부탁으로 배달왔어요. "

" 그래? 그럼 짐은 저기 내려놓고 꺼져. "

오늘은 왠지 꺼지란 말을 자주듣는 날인 것 같군. 나는 지체없이 대장간에서 꺼지기로 했다.

" 야, 꺼지라고 진짜 꺼지냐? 새끼.. 물이나 마셔. "

" 감사합니다... "

과연 흑요정, 인간과는 다른 화법이라 짜증난다. 공은 이제부터 붙이지 말아야지. 

" 근데 너는 뭐야? 수리야? "

" ㅇㅇ "

" 사만삼천이백십골드다."

" 비싸! "

" 비싸! "

저절로 소리가 튀어나올정도로 비싸다. 내 각궁도 천골드는 넘지않는데. 호밀빵이 몇개야? 모험가는 내쪽을 살짝 째려보더니 수리를 의뢰했다. 보기와는 달리 씀씀이가 크군, 이 꼬마. 카곤의 손이 움직여 창의 수리가 끝나는 것은 일초도 걸리지 않았다. 모험가들의 수리는 언제나 저런식이다. 어떤 원리로 행해지는지 전혀 모르겠다. 모험가는 창을 공중에 띄우고 카곤에게 수리비를 내밀었다. 카곤은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골드를 조금 꺼내 나에게 건냈다.

" 심부름값이다. 받아. "

" 아.. 감사합니다. "

보수는 이미 받았지만 주는것을 거부하는 손이 없기에 그냥 받았다. 그 모습을 보던 모험가는 나에게 말을 걸려는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 꼬맹이가 이걸 뜯어내려는 속셈은 아니겠지?

" 헤이, 너. "

" 왜? "

" 왜 갑자기 말을 놓아? "

" 나는 만나고 5분 지나면 말놓아."

" 뭐 상관없나. 아무튼 넌 심부름꾼이야? "

" 아니. 그냥 사냥꾼인데. "

" 흠.. 그래? 뭘 좀 시키려했더니. "

약간 솔깃해진다. 모험가의 의뢰는 꽤 벌이가 짭짤하기에 내 능력 안이라면 하는것이 도움이된다.

" 오늘 안에 해결되는 일이라면 할 수 있지. "

" 응응. 오늘 안에 할 수 있어. 할래? "

나는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모험가는 생긋 웃으면서 말하였다.

" 나는 유아. 네 의뢰주의 이름이니 잘 기억해둬. "

" 제이. 엘븐가드의 별 볼일 없는 사냥꾼. 기억하지 않아도 돼. "

이렇게 내인생 가장 운이 더러웠던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