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귀가 예민합니다.
오후 12시부터 샤워를 시작했어요.
말이 샤워지 거의 목욕 수준이에요.
두 시간 가까이 씻었거든요.
한 시간 쯤 씻었나..?
아버지가 택시기사신데 주간 하실 때라
점심 드시러 집에 오시거든요..
저는 그 때 핸드폰으로 음악 틀어놓고 씻고 있었어요.
근데 현관문 잠그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당연히 아빠가 오셨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엄마도 일 나가셔서 집에 저 말고 아무도 없었기에
냉장고 문 열고 가스 밸브 열고 가스레인지 켜는 소리까지 들었거든요.
저는 당연히 다 드시고 싱크대에 그릇 담그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분명 다음 순서는 나가시기 전에 화장실을 들르시거든요.
근데 예상과는 다르게 30분이 지나도 기척이 없는 거예요.
이상하다 싶을 때,
"아빠 나간다~"
하는 소리도 들었어요.
뭐 그냥 나가시나 보다 했는데
다 씻고 밖에 나와서 싱크대를 확인했는데
눈 씻고 찾아봐도 밥 먹은 흔적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혹시 해서 가스레인지에 있는 냄비에 손도 대봤는데
차갑기만 하더라구요.
과연 제가 들었던 소리들은 무엇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