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시간들을 위하여
창고의 구석, 작은 서랍 속에는 우리들의 삶이 담겨있다.
낡고 해진 기억들은 곰팡이 향이 난다. 그러나 그곳에는 우리들의 소중한 삶이 담겨있다.
동네 형에게 딴 왕 딱지가,
아롱아롱 추억이 박힌 유리구슬이,
똥 모터를 단 미니카가,
상할세라, 사진첩에 고이 보관한 따조들이,
포켓몬 스티커가, 반짝반짝 윤기나는 공기가, 동서남북 벌칙이 적힌 색종이가,
서랍 속에 우리는 말뚝박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 재비뽑기를 하거나 스카이콩콩을 탔다.
그곳에 우리는 언제나 어른이 되길 꿈꿨고, 만화영화를 보거나 별을 보며 꿈을 키웠다.
그곳에 우리는 언제나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곳에 우리는 언제나 살아있었다.
그곳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곳에는 삶이 살아있었다.
그곳에는
그곳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곳에는
영영 돌아갈 수 없는 그곳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