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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을 지우고 간 사람들..
게시물ID : humorbest_459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惡。상현
추천 : 24
조회수 : 2320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6/26 01:01:32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5/02 20:23:28
나는 어릴 적에 어머니에게서 만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머니는 신혼 시절을 이민단 학교의 선생인 아버지와 함께 만주에서 지내셨다고 한다.

그 중에도 나이가 들면서 늘 새로워지는 것은 마적에 관한 이야기다.

그 이야기들이 늘 새로워지는 것은 그 마적이 다름아닌 독립군이기 때문 일 것이다.

특히 여자 마적의 이야기는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늘 나에게 힘을 주어 왔다.

광대한 만주 벌판에는 거대한 돌산들이 듬성듬성 있는 모양이었다.

독립군들은 이돌산을 근거로 유격활동을 하는데 마적은 이 소규모 유격대를 통상 일컫는 말인 듯싶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이 되면 이 소규모 마적단에 대한 일본군의 토벌이  시작되는데, 아이를 업은 아낙네들이 총을 난사하고는 비호같이 눈 쌓인 바위산을 뛰어올라 사라져 버린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아낙네들이 궁둥이에 대나무빗자루 같은 것을 달고 다니는데 도망갈 때 궁둥이를 흔들면서 바위산을 뛰어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면 발자국이 지워지고 그 위에 금방 눈이 덮여 찾아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창밖에 눈이 내리고 쌓인 눈 위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꽁지 긴 새가 앉아 있었다.

새는 긴 꽁지를 까불거리며 무언가를 쪼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긴 꽁지가 눈 위에 희미한 발자국을 지우고 있었다.

나는 퍼뜩 어머니가 이야기해 주던 아낙네들을 떠 올렸다.

그렇다.

그것이 우리의 역사다.

자기의 발자국을 지우고 이름 없이 사라져 간 그 무수한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의 역사를 만들고 가꾸고 우리의 역사를 빛 속으로 떠밀어 올린 사람들인 것이다.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中>> ,김진경, 푸른나무




  
   

  짧게나마 소감을 쓰던 중..

  독립군들..독립군님들...독립군여러분들..독립군일원들..

  올해 20살이 되면서 그분들을 어떻게 불러야할지도 

  더듬거렸습니다.

  이런 제 모습이 너무나 한스럽고 부끄럽기만 합니다.

 


  우리를 대신에 피를 흘려주신 분들께 
  
   짧게나마 인사를 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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