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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업㉥]그사람 이라는 나무..
게시물ID : humorbest_459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이업ㅂ다
추천 : 15
조회수 : 1617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6/26 01:17:53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6/03 00:03:39
 알아주지 않는 공허한 마음 가운 한 가운데에

그 사람이라는 나무가 자랐습니다.

다가가고 싶지만 

너무도 여린나무였기에

너무도 작은 나무였기에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나무야, 넌 정말 여리구나"

"그래. 아직 나는 차갑거든"

"차갑다구?"

"그래. 나는 아직 차갑고 작고 여려"

"지켜줘도 되겠니?"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난 아직 차갑거든"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면

그 나무의 걱정이 앞서 자꾸 나무를 보게 됩니다.

나에게 시련이 닥쳐와도

그늘을 찾고싶어 자꾸 나무를 보게 됩니다.




나무가 자라고... 꽃이피기 시작했습니다.

더이상 나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도 나는 나무를 안아주었고

나무는 무더위에 지친 나를 감싸주는 그늘이 되었습니다.



겨울입니다.

어쪄죠.. 어찌할까요?

잎은 지고 나무는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이리와, 그늘에서 쉬렴"

".. ... 미안해... 나 지금은 매우 추워"

"그럼 날 안아주렴. 나도 무척 춥단다"

"... 미안해... 아직 비는 내리지 않아. 그리고 네 몸은 매우 차가워"



나는 그렇게 나무의곁을 떠났습니다.




눈부시게 하얀.. 아니, 무섭도록.. 고통스럽도록 차가운 눈부신 눈이

그리고 얼음이 녹아가는 계절이었습니다



"보렴. 나에게서 예전에 떠나간 잎들이 다시 피어나고 있단다"

".. 그래"

"기뻐하지 않는구나.. 그늘이 되어줄께 여기서 쉬렴"

"미안.. 아직 나는 추워"

"왜 추운거지? 아니, 내 몸은 왜 차가운거니?"

"... 너에비해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가 아닐까?"

"... .... 뜨거운것 옆엔.. 따뜻한것도 차갑게 되는거니?"

"... ..."

"따뜻한것 앞에선 시원한것은 차갑게 되는거니?"

"그만.."

"그렇다면 난 너에게 어떤 존재니? 너에게 아니, 이 자리에 구속된 나는
도대체 너에게 어떤 존재니? 그저 따사로운 태양 아래 차가운 존재니?"

"그만해!"




나는 나무앞에서 그만 울어버렸습니다.

차가운것은 싫었습니다.

더이상 차가워지기도, 차가운것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그 사람이라는 나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어쩌죠.. 어찌할까요..?

여름이 되어도.. 가을이 되어도..

따사라운 햇살 아래 시원한 존재도 이젠 다가갈 수 없게..

제자리가 되었습니다...

어쪄죠.. 어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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