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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스탈린의 유사성
게시물ID : sisa_3580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잭규
추천 : 6
조회수 : 805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3/02/07 03:47:37
첫째가 투자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고투자입니다. 스탈린이 당시 국민소득 대비 투자율을 28%로 높였는데, 이게 당시 세계 기록이었습니다. 스탈린은 투자율을 엄청나게 높였고, 그 대신 그 대가로 치른 것이 뭐냐? 소비의 희생입니다. 국민들, 특히 농민들이 많이 굶주렸습니다. 그러니까 주린 배를 움켜잡으면서 고투자를 해서 경제 고성장을 가져왔던 모델입니다. 스탈린 시대에 많은 사람이 굶어죽었습니다. 대단히 잔인한 정책인데요, 어쨌든 공업화를 단기간에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 때 당시의 투자율 28%를 깬 나라가 지금까지 별로 없는데, 그것을 깬 나라들은 주로 동아시아에서 나옵니다. 일본, 그리고 한국, 대만…. 아시아의 4마리의 용, 호랑이라고 불리는 이 나라들이 그 기록을 깨게 됩니다. 박정희 모델도 고투자라는 점에서 스탈린 모델과 비슷합니다.

두 번째가 중공업 우선입니다. 스탈린은 극단적인 중공업 우선 정책을 밀어붙였습니다. 당시 소련에서는 유리창은 깨지고 칫솔은 부족한데 탱크나 중공업은 아주 막강했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불균형 정책으로 경제를 끌고 갔습니다. 박정희 모델도 1970년부터 당시로서는 무리하게 보일 정도로 중화학공업 육성책을 강행했습니다. 양국이 똑같이 부국강병 정책을 썼고, 이 부국강병 정책의 핵심이 중화학 공업화에 있었다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세 번째가 대기업 중심인데요. 중소기업을 무시하고 그 희생 위에서 대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 겁니다. 소련은 아예 중소기업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대기업 우선이었습니다. 스탈린이 '달에서도 보일 정도로 큰 공장을 지어라'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는 대기업주의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한국도 중소기업을 거의 도외시한 채 대기업, 재벌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갔습니다. 그로 인한 폐해가 지금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신음하고 있는데 대기업은 훨훨 세계시장을 누비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됩니다. 이것은 박정희 시대의 유산입니다.

네 번째 공통점은 이 모델들은 둘 다 처음에는 잘 나갔는데 20~30년을 고비로 더 이상 잘 나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게 한계입니다. 소련도 1960년까지는 잘 나갔습니다. 1960년에 마침 흐루시초프가 유엔(UN) 총회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우리가 앞으로 미국을 매장시키겠다, 소련 경제가 미국 경제를 매장시키겠다, 전쟁으로 무기로 매장시키는 게 아니라 경제적으로 매장시키겠다" 라고 큰소리를 치면서 흥분해서 자신의 구두를 벗어 연단을 막 내리치면서 연설을 했습니다. 그 정도로 자신에 차 있었는데요. 그러나 공교롭게도 1960년부터 소련 경제가 내리막길로 들어가고, 그 뒤로 성장률이 뚝 뚝 뚝 떨어졌습니다. 1980년대에 오면 소련 경제가 완전히 회복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 글라스노트(개방정책) 등 여러 가지 개혁을 한다고 했지만, 환자의 병이 이미 너무 깊어서 회복을 하지 못 하고 사회주의는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박정희 모델도 20~30년 잘 나간 겁니다. 하지만 계속 잘 나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왜 스탈린 모델이나 박정희 모델이 처음에는 잘 나갔는데 계속 못 나가는가?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두 모델이 하나는 아주 좌파고 다른 하나는 아주 우파입니다. 스탈린은 좌파고 박정희는 우파인데요. 그러면서 둘 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동원 체제입니다. 둘 다 국민경제의 모든 자원을 단기간에 총동원하는 그런 체제를 갖추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비민주적이고, 명령과 억압에 의한 체제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나갑니다. 사람들이 움직이죠. 하지만 그게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양적 성장 단계가 끝나고 추가적인 양적 성장 생산요소의 투입이 불가능해지면 -이를테면 농촌의 노동력도 다 도시로 올라오면- 그 때부터는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됩니다. 그러자면 생산성 향상이 있어야 되는데, 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가장 필수적인 것이 창의적인아이디어, 조직의 유연성 등과 같은 것입니다. 이게 안 되는 겁니다. 이 체제 자체가. 스탈린 체제도 안 되고 박정희 체제도 안 됩니다. 민주주의를 억압했으니까요. 다시 말해, 조직이 유연하게 움직이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발상과 토론을 하는 문화, 이런 것이 안 돼 있으니까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이 한계에 부딪치고 그래서 고장이 나는 겁니다. 그래서 이 체제는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나는 체제'입니다. 그렇게 해서 스탈린 체제도 무너졌고, 박정희 체제도 종언을 고한 것입니다.

지금도 박정희에 대해 향수를 갖고 그 때가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체제입니다. 하는 데까지 하다가 그냥 끝난 겁니다. 더 이상 회복할 수 없고,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사실, 지금 이 시대의 자유로운 공기를 맛본 사람이 60~70년대 유신시대로 돌아가서 살아보라고 하면 아마 한 달도 못 살 거예요. 그러면서도 그 때가 막연히 좋았다고 생각하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표 1>입니다. '박정희 때 경제가 좋았다', '박정희가 경제는 살렸다'고 하는데, 제가 최근에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표 1> 역대 정권의 부동산 성적표
▲ ⓒ프레시안

이 표는 역대 정권의 부동산 성적표입니다. 보시면, '정권 초기의 전국 땅값 총액'이 나오고, 그 다음에 '정권 말기의 땅값 총액'이 나오고, 그 다음에 그 차액이 나오는데 바로 이것이 '지가 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이라고 파악합니다. 연평균 지가상승률을 보시면 이승만 때 21%, 박정희 때 33%, 전두환 14%, 노태우 17%, 그 다음부터 뚝 떨어집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에 와서는 마이너스(-) 또는 4.5%입니다. 최근 '노무현 정부 들어와서 땅값, 집값 올랐다'고 아우성이고, 민심이 아주 흉흉했습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 때의 땅값 상승률은 4.5%입니다. 만일 지금의 국민들이 노태우, 전두환, 박정희, 이승만 시대의 그 '땅값 폭등 시대'에 거꾸로 갖다 놓는다면 살 수 있을까요? 폭동이 일어날 겁니다. 그런데 과거는 다 잊어버리고 현재에 대해서는 굉장히 인내가 없어진 것이지요. 사람들의 참을성이 없다는 것을 이 표를 통해서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값이 폭등한 것이 박정희 시대입니다. 집권 기간 동안 '생산에 의한 국민소득 대비 불로소득'을 비교했을 때, 다른 정권들은 다 불로소득이 크긴 하지만 그래도 100% 이내입니다. 그러니까 배보다 배꼽이 작은 거지요. 박정희 때는 배꼽이 배보다 2배반이나 큽니다. 248.8%, 여러분, 이 숫자 보이십니까? 불로소득이 생산소득의 2배반이 됐던 이 기막힌 시대, 이게 박정희 시대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살기 어려운 거예요. 성장률은 9.1%로 제일 높습니다. 이 성장은 대폭 깎아서 봐야 됩니다. 왜냐? 불로소득 거품경제가 판을 치고, 가진 자들은 더욱 더 갖고. 강남 개발 같은 것을 통해 얼마나 많은 천문학적인 돈이 가진 자들의 수중에 들어갔습니까. 반면에 집 없는 서민들은 그 때에도 집이 없었고요, 피해자들입니다. 이 거품경제의 원조가 박정희고, 그 사람이 경제를 살렸다고 한다면 큰 오해입니다. 이제 박정희를 똑바로 봐야 합니다. 이 사람이 올린 땅값 때문에 지금도 우리가, 우리 국가 경쟁력이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비싼 땅값 때문에 국내에서 공장을 할 수 없어서 중국으로 갑니다. 중국에 가는 이유는 -임금이 10분의 1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곳의 땅값이 한국 땅값의 40분의 1이니까요. 지난 40~50년 동안 어떤 대통령이 가장 무책임하게 땅값을 폭등시켰는가? 박정희가 전국 개발했죠, 전국 다니면서 테이프 끊고 기공식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땅값에 대해서는 완전히 방치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동산 값을 폭등시킨 이 책임을 우리가 엄중히 물어야 하는 겁니다. 개발주의, 단기실적주의, 테이프 끊고 잘했다 박수 칠 일이 결코 아닙니다.

최근에 이명박 후보가 청계천 또는 대운하, 즉 개발주의 토건국가를 들고 나왔는데 이것은 박정희 모델입니다.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이런 옛날식 패러다임을 갖고서 어떻게 21세기 국제경쟁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흔히 군부정권 또는 독재정권이 '독재는 했지만 경제는 잘했다'고 합니다. 경제성장률을 보고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지요. 당시 성장률은 9.1%(박정희), 8.7%(전두환), 8.3%(노태우)입니다. 그 뒤에 오는 정권들 보십시오. 7.1%(김영삼), 4.2%(김대중), 4.2%(노무현)로 성장률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경제발전 초기에는 원래 잘 나가는 겁니다. 중국도 지금 경제성장률 10% 하지요, 그런데 계속 10% 못 합니다.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 사람들이 한 경제성장이란 결국 전국을 개발해서 -개발주의 토건국가로- 땅값 올려서, 그 부담은 뒤에 오는 정권, 뒤에 오는 후손들한테 두고두고 떠넘기면서, 자기 임기 중 생색을 낸 겁니다. '외상경제'지요. 따라서 이것은 깎아서 봐야 되는 것이고요. 다시 말해, 군부정권의 경제성장률은 대폭 할인해서 봐야 된다는 겁니다. 뒤에 오는 정권들은 땅값을 올리지 않고 신중하게 경제를 운용한 것이기 때문에 깎을 게 없는, 그대로 받아들 수 있는 성장률입니다. 이제 우리가 이 점을 인식하고 '민주 인사들은 경제운용에 실패했다'는 최근의 이 잘못된 유행어에 그대로 넘어가면 안 됩니다. 책임 있게 경제를 운용한 사람은 역시 민주 인사들입니다. 군부정권들은 대단히 무책임하게 자기 임기 중에 실적 내기에만 급급했지 그 뒤에 오는 책임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당시 물가 많이 오르고 땅값 많이 올라서 지금도 우리나라 물가가 세계적으로 비쌉니다. 세계에서 땅값이 제일 비쌉니다. 왜 이렇게 됐습니까? 이 문제의 뿌리를 근원적으로 찾아 들어가면, 바로 이 '경제 살렸다'고 하는 군부정권들한테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71010142519&Section=

군부독재의 경제성장의 오류를 날카롭게 지적한 글이니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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