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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침주의] 나의 파란만장한 군생활 (초 스압)
게시물ID : military_14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전장의네오
추천 : 31
조회수 : 187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2/07 21:58:51

여친이 음슴으로 음슴체..

 

난 02년 군번으로 군대를 다녀왔음.

306에서 운좋게 모 사단으로 빠져서 사단신교대를 입소했음.

훈련소 조교가 말하길

 

"요즘은 구타 및 가혹행위가 모두 사라졌으니 너희들이 개념찬 이등병이 된다면 행복한 군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이 구라였다는걸 그때 알았어야 했는데..

 

그렇게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자대를 배치받은 나는 부푼 꿈에 들떠 있었음..

우리 대대는 사단 직할대대로, 중대원 약 60여명의 소규모 부대였고

장교라고는 정훈장교, 중대장, 대대장 뿐이었음.. (타 중대도 있었지만 그쪽은 멀리 떨어져 있어 아저씨나 마찬가지..)

 

나는 작전병 주특기를 받았고 얼굴에 어리버리라고 써있는 이등병은 나의 사수가 왜 2명인지조차 궁금하지도 않았음

무려 그 두명의 사수는 둘 다 병장 3호봉...

이유인즉, 지통실에 근무하는 두명의 병장이 동기라 둘 다 제대할 날이 다가오는데 중대에 들어온 신병 3명 중에 그나마

컴퓨터 타자라도 칠 줄 아는건 나 뿐이라 나만 배속 받은 거였음..

 

지통실에 근무해본 분들은 다 알거임..

거기서 뭘 하는지..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1인 3역을 해야함..

난 두명의 사수에게 작전, 정보, 교육, 정훈, 통신을 다 배웠음..

 

지옥은 그때부터 시작했음.

신병대기가 풀린 3일만에 새벽 2시에 불려나가 이유없이 구타..

나중에 알고보니 날 때린 그 상병이 내 아버지군번 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부대원이 60명이지만 한 10명 가량은 늘 휴가

50명의 인원으로 부대를 돌릴려면 완전 개말년 말고는 다 일을 해야함..

그런데 육사 출신이라는 대대장은 중령(진)을 달자마자

미쳐서 연못을 만들겠다고 선포했음..

 

대대적인 인원이 낮에는 작업에 투입되었고

짬이 안되는 나는 낮에는 작업, 밤에는 인수인계를 받기 시작했음

점호 이후부터 시작되는 주특기 일과는 새벽 1~2시나 되야 끝나고, 그리고 근무를 다녀오면 새벽 4시..

난 3개월간 하루에 3시간 이상 자본적이 없음..

다크서클은 무릎까지 내려오고 정신은 계속 몽롱함.

그리고 잠을 못자니 진짜 살이 좍좍 빠짐.

입대할때 몸무게가 100키로였는데 100일 휴가 나가기 몸무게가 74키로였음 (뻥 아님)

 

그렇게 어느샌가 연못은 완성이 되어가고 마지막 작업날

연못 둘레의 바위를 맞추던 나와 중사 1명만이 남아 있었음

바위를 놓고 이리 저리 돌려서 아귀가 맞는걸 찾는건데 거기에 내 새끼 손가락이 끼어 멧돌처럼 갈렸음..

 

사실 아픈건 잘 몰랐고, 피가 뚝뚝 떨어지길래 어어 이러고 있는데

그 중사가 날 반쯤 집어들고는 자기 차에 태워서 사단의무대로 고고..

거기서 봉합수술을 한 나는 2주간의 입실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했음..

그때 만난 의무대 정형외과 말년 대위가 내 인생의 은인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음

 

2주간 입실을 마치고 나와서도 내 생활은 바뀐게 없었음

작업, 일, 빵빠레, 근무.

그러다 어느 날 도로 경계석 작업을 하다가 나는 무릎을 움켜쥐고 쓰러졌고

사단 의무대로 가보니 무릎이 작살난건 아니지만 안좋은 상태라고 조심하라고 함.

그때 우리 부대는 유격훈련이 예정되어 있었고, 무릎이 안좋으니 조심하라고 하니까 난 군의관에게 물어봤음

 

"저 유격간다는데 말입니다."

"그래? 너 행군 못해. 이 무릎으로 행군하면 너 병신돼. 가서 군의관이 그랬다고 하고 유격 가지마."

 

 

 

유격 다녀왔음

무전기를 다룰줄 아는 병사가 나밖에 없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그럼 내 사수들은?)

행군은 물론 훈련도 다 받음..

복귀한 나는 반쯤 기어서 의무대로 갔고 내 상태를 보자마자 그 군의관은 쌍욕을 날림.

 

"야 X발 너 부대가 어디라고?"

"이병 XXX!! XX대대 XX중대입니다!"

 

군의관은 그 길로 전화를 날렸음..

 

"야! 중대장 바꿔! 내가 누구냐고? 군의관이다 이 X끼야!"

 

빡 돈 말년 대위가 그렇게 무서울줄 몰랐음..

 

"야! 너 중대장이냐? 이런 XX것들이 사단 의무대 군의관 말이 X같지? 지금 진료온 XXX이병 내가 유격 보내지 말라고 한거 못들었어? 들었는데

 왜 보내? 저 X끼 무릎 박살나면 니가 책임질거야? 앞으로 너네 중대에서 진료 안받을테니 바로 수통가!!"

 

전화기를 집어던진 그 군의관은 날 보며

 

"바로 입실해!"

 

 

그리고 나는 1달간의 수통 외래 및 진료를 통해 어느정도 회복이 되고 반 깁스를 한채로 목발을 짚고

부대로 돌아왔음..

 

그런데 복귀를 하고나니 부대 분위기가 거지같은거임

나만 죽일놈이 되어있고 이상한거임..

뭐지..? 뭐지? 하다 집에 전화를 하던 중에 이상하다고 말을 함.

 

그리곤 그 일이 있은 후 3일인가 뒤에 평일날 부모님이 면회를 오셨음.

아직도 깁스를 풀지못한 나는 대대장과 함께 1호차를 타고 사단 정문으로 나갔고

그 자리에서 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음..

 

 

형식적인 인사가 오가고 울 아버지가 말문을 트셨음.

"제가 알아보기로 XX가 관심사병으로 사단에 보고가 되어있다는데 그 서류를 직접 서명하셨습니까?"

"예 제가 했습니다."

"XX가 내무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XXX중사에게 대들고 기타 이러이러한 일을 했다는 그 서류 말씀이지요?"

"네, 중대장에게 보고 받고 사인해서 사단에 보고를 올렸습니다."

 

 

난 이게 먼 소린가 했음..

이게 뭔 개소리인가?? 내가 언제??

아버지는 알겠다며 나에게 물어봄.

 

"너, 지금 솔직하게 이야기해. 그런 짓을 니가 했냐? 안했냐?"

"안했는데요!!!"

 

울 아버지는 장교 출신이셨음.

그래서 내 이야기를 듣고 사단에 있는 후배를 알음알음 물어서 전화해서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함.

그리곤 "인간 되라고 군대 보냈더니 이놈이 미쳐서 군대가서 저러고 있냐?!"

라며 나의 짧은 생을 당신 손으로 마감해 줄려고 올라오는 중, 어머니가 "얘가 그럴 애가 아니잖소, 좀 더 알아봅시다."

라는 만류를 들으며 육본 들렀다 국방부 들렀다 사단으로 온거임..

 

나의 대답을 들은 아버지는 여기서 완전 빡치셨음.

 

"대대장님. 나도 군인 출신인데, 어떻게 지휘관이라는 사람이 밑의 병사가 그런 일을 벌인다는데 얘랑 면담한번 안해보고 그런 보고를 올립니까? XX너 대대장님이랑 면담 한번이라도 한적 있어?"

"없는데요."

"다른 말 다 필요없고, 당신같은 지휘관 밑엔 내 자식 못 놔두니 부대를 옮겨 주시오."

 

당연 대대장은 안된다고 펄쩍 뛰었고, 몇번의 실랑이 끝에 아버지가 물러났음.

 

"3일간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복귀한 나는 사단 부관부 명으로 다시 사단 의무대로 입실을 했고

정말 3일만에 나는 부대를 옮기게 되었음.

 

알고보니 3일간 육본에서, 국방부에서, 기무사에서 대대장에게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함.

사단 연대장들이 돌아가며 갈구고, 특히 부사단장이 불러서 쪼인트 깠다고 함.

더 시끄러워지기 전에 애 보내라고.

 

그리고 나는 부대를 옮기고, 특별 휴가를 받은 기간동안 무릎검사를 하고

수통을 가서 수술을 했음.

110일여 만에 사단으로 복귀해 내 말을 믿어주었던 그 사단 군의관에게 감사를 표하고

옮겨간 부대의 굴러들어간 돌이 되지 않기 위해 상병 꺾일때까지 이등병처럼 지내다 고참들의 오케이에

제대로 짬 대우받고 만기전역 했음.

 

나중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 부대는 결국 공중분해가 되었다 함.

웃긴건 나 때문이 아니라 나보다 뒤에 들어온 후임이 허리가 안좋았는데

허리아프다 하니 분대장이 워커발로 허리를 찼는데 거기서 허리가 나가버린거임.

근데 알고보니 그 후임 외할아버지가 4스타..

헬기 날아오고, 4스타가 대대장 따귀 때리고, 사단장은 똥꼬먹은 바지로 부동자세로 서있었다 함.

 

 

나중에 시간되면 수통에서 수술하고 의병전역 하려다 못한 이야기도 하겠음..

 

 

 

 

아.. 마무리 짓기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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