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간수로 몸담았을 당시의 이야기다.
이름을 알릴 수 없는 그 교도소에는 특별하게 분류가 되어
따로 관리하는 죄수들이 있는데, 그 이유라 하는 것이 괴랄 맞았다.
이유란즉 다른 죄수들을 ‘안전’히 관리하기 위한 유일의 조치.
이 웃지 못 할 관리가 나의 업무였는데, 실을 들여다보면 납득이 갈만도 했다.
그들은 강력범이나 조직 폭력배들과 같이 난폭함에 겉으로 표시나, 알기 쉬운 죄수들과는 다르다.
겉으론 조용하거나 오히려 얌전하기만 할 것 같은 사람이 태반이지만,
외모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 이들은 정신적으로 난폭한자들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어떤 이유로 누구를 공격해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와 같이 오랜 시간 운동을 하거나,
무술의 유단자들, 전직 경호원 등의 간수들만이 그들과 배정을 받았다.
처음 배정받았을 때 들었던 말이 “불시의 공격을 조심해라.”와
“털끝만큼이라도 죄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 였다.
합기도, 태권도, 검도며 무술이 종합 16단 이라는 선배 간수가 있었는데,
그는 나이에 비해 까불거림이 심하고, 죄수들을 깔보는 듯 하는 버릇이 있었다.
좋게 말하는 사람은 그가 사교성이 뛰어나다고 표현을 했으나, 나는 잘 알지 못했다.
이것은 그 선배 간수와 어떤 죄수들과의 대화를 옆에서 들었던 이야기이다.
선배는 그날도 죄수들의 일과를 관리하며 보내고 있었고,
오전 즈음해서 새로운 죄수가 배정을 받아 들어왔다.
선배에겐 연례행사와도 같이 신참이 배정을 받고 오면 꼭 하는 질문이 있었다.
“너는 무슨 짓을 해서 왔냐?”
그는 죄수들의 진짜 범행에 대해 캐묻기를 좋아했다.
정신적으로 위험한 사람들답게, 정말 입에도 담지 못할 죄명으로 들어온 자들이 많았는데,
시체모독, 친족살인, 7세 미만의 유아살인 등 사람의 정도를 벗어난 범죄들 투성이였다.
선배 간수는 그들의 범행이 재미있는 인터넷 괴담 즘 되는 듯 집요하게 진상을 물어가며
실실 웃어댔는데, 그날 찾아온 신참에게는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선배는 그 일이 있은 나중에 내게 와서 “저 새끼는 진짜로 조심해.” 하고 충고를 했다.
신참은 무차별하게 길거리 여성을 연쇄 폭행한 죄로,
총 12건의 고소를 당해 무기징역을 받은 놈이었다.
옷소매에 망치를 넣어 다니다가 머리를 후려 쳤다는 둥,
못이 박힌 강목으로 사람을 찍으면 반응이 어떨까 궁금했다는 둥,
기름뭉치에 불을 붙여 사람에게 던지면 어떨까, 궁금했다는 둥.
일반인의 상식을 박살내는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선배는 실감나는 범행 실황중계를 들으며 입을 귀에 걸고있었다. 그런 선배의 표정이
싸늘히 식어버린 것은 “그래서, 왜 그런 짓을 했는데?”의 대답이 돌아왔을 때였다.
신참은 말했다.
“그냥요. 여자가 밤길을 혼자 다니 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