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촛불집회마다 찾아 나가며 조용히 앉아있다 왔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나는 내 할일을 했으니 난 안녕하다 위안하며 안녕한척 했습니다.
시게에 글 몇자 끄적이며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나는 내 할일을 했으니 난 안녕하다 위안하며 안녕한척 했습니다.
그래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읽는 내내 안녕하지 못함을 안녕하다고 생각케 한 나 스스로가 많이 부끄러워 집니다.
따뜻한 손난로라도 가져가 파업자분들에게 전해주지 못함이 죄스러워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청와대로 달려가 피켓을 들지 못한 내가 부끄러워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대기업의 횡포에 목숨을 잃는분들을 위해 나서지 못한 제가 견딜 수 없어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나의 선배인 김관진 장관에게 모든걸 인정하고 자리 내려놓고 더이상 장교단의 품위에 먹칠하지 말라 이야기하지 못해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국정원은 정말 무명의 헌신을 하며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줄 알았던 제가 부끄러워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대한민국 군인의 얼굴에 똥칠을 한 박정희를 어찌 할 수 없는 제가 견딜 수 없어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복지는 포퓰리즘이라며 대형건설사들에게 돈퍼줄 궁리만 하던 현대판 4대강 봉이 김선달 이명박이를 어찌 할 수 없는 제가 부끄러워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따뜻한 고향터전을 지키려는 밀양 어르신들에게 힘이 되지 못함이 죄스러워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이런 것들을 속에만 담아 두던 제 자신이 죄스러워 전 안녕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안녕하고 싶습니다.
내일 강원도 올라가는 길에 따뜻한 손난로라도 몇개 사서 파업자 분들께 전해 드리렵니다.
나 하나 때문에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나라도 한다면...
그래서 우리나라 모든 시민들이 나부터라도 한다면...
우리... 안녕할 수 있는 그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2013. 12. 13 일반시민 조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