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내가 감독이 되어도 저것보다 낫겠다'라는 말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댓글로 달려고 했는데 방금 지워졌더군요. 글쓴이 확인은 못했네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올려봅니다.
시험의 무대이긴 했지만, 어느정도 완성도를 보여줘야할 시기에 불안함을 가득 안겨줬다는 건 사실이죠.
이제 막 세대교체 선언한 것도 아니고, 최종예선이 얼마나 남았다고 이 시기에 이정도 경기력을 보여줬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국대감독자리가 많이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훈련시킬 시간도 부족하고, 차출하는 한명한명 시비가 붙고, 축협의 압박이 내려올지 어떨지도 모르고
그러나 선수를 보는 안목과 상대팀에 맞는 전술 등은 감독의 역량이지요.
티키타카니 바르셀로나니 요즘 대세를 따라가고 싶어하는 건 알겠지만, 선수 역량이 안되면 과감하게 포기할 줄도 알아야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전 솔직히 축구보다는 야구를 더 좋아해서 즐겨보는 편인데요.
뭐 축구로 비교하자면 창단골수팬에 FM매니아정도라고 해두죠.
한화경기를 죽 봐가면서 팬들이 항상 했던말들이 있습니다.
'거기서 왜 작전을 쓰는지 이해가 안된다'라던지, '세대교체안하고 뭐하는지 모르겠다, 쟤는 왜 쓰는지 모르겠다'라던지 '쟤를 키워야한다'던지
놀라운 사실은 몇년이 지나보면 한화팬들의 이런 말들이 상당수가 맞아들어간다는 것이지요.
팬들의 말대로 시즌 말 한용덕 코치가 작전안쓰고 선수들에게 모든걸 맡겨놨을때 성적이 더 잘나왔구요.
그렇게 원하는 세대교체를 하려고 지금 이 난리인 것이고,
왜쓰는지 모르겠다는 선수가 보란듯이 발전한 사례는 제가 알기로 몇 명 안됩니다. 키워야한다던 선수는 지금 슬슬 올라오고 있구요.
모든 부분에 있어서는 아니지만, 팬들이 감독보다 더 잘 아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말입니다.
'내가 감독이 되어도 저것보다 낫겠다'라는 말. 어떻게보면 원색적인 비난에 불과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제 팬경험상 무조건적으로 비난으로 몰고가는 것도 맞지 않더군요.
또한 글쓴이의 반박글엔 논리적 오류도 있지요.
당연히 현 상황에서라면 옆에서 지켜보는 감독이 더 많이 알고있겠지요.
그치만 내가 감독이 되는 순간, 말로만 전술지시하고 선수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나 또한 옆에서 항상 훈련과 성과를 지켜보는 입장이 되니까요.
니가 뛰어보든가라는 말에는 솔직히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럴 신체적 역량이 안되니까요.
단, 니가 감독해보든가라는 말에는 할 말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나름 유명한 감독이라지만, 팀의 색깔, 선수의 활용에 있어서 완벽할 순 없지요.
분명 팬의 소리 하나하나에 답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감독은 왔다 가는 입장이지만, 팬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수많은 비난글 속에 진주같은 비판 하나하나를 수용한다면 더 나아짐은 분명합니다.
글쓴이가 싫어하는 말이지만, 적어도 제가 감독이라면
팬들의 비판을 수용하기 위해 인터넷 담당부서를 세우고 매일 의견을 체크하고 성의껏 댓글도 달도록 시키겠습니다.
글쓴이의 말을 요약하면 답답하지만 감독이니 어련히 잘할까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은 어떤 면에 있어서는 잘할 수도 있겠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