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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바리스타 2차 보고서 (3.6 ~ 4.10)
게시물ID : humorbest_461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림씨★
추천 : 25
조회수 : 5977회
댓글수 : 2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4/10 22:19:0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4/10 14:38:00
군바리스타 2차 보고서 (3.6 ~ 4.10)
안녕하세요.
아무도 기억할수, 기억할리도, 누군지도 기억못하는
누림입니다(__)
군대에서 군바리스타질을 하고 있습니다.
상세내용은 이전 1차보고서를 참고하셔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추출해보면 기억나실거에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 일병을 달았습니다.
일만하는 병신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지금까진 이병이었어요^*^
* 싸지방 폭파.
옘병.
여기까진 개인적인 소식이고요,
그 다음부터는 그동안 커피로서 부대가 어떻게 변했는지
적어볼게요~
* 더치커피가 군인들에게 미치는 영향
우선 열두시간 한방울씩 찬물에 내려먹는 커피라는 점에서 다들 떡실신.
더치를 아는 사람들은 이건 부대에서 먹을수 있냐고 해서 떡실신.
저장되고 쌓여가는 양에 내가 떡실신.
(누가 더치는 쌓아놓으면 숙성이 된다고 했어! 일주일 지나니까 산패하더만!)
우선 우리 부대사람들은
주로 더치를 뜨거운 물에 타서먹는, 즉 아메리카노 처럼 먹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몇몇 분들로 인해서 희석없이 온더록(얼음만 넣어서) 마시거나
약간 찬물을 타서 얼음과 아이스로 먹는게 대세입니다.
...... 아메리카노 처럼 타면 향이 죽는다나 뭐라나
바디가 얕아진다는 평을 한 사람도 있고....
..... 우리 부대 이래요
다 혀가 높아요. 아니 높아졌어요. 정말정말 높아요 ㅠㅠ
원래 커피매니아도 많았고 해도
새로 커피매니아가 된 사람이 더 많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래 대충 타줄려고 도입한건데
짜증.
* 더치로 만드는 배리에이션?
원래 더치툴을 가져온 이유는
한번 이걸로 에스프레소만큼 내려서
배리에이션 커피를 만들자 하는 취지였습니다.
결과?
처참했죠
ㅠㅠ
우선
더치는 찬물, 에스프레소는 뜨거운물로 추출하고
더치는 아주아주 장시간. 에스프레소는 30초 이내에 추출하는 짧은시간.
더치는 확산작용이 주 적용. 에스프레소는 세정작용이 주 적용되는
이러한 상반된. 아예 반대의 추출법인데!
추출액의 맛의 방향이 거의 흡사합니다......
(나만의 실험 결과가 아니에요.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의 커피연구가 히로세유키오도 '공학도가 본 커피' 라는 저서에서 비슷한 내용을 실었죠.)
게다가 더치툴을 아주 변태적으로 조작해서
에스프레소와 거의 같은 농도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지만.
배리에이션에, 즉 라떼 모카 등에 썼을때.
음.
따뜻한 폼드밀크에 말아버렸더니
음.
음
라떼까진 괜찮은데,
그 뭐냐 첨가물이 들어가면 아예
예를들면
초코를 넣으면
핫초코맛 밖에 안 납니다...ㅠㅠ
실.
패.
ㅠㅠ
단 아이스 배리에이션에는 꽤 선방하고 있습니다.
더치로 한 아이스 라떼, 아이스 카라멜 라떼 등은 아직도 인기품목이고요.
에스프레소 대신 더치를 넣어 만든 프라푸치노 베이스를
오기 하루전에 시험해봤는데
아주 괜찮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더치를 스트롱하게
쓰고 시지않고 초콜레티가 아주 농후한 더치를 주로 추출했다면
요즘은 그냥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약간은 새콤하게, 위스키나 강한와인 같은 풍미를 지향하는 편입니다.
* 결국 샀다 모카포트!
......샀습니다.
더치로는 완전히 배리에이션을 못 타서.....
원래는 에어로프레스와 경합했습니다.
둘중에 어떤걸 사는지 참 고민 많이 했죠.
하지만 아무래도 에어로프레소는 기본적으로 필터커피에 속하고
제가 먹고싶기도 하고 배리에이션에 필요하기도 한건 아무래도 에스프레소라서.
샀습니다.
가장 싼 비알레띠 2인용으로.
그리고 변태적인 압력개조 및 미분이동과 사전주입 개조를
대충 성공해서 끄레마가 휘발성이지만 라떼아트에 무리없을 정도로
많이많이 많이 나옵니다 아니 사실 이렇게 많이 나오라고 개조한건 아닌데
무슨 아오 이게 뭐야 어쩌다가 추출액보다 더 많이 나온듯한 날도 있고
개조이후에 끓는점이 높아져서 나오는데도 오래걸리고 아후ㅠㅠ
여러분
무리한 개조는 하지 마세요.
* 연하게 먹는 사람들의 맛 깨우치기
주로 저는 원래 핸드드립을 해도
연하게 먹는 사람에게는
추출액에 희석을 좀 많이 해서 줬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커피를 진하게 먹었던 사람과
확실히 맛을 인지하는게 확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주로 연하게 먹는 분이
음
"커피 맛있다. 진짜 하나도 안 쓰고 나 원래 블랙 안마시는데
목구멍으로 쭉 넘어가. 근데 여기서 뭐 와인맛이 난다든지 단맛이라던지 이런건
하나도 모르겠어."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희석하지 않고 '세정법' 으로 한번에 연하게
내려 보았고, 또 그렇게 매일매일 주었더니.
맛을 압니다! 이 사람이!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내리냐고요?
그냥 진하게 내려서
물 타줍니다. 히히
저사람은 특별한거고
난 귀찮은거고
"커피에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은 커피를 잘 못 팔고,
커피를 잘 파는 사람은 장인정신이 없다.
따라서 이 두 가지를 잘 조율하는것이 중요하다"
- KONO사의 고 고노 토시오 회장
* 블랜드 이야기
그간 한달 조금 남짓한 동안
꽤 많은 블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제 하우스 블랜드인 누림블랜드를 완성한것이 가장 큰 소득이고,
새콤달콤하고 실키한 보디의 '연하남 블랜드'
쓰면서도 와인같고 굉장히 스트롱한 블랜드인 '차도남 블랜드'
여운, 그리고 산미는 적지만 엄청난 단맛이 못 있겠는 '옛남친 블랜드'
배리에이션용 에스프레소 블랜드인 '나쁜남자 블랜드'
등. 많이 많이 만들고 실험하고, 배합하고 있어요.
(왜 블랜드 이름을 저따구로 지었냐고요? 오유인 이자농^*^)
그 중에서 가장 특이했던 블랜드는
'동네흔남 블랜드' 인데요.
훈남 아닙니다.
'흔'남입니다.
세가지 커피를 1:1:1 로 섞는 실험과정에서 나온 산물인데.
말 그대로 흔남.
아무런 특징이! 없습니다!
특징있는 커피 A 와
중성커피 B, A와 반대되는 특성커피 C를 섞었는데
완전히 특징이 상쇄되어 버린 겁니다.
쓴맛도 적당하고, 바디도 적당하고,
목에 걸리는 것도 없고, 거친맛이나 걸리는거 하나 없고
적당히 달고, 또 산미는 거의 없고.....향은 그냥 '커피'하면 생각나는
커피향이고.....
저는 처음에 이걸 실패작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었는데,
이게 이외로 인기가 좋은겁니다.
웃겼어요.
사람들은 특이한 커피도 좋아하지만
전형적인 맛의 커피도 찾는다는 걸 알게된 블랜드였어요.
처음에는 '모두가 적절한' 커피다라는 취지에서
"김대기 블랜드" 로 이름을 지었다가
선임분이 현재의 이름을 지어주었죠.
그저 먹는데 뭔가 기분이 나빠진다는 이유였어요.
* 개인교습.
대위님께 커피 개인교습하고 있습니다.
이제 영외자들은 나 아무도 못 건들려 후후후후
* 로스터기!
지원금을 20만원을 받았습니다.
로스터기를 사래요.
현재 사무실에서 커피 내려먹는사람이
아마도 6군데가 넘어가는데.
커피 홀 빈 값이 너무 비싸!!!!
어떤 사람은 막 지금까지 커피빈값으로
20만원이 지출이 있는 사람도 있어서....
현재는 수망으로 볶는데
워낙 저용량이라
커다란 샘플로스터기, 인가가 필요없는 직화식으로
지원금 20만원을 주는 대신에 생두를 사오면 볶아달라고
..........
네 맞아요
노예에요.
로스팅노예
배전노예
하하
그런데 유니온 로스터기 값이 너무 올랐네요......
국산 수제 로스터기를 한번 구해볼까.......
* 5박6일 휴가! 그리고 까페투어!
까페투어 갑니다?
내일부터 갑니다?
행선지
카와커피-성북동일상-커피볶는곰다방-시실리-학림다방-압구정커피집-전광수커피하우스-커피와쟁이-다동커피집-김대기 커피볶는집-커피아저씨-주빈-코니써클럽-창희-주빈
사진 많이찍고 리뷰도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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