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도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졌듯이, 민영화라는 것도 나쁜취지에서 만들어진 건 아님.
한쪽은 체제고 한쪽은 법령이라는데에서 차이점이 있지만, 공통점은
어쨌든 '좋은취지' 에서 만들어졌다는 거임.
민영화되면(이론상으로는)졸라좋음. 일단 공기업이나 국가기관에서 행하던 사업의 적자를 만회하고
'공기업 국가기관의 무사안일주의를 지양하고 사기업 이익증대라는 목표를 지향하는
집단으로 바뀜으로써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라는건데,
역시 교과서는 교과서일뿐임. 왜 공산주의도 똑같이 벌어서 똑같이 나눠먹고 산다 라는 좋은
취지였는데 어떻게 됐음? 망테크트리 탔잖음.
민영화도 마찬가지임. 저런 효율성 증대나 편의제공을 위한 서비스들이 계속 제공된다는 전제하에
요금이 조금 올라가긴 해도 일상에 큰 문제는 없는거임. 근데 사람 마음이라는게 그게 아님.
당장 내 눈앞에 뽑아먹을 사업부서가 수십수백개가 있는데 그걸 효율적으로 운영하니 어쩌니
말만 번드르르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팔아먹고 대대손손 잘먹고 살아보세' 하는 사악한 마음이
지배하는 거라니깐.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혹은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사업이란 대체적으로
절대다수를 위한 적자사업이 대부분이야. 이걸 감수하고서라도 유지하는건 그만큼 국민의 생활과
연관이 되어있기에 어떻게보면 공공재의 성격을 띄기도 한다고. 쉽게말해, 공공재인 '물' 이라는 자원이
사적재 즉 개인의 소유가 되어버리면 물을 먹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할까 그 물을 어떻게 팔아먹어서
자기가 대대손손 잘 살지 생각을 하게 될까? 민영화의 맹점이 이거임.
거기서 끝나면 어떻게든 회생할 수야 있겠지만 예를들어 삼맹이나 엘줮같은 애들이 야 우리도
철도깔고 병원세우자 하하 신난다 하고 깔았다고 쳐보자고. 돈많은 사람은 더 좋은 서비스를 받겠지만
우리같은 서민나부랭이들은 비둘기호 리모델링판 타고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니까. 왜?
기업의 최대목표가 뭔지 알잖아 이윤창출 효율극대화 이딴 개소리 다 집어치우고
'적은 돈으로 많이 남겨먹는다'
장사하는 사람 기본마인드가 저거야. 그사람들이 '철도는 국민의 것이지 하하' 하면서 현상 유지하고
새 노선을 신설하더라도 '기존노선에 방해가 되어서야 안되는거지' 하면서 인자한 미소 띄울 것 같아?
세상 존나 즐거워? 너도나도 해피해피 이마트야? 아니잖아.
예를 하나 들어보자고.
곡성역이라던가 구례역같은 사람왕래가 적은 역이 있어. 코레일은 여기에 타고내리는 열명의 사람들을 위해
하루 세번 이곳에 열차를 운행한다고 치자고.
코레일이 곡성역에 열차를 하루 세번 운행하면서 생기는 적자가 하루에 오백만원이라고 쳐.
수익이 전혀 없는거지. 하지만 열명의 사람들은 이 열차가 없으면 출퇴근을 못해 학교를 못가.
어느정도 손해분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기업 이미지의 재고라던지 불필요노선의 유지를 통한 운송체계유지같은
자잘한 이유까지 겹쳐서 아씨발 이런말 다 필요없고
그냥 '소수까지도 생각해줄 수 있는 서비스' 를 받지 못하게 된다는거야. 민영화가 되면 말이지.
적자노선을 왜 유지하냐?
게다가 현실적으로, 민영화가 되면 몇년안에 이렇게 될걸.
돈많은사람은 ktx 앞칸 열차 1량 당 좌석 여섯개밖에 없는 초호화 칸에서 와인마시면서 서울부산 가는거고
돈없는사람은 열차 맨 끝칸 겨울에도 시원하고 여름에도 따뜻한 다떨어져가는 의자에 앉아야 할 걸?
그거 되길 바래? 어? 너네 민영화 찬성하는 애들 돈 존나 많아? 많으면 찬성해라. 늬들 편하자고 하는건데
내가 무슨 토를 달겠냐. 근데 돈없고 힘없고 빽없고 직장도 변변치 못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게 존나 고된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살기빡쎄다 생각하는 사람이면 좀 그런 멍청한 정책에 찬성표를 던지는 행동을 하지 말라 이거지.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