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 벌써 59세, 내년엔 60이시네요. 저희 집은 부산입니다. 아버지 직장은 광양에 있어요. 월요일 새벽에 광양으로 출근, 금요일 저녁에 부산으로 퇴근, 주말 가족입니다. 전기 설비의 감리로 박봉이지만 많은 나이에 직장을 유지하는 것에 감사하세요. 아버지는 투표하는 날 직장에 워크샵이 있습니다. "그럼 아버지 투표 못하세요?" "음. 투표해야 하는데 평소에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아서 워크샵 일정이 겹치게 됐다. 이번엔 투표하기 힘들 것 같구나." 평소에 투표율이 70%를 못넘는 것이 신기했는데, 저마다 사연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겁게 이야기 하셔서 마음이라도 풀어드리려고 장난치듯 말했습니다. "에이, 아깝다. 나중에 내 자식한테 '너희 할아버지는 나라를 생각해서 생계를 제쳐두고 투표하신 분이다.' 자랑할랬는데 ㅋㅋ." 그런데 개콘을 보시면서도 한참을 생각 하시네요. 그것이 지난주 주말의 일이였습니다. 조금전에 아버지께서 집에 오셨습니다. "아들, 약속 지키러 왔다." 밖은 강풍과 함께 비가 내리고, 더군다나 지금 부산은 안개가 자욱합니다. 그 위험한 밤길을 운전하고 오셨네요. 이제 4시간을 주무시고 투표하신 후 다시 광양까지 자동차를 몰아 워크샵에 참가하신답니다. 투표후 아버지께 오유한다고 말씀 드려야겠어요.